각 팀들은 이적 시장에 본격 돌입하면 매번 고민에 빠진다. 선수를 영입할 자금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금을 온전히 스타 플레이어 하나에 투자할지, 비록 저렴한 선수들이더라도 골고루 나누어 포지션 별로 투자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른바 '집중투자'와 '분산투자'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의 이적시장 행보를 보면 그러한 고민이 무색할 만큼 행보가 파격적이고 또 이례적이다.

리버풀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적시장 때마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비판을 받았던 리버풀이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점에서 각오가 엿보인다. 말하자면 투자의 양과 질, 모두를 잡아내겠다는 포석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준우승과 리그 4위라는 조금은 아쉬운 성적을 복기하며 새 시즌 명예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애초에 영입된 선수들의 숫자도 포지션별로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보다 긍정적인 점은 클롭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왔다는 사실이다. 시즌을 앞두고 포지션 별로 영입 1순위로 점찍었던 선수들을 적재적소 포지션에 모두 데려온 점은 리버풀으로선 새 시즌을 앞두고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샤키리와 케이타 영입, 쓰리톱의 부담 줄어들까

이미 작년 여름 라히프치히의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의 영입을 확정지었던 리버풀이다. 또 올해 4월에는 최전방 공격수 피르미누와의 재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자마자 AS모나코로부터 파비뉴를 영입하였으며,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의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스토크 시티에서 나홀로 고군분투한 샤키리를 영입해 공격을 강화하였다. 이에 더해 최근엔 AS로마의 골키퍼 알리송 베커의 영입을 확정지었으며, 월드컵에서 엄청난 수비를 보여준 크로아티아의 비다 또한 이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샤키리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위스 국가대표로 출전해 조국의 16강을 이끌었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이 리버풀에서 뛸 수 있을 만한 선수임을 증명해보인 샤키리다. 비록 스토크가 시즌 말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었지만 샤키리만큼은 자신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8골 7도움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새로 합류할 샤키리는 리버풀의 최전방 쓰리톱의 부담을 한결 덜어줄 전망이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최전방을 이끌었던 살라, 피르미누, 마네의 쓰리톱은 가히 최고의 공격라인이었다. 17-18시즌 세 선수가 리그에서 합작한 골만 해도, 리버풀의 전체 84골 중 57골에 달한다. 수치로 보면 약 70%. 사실상 이 세 선수가 리버풀 공격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제기된 문제는 세 선수에 대한 일종의 혹사 문제였다. 살라와 피르미누, 마네는 각각 50경기, 52경기, 42경기를 뛰었다. 한 시즌에 상당히 많은 경기를 뛰고 있음에도 리버풀에게 대체할 만한 마땅한 백업 공격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클롭 감독 또한 아쉬움을 표했다. 스터리지는 리그 15경기에 출전했지만 2골이라는 저조한 성적밖에 남기지 못했고, 또 다른 백업 공격수 솔란케나 대니 잉스는 사실상 백업으로 뛰기도 어려운 정도였다.

 리버풀 FC 모하메드 살라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UEFA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동점골을 터뜨린 후 자축하고 있다.

리버풀 FC 모하메드 살라가 지난 4월 10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UEFA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동점골을 터뜨린 후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이들에 비하면 이번 여름 영입한 샤키리의 경우 충분히 백업 공격수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다. 샤키리는 기본적으로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 속도 경쟁으로 공격에서 우위를 점하는 선수다. 또한 좌우 중앙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시즌 쓰리톱 중 한 선수만 부상이나 교체로 빠져도 파괴적인 공격력이 한풀 반감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다재다능한 샤키리의 영입은 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가 클롭 감독의 전술과 철학에 얼마나 녹아들지는 두고봐야 함은 물론이지만 현재까지는 선수나 팀 모두에게 이득인 이적으로 판단된다.

멀티 자원 나비 케이타·파비뉴, 골키퍼 문제 해결 위한 알리송 영입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의 합류는 부족했던 리버풀의 중원 스쿼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ICC컵에 참가하고 있는 리버풀은 비록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패했지만, 중원에서 나비 케이타의 활약만큼은 뛰어났다. 케이타는 이날 경기에서도 날카로운 패스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의 공격과 수비를 모두 이끌며 제라드의 후계자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나비 케이타는 2선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미드필더 파비뉴는 진정한 멀티 자원이다. 파비뉴는 전 소속팀 모나코에서 뛸 때부터 우측면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활약했다. 리버풀으로선 양쪽 측면 수비수가 상대적으로 약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비뉴의 가세는 측면 수비에도 힘을 더할 전망이다.

골키퍼는 최근 리버풀이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포지션이다. 공격이나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골키퍼는 결정적인 순간 말썽을 부렸다. 카리우스는 리그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리버풀의 새로운 수문장으로 자리잡는 듯 했다. 하지만 13년 만에 올라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결정적인 실수는 팀의 패배와 함께 오점을 남겼다. 그리고 주전과 백업을 왔다갔다 하던 미뇰레도 사소한 잔실수가 많아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리버풀의 '제대로 된' 골키퍼 영입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알리송은 이러한 리버풀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알리송이 AS로마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리버풀이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 알리송은 37경기에 출전해 28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당 0.8실점에 클린시트는 17경기였으며, 세이브 횟수는 109회에 달한다. 이렇게 스탯으로 볼 때도 알리송이 좋은 영입임은 물론이지만, 그외에도 기본적으로 골키퍼로서의 안정감과 멘탈이 좋은 선수다. 알리송은 이탈리아 무대에서 판단미스나 실수로 인한 실점이 없다. 미뇰레나 카리우스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사소한 실수와 판단착오로 모든 일을 그르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알리송의 가세는 리버풀에게 천군만마다. 안정감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의 골키퍼일 뿐만 아니라 반사신경, 준수한 빌드업 능력도 함께 갖췄다.

알리송이 이번에 리버풀로 넘어오면서 골키퍼 몸값 천억 원 시대도 머지 않아 열린다는 평가다. 비록 카리우스가 알리송의 영입에 미리 귀띔도 없었다는 불만을 팀에 토로하고 있지만, 리버풀로선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양새다. 물론 새로운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순위이긴 하나, 부폰 이후 최고 이적료로 영국으로 향하는 알리송은 큰 문제가 없다면 팀의 뒷문을 튼튼하게 걸어 잠글 전망이다.

기존 핵심 선수를 지키며 보강에도 성공한 리버풀, 이번 시즌 일낼까

이번 여름 이적시장, 리버풀의 최대 성과는 기존 핵심 선수는 지키는 동시에 스쿼드 두께를 늘렸다는 점이다. 피르미누와 살라와 재계약을 하며 기존 핵심 선수들을 지키고 다양한 자원을 동시에 영입했다는 것에 클롭 감독도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클롭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핵심 선수를 팔지 않은 첫 시즌이며 우리의 스쿼드는 좋은 상태다. 성공으로 가기 위한 방향이 추가됐다"고 기뻐했다. 프리시즌을 치르고 있는 리버풀은 하루 빨리 기존 선수와 새 선수의 조화 물론 분명히 이들 모두를 하나로 솎아내는 것은 클롭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클롭 감독이 살라, 피르미누, 마네 등 자신이 영입했던 선수들을 하나같이 팀의 일원으로 더 잘 활용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팬들의 새 시즌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선수 풀을 데리고 새 시즌에 임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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