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귀환' 준비 중... 이소영(GS칼텍스)과 최은지(KGC인삼공사·오른쪽)

'화려한 귀환' 준비 중... 이소영(GS칼텍스)과 최은지(KGC인삼공사·오른쪽) ⓒ 박진철


"한 명이라도 부상자가 나온다면, 경기를 기권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우승 팀인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푸념이다. 현재 도로공사에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딱 7명뿐이기 때문이다.

도로공사의 현재 등록 선수는 총 13명이다. 그 중에 박정아, 이효희, 임명옥 등 주전 3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다. 부상 선수도 3명이나 된다. 배유나와 문정원은 지난 4월 무릎 수술 이후 재활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원정 세터마저 최근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8주 진단이 나왔다. 세 선수 모두 9월 달에나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오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충남 보령시에서 열리는 2018 여자 프로배구 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지난해 KOVO컵 대회는 9월에 열렸고, 대표팀 선수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는 출전했었다.

결국 KOVO컵 경기에 뛸 수 있는 도로공사 선수는 7명뿐이다. 공교롭게도 배구 경기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포지션별 최소 인원 7명에 딱 맞게 남아 있다. 라이트와 레프트 공격수 세 자리는 하혜진, 전새얀, 유서연 딱 3명뿐이다. 센터도 정대영과 정선아, 세터는 하효림, 리베로는 박혜미 선수만 남아 있다.

리베로를 제외하고 어느 한 선수라도 부상 등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경우 사실상 기권을 해야 할 상황이다. 7명만으로 훈련과 경기 출전을 계속하면 추가 부상의 우려도 있다. 김 감독은 KOVO컵에서 선수 부족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로공사의 올 시즌 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이 V리그에는 모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모든 팀, 기존 선수 대폭 정리로 '최소 인원'만 남아

다른 여자 프로배구 구단도 상당수가 도로공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팀마다 현재 등록 선수가 12~14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차출, 외국인 선수 공백 등으로 경기 출전과 팀 훈련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를 국가대표팀 차출 등 외부 탓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여자 프로 구단들의 필요에 따라 여자배구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을 낮게 유지한 채, 기존 선수를 대폭 정리한 것이 선수 부족의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규정상 V리그에 출전하는 남녀 프로배구 구단은 선수를 외국인 선수 포함해서 최소 14명에서 최대 19명까지 보유해야 한다. 때문에 국내 선수는 최소 13명에서 최대 18명을 보유해야 한다.

그런데 여자배구 6개 구단 모두 비시즌 동안 자유신분선수, 임의탈퇴, 트레이드 등으로 기존 선수를 적게는 4명, 많게는 8명까지 떠나보냈다. 그러다 보니 각 팀마다 최소 인원만 남겨놓은 상태다. 선수 부족 부분은 앞으로 있을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보강할 예정이다.

결국 8월 5일 개막하는 여자 프로배구 KOVO컵 대회는 비주전 선수들이 총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 선수의 규모에 따라 팀별로 전력 변화에 차이가 있다.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은 선수 부족과 전력 약화가 큰 편이다.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는 중간 정도다. KGC인삼공사, 흥국생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은 편이다.

'화려한 귀한' 꿈꾸는 이소영·최은지, 연습경기서 두각

이래저래 2018 여자배구 KOVO컵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국내 선수의 역할이 절대적 변수가 됐다. 특히 부상 선수의 복귀와 경기력, 새로 팀에 들어온 이적생의 적응도, 벤치를 주로 지키던 비주전 선수의 활약이 KOVO컵 우승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최근 프로 구단들끼리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에게 이목이 쏠린다. 현재 6개 구단은 서로 상대 팀 체육관을 오가며 연습경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자주 거론되는 선수는 이소영(25세·176cm)과 최은지(27세·182cm)다. 이소영은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GS칼텍스의 주 공격수로 돌아왔다. GS칼텍스와 연습경기를 한 구단들도 이소영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인상 깊게 평가했다.

이소영은 지난해 6월 월드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때문에 2017~2018시즌 V리그 전반기까지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다행히 회복이 빨라 V리그 후반기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올해 FA인 이소영은 소속 팀 GS칼텍스와 지난 4월 연봉 2억 원에 FA 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지었다.

최은지는 지난해까지 한국도로공사의 비주전 선수였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KGC인삼공사가 손을 잡아주었다. 지난 5월 KGC인삼공사와 연봉 8천만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최근 연습경기에서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주도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레프트 공격수로 국내에선 비교적 신장이 큰 데다 공격 파워가 강점이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최은지 선수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며 "배구 인생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든 면에서 적극적이고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FA·트레이드 이적생도 눈길... KOVO컵 주인공은 누구

올 시즌 새롭게 팀을 옮긴 이적생의 활약도 이번 KOVO컵의 핵심 관전 포인트이다. 팀 전력 변화와 V리그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각 팀마다 FA, FA 보상선수, 트레이드 등으로 선수 이적이 상당히 많았다.

그에 따라 김세영, 김미연(이상 흥국생명), 이나연, 한지현, 백목화, 박상미(이상 IBK기업은행), 최은지, 노란(이상 KGC인삼공사), 정시영, 백채림, 정다운(이상 현대건설), 이고은(GS칼텍스), 박혜미(한국도로공사)가 올 시즌부터 새로운 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KOVO컵에 출전한다. 국가대표팀 차출이나 부상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팀과 외국인 선수의 빈 자리를 메울 비주전 선수들의 활약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에게는 KOVO컵이 주전으로 도약하거나 많은 경기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후보의 설움을 딛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 각 팀 입장에서도 교체 멤버들이 좋은 활약을 할수록 V리그에서 팀 전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여자배구 KOVO컵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추가됐다. 해외 팀도 출전한다. 태국의 EST와 베트남의 VietinBank 2팀이다. EST는 태국 프로 리그 팀들의 선수를 끌어모아 아시아권 클럽 대회에 출전해 온 '연합팀'이다. 이 팀의 선수 구성과 전력에 국내 프로 구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VietinBank는 지난 시즌 베트남 여자배구 리그 3위 팀이다.

한편, 여자배구 KOVO컵 1라운드 조별 리그는 A조에 GS칼텍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EST(태국)가 편성됐다. B조는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 흥국생명, VietinBank(베트남)가 포함됐다. 조별로 풀리그 경기를 치른 후, 각 조 1~2위가 준결승에 진출한다. 우승 팀과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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