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DIMF어워즈 시상자로 나선 배우 강신성일

제12회 DIMF어워즈 시상자로 나선 배우 강신성일ⓒ 서정준


지난 9일 오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이하 DIMF) 어워즈가 진행됐다. DIMF의 성대한 끝을 장식하는 행사였다. DIMF는 매년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 창작지원작, 대학생 공연이 함께 올라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뮤지컬 축제다. 2018년 제12회는 8개국 24개 작품이 102회 공연됐다.

오후 7시 30분부터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어워즈는 총 18개 부문(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6개 부문 포함)에서 15팀(개인상 포함)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번 DIMF어워즈의 각 부문별 수상자와 수상작을 둘러보며 제12회 DIMF를 되돌아본다.

뮤지컬 유망주로 떠오른 아이돌 켄-루나

 제12회 DIMF어워즈에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상을 받은 '우리 동네 사람들'의 호산대학교 학생들

제12회 DIMF어워즈에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상을 받은 '우리 동네 사람들'의 호산대학교 학생들ⓒ 서정준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개인상으로 뉴욕 브로드웨이 연수 기회를 전액 지원하는 하모니아상은 목원대학교 장지민(멜키어 역), 호산대학교 박찬수(황필만 역)가 받았다. 수상을 정말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옷차림이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시간에 쫓기며 진행되다보니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을 남길 수 없던 것이 '옥에 티'였다.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대구광역시장상(대상)은 목원대학교 <스프링어웨이크닝>이, 최우수상(BC카드상)과 우수상(BC카드상)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우리 동네 사람들>과 호산대학교 <사랑꽃>이 수상했고, 중국 상해시각예술대학의 < PAPA, I ONLY SING FOR YOU >와 계명문화대학교 <렌트> 팀이 장려상(BC카드상)을 받았다.

어떤 시상식에서라도 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신인상의 영예는 <햄릿>에서 '햄릿'을 연기한 켄과 <레베카>에서 '나'를 연기한 루나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아이돌'이란 꼬리표가 남아있긴 하지만, 여러 작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뮤지컬 신에 자리잡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특히 켄은 남자 배우라면 꼭 거쳐가는 등용문이라 부르는 <햄릿>의 타이틀롤을 맡았고 한 배우가 여러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멀티-롤 뮤지컬'<타이타닉>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선보였다. 현재는 차기작 소식이 없지만, 이번 신인상을 계기로 더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제4회 DIMF 뮤지컬스타' 대학/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자 신혁수가 축하공연으로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을 선보이고 있다.

'제4회 DIMF 뮤지컬스타' 대학/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자 신혁수가 축하공연으로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을 선보이고 있다.ⓒ 서정준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블루레인>에서 '사일러스' 역을 맡은 이용규와 <미싱>에서 '진희' 역을 맡은 고태연에게 돌아갔다. 이용규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좋은 평을 받아온 배우지만, <블루레인>에서 '사일러스' 역을 맡아 원작인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달라진 설정에도 불구하고 극 후반부에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관객을 이해시키는 연기를 선보였다. 고태연은 1980년대 대구를 배경으로 한 <미싱>에서 성실하고 착한 공장 여공 진희 역을 맡았는데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요구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막연히 대학생 오빠인 남자 주인공의 도움을 바라는 신데렐라가 아닌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하려는 모습을 매력적으로 담아냈다.

 알렉스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플래시댄스>의 배우 조앤 클리프턴(Joanne Clifton)이 축하공연으로 'What a Feeling'을 선보이고 있다.

알렉스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플래시댄스>의 배우 조앤 클리프턴(Joanne Clifton)이 축하공연으로 'What a Feeling'을 선보이고 있다.ⓒ 서정준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은 각각 제12회 DIMF를 대표하는 개·폐막작인 <플래시댄스>와 <메피스토>에서 나왔다. 여우주연상은 <플래시댄스>의 알렉스 역 조앤 클리프턴(Joanne Clifton)이, 남우주연상은 <플래시댄스>의 '닉'을 연기한 벤 애덤스(Ben Adams)와 <메피스토>의 안드레우치오 역을 맡은 다니엘 바르탁(Daniel Bartak)이 공동수상했다.

놀라운 안무로 관객 취향 저격한 <플래시댄스>

 인터뷰 중인 '올해의 스타상' 수상자들. 좌측부터 배우 유준상, 안재욱, 신성록, 김소현, 최현주, 임혜영. 가운데는 DIMF어워즈 사회를 맡은 배우 이건명.

인터뷰 중인 '올해의 스타상' 수상자들. 좌측부터 배우 유준상, 안재욱, 신성록, 김소현, 최현주, 임혜영. 가운데는 DIMF어워즈 사회를 맡은 배우 이건명.ⓒ 서정준


창작지원작 4작품 중 내년도 공식초청작이 될 1개 작품을 선정하는 창작뮤지컬상은 <블루레인>이 받았다. 이미 대학로에서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음악감독 콤비의 신작으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해 '죄를 저지르는 자를 죽이는 것은 과연 악행인지'를 묻는 작품이다. 다른 창작지원작들이 창작 초연작품으로서 풋풋한 면모와 가능성을 담았다면 <블루레인>은 이미 장기 공연이 가능한 높은 완성도를 지녀 이견의 여지 없이 수상에 성공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대구에서 공연된 작품에 출연한 배우를 대상으로 하는 올해의 스타상은 <명성황후>의 주인공 김소현과 최현주, <키다리아저씨>의 제루샤 주디 애봇을 연기한 임혜영, <삼총사>에서 아토스를 연기한 유준상, <광화문연가>에서 중년 명우를 연기한 안재욱, <키다리아저씨>에서 제르비스 펜들턴을 맡은 신성록까지 총 6명이 받았다.

 한아름 작가의 아성 크리에이티브상(특별상) 수상에 기뻐하는 뮤지컬 <외솔> 팀.

한아름 작가의 아성 크리에이티브상(특별상) 수상에 기뻐하는 뮤지컬 <외솔> 팀.ⓒ 서정준


심사위원상과 <외솔>에게 돌아갔다. 특별공연 작품으로 울산광역시가 제작해 '우리말큰사전'을 편찬한 외솔 최현배 선생의 삶을 그린 <외솔>은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 황호준 작곡가의 조합으로 공연 전부터 기대를 모았으며 그에 걸맞는 완성도로 수상에 성공했다. '말모이 운동' 장면으로 축하공연을 한 <외솔>은 한아름 작가가 아성크리에이티브상(특별상)까지 받아 2관왕에 성공했다.

끝으로 대상은 1983년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플래시댄스>가 받았다. 중장년 세대의 추억을 발판삼아 대구 관객들의 '취향저격' 뮤지컬이 된 <플래시댄스>는 객석점유율 99.3%, 유료관객 93%를 달성하며 이번 축제 기간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스토리 전개는 원작 영화와 마찬가지로 단순했지만 놀라운 안무를 선보이면서도 안정적으로 노래까지 해내는 배우들은 현장감과 볼 거리 제공이라는 뮤지컬의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잡아냈다.

 '닉'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플래시댄스>의 벤 아담스(Ben Adams)가 자신이 활동 중인 그룹 A1의 보컬로서 축하공연 'Caught in the Middle'을 선보이고 있다.

'닉'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플래시댄스>의 벤 아담스(Ben Adams)가 자신이 활동 중인 그룹 A1의 보컬로서 축하공연 'Caught in the Middle'을 선보이고 있다.ⓒ 서정준


제12회 DIMF는 영국의 <플래시댄스>나 중국의 <미스터 앤 미시즈 싱글>부터 체코의 <메피스토>, 카자흐스탄의 <소녀 지벡>같은 제3세계 작품까지 다양한 뮤지컬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또 국내 대다수 작품이 남성 위주의 이야기나 소재를 꺼내든 반면 프랑스의 <아이러브피아프>나 대만의 <맨투밋> 등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여성 위주의 작품들을 선보인 점도 특히 주목하고 칭찬할 만한 점이다. 창작지원작 역시 <엘리펀트 박스>를 선보이며 가족 뮤지컬까지 범위를 넓혀 창작자들의 도전을 격려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미스터 앤 미시즈 싱글> 팀이 극 중에 등장하는 코믹한 노래로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미스터 앤 미시즈 싱글> 팀이 극 중에 등장하는 코믹한 노래로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정준


DIMF는 이렇게 올해에도 국내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로서 신선한 해외 작품들을 통해 국내 뮤지컬신에 자극을 줬고 '만원의 행복'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도 초대권보다는 유료 티켓 구매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DIMF린지', 'DIMF어워즈'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무료로 개최해 지역 축제로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DIMF어워즈'가 과연 '시상식'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예를 들면 특별한 공지 없이 '해당자 없음'으로 처리된 시상 부문들이 있는가 하면, 심사위원단의 구성, 투표 과정이나 결과 등이 별도로 공개되지 않은 면이 그렇다. 홈페이지의 'DIMF어워즈' 항목에서도 각 시상 부문의 시상 범위만이 대략적으로 적혀있을 뿐이고 심사 후에도 심사위원 총평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제12회 DIMF어워즈 대상을 수상한 <플래시댄스> 팀이 무대 위에서 기뻐하고 있다.

제12회 DIMF어워즈 대상을 수상한 <플래시댄스> 팀이 무대 위에서 기뻐하고 있다.ⓒ 서정준


공식초청작, 특별공연, 창작지원작 15개 중 13개를 직접 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수상 결과만을 놓고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또 'DIMF어워즈'가 해당연도 축제를 마무리하는 성격이 더 짙다는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으로서의 절차나 공정성을 점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DIMF'는 이미 국내외에서 뮤지컬신의 발전을 선도하며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제13회 DIMF와 DIMF어워즈에서는 이런 부분들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http://www.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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