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5일(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경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018년 7월 5일(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경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 AP/연합뉴스


지난 2010년 7월 추신수는 올스타전 출전이 유력했다. 팀 내 타격 대부분 지표에서 선두에 오르며 타선을 이끌었고, 투수진에서도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없었다. 팀당 한 명씩은 꼭 출전해야 한다는 규정상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출전이 확실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풀타임 두 번째 시즌 만에 손에 잡히는 듯 했던 올스타전 출전은, 7월의 두 번째 날 슬라이딩 캐치 과정에서 오른손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에도 추신수는 올스타전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외야수 부문에서 팬 투표 3위 안에 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강한 그의 성향도 한 몫했다. 시즌이 마무리되고 한 해를 되돌아봤을 때 올스타전이란 단어는 종종 추신수에게나 팬들에게나 아쉬움으로 남곤 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도 당했고, 부진했던 시간도 보냈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흘렀다.

올해도 쉽지는 않아 보였다. 시즌 초반 레그킥이라는 새로운 타격폼은 좀처럼 몸에 녹아들지 못했다. 5월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의 성적은 .239의 타율과 .710의 OPS에 그쳤다. 장점이라던 출루율 역시 .316으로 실망스러웠다. 선구안까지 흔들리며 39경기에서 15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당했다. 돌파구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아 보였다.

추신수의 대반전, 47경기 연속 출루 구단 신기록

추신수는 반전을 모색하고 있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레그킥을 위해 발을 들어올리는 정도에 변화를 줬다. 익숙하고 자신있는 상대에게는 기존의 폼을 유지하는 반면, 다소 생소하고 까다로운 유형에게는 다리를 들어올리는 폭을 줄이기로 했다. 레그킥을 선택했을 당시 염두에 뒀던 파워의 증가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기존 자신의 장점인 정확도와 선구안을 되찾기 위한 포석이었다.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5월 14일 휴스턴전 멀티 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는 19일 화이트삭스전에서 8년 만에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반전의 계기를 확실히 마련했다. 14일 휴스턴전부터 오늘 디트로이트 전까지 47경기에서 추신수가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경기는 6경기에 불과했으며, 두 경기 연속 무안타는 한 차례도 없었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정도를 줄이고 타석에서 몸의 움직임이 완화되면서 그만의 특유의 선구안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47경기에서 무려 4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단숨에 리그 3위로 발돋움 했다. 특히 19일 화이트삭스 전부터 30일 시애틀전까지 12경기에서 18개의 볼넷을 기록하는 극강의 선구안을 발휘하기도 했다. 파워의 증가라는 시즌 시작 전 가장 염두에 뒀던 목표도 소홀히 하지 않아, 이미 전반기 17개의 홈런으로 데뷔 후 전반기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의 출루행진은 9일 디트로이트 전까지 47경기째 이어졌다. 9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지명타자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극적으로 텍사스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수립했다. 1993년 훌리오 프랑코의 4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25년 만에 갈아치웠다. 아울러 알버트 푸홀스와 조이 보토가 갖고 있는 현역 선수 연속 출루 신기록인 48경기에도 한 경기차로 다가섰다.

새로운 신기록을 작성한 날. 경기가 끝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희소식이 전해졌다. 추신수가 감독 추천 선수로 2018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국인 선수로는 박찬호, 김병현에 이어 세 번째이며 야수로는 첫 출전이다.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이 2년 연속 올스타전에 나선 이후 한국인 선수가 다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나서기까진 무려 16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만 36세 시즌의 첫 올스타전 출전, 그리고 커리어 하이

추신수는 13일 서른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올스타전이 18일 열리게 되니 만 36세의 나이로 생애 첫 올스타전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일각에서 제기된 노쇠화에 대한 물음표를 완벽히 지워버렸다. 그리고 추신수는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으로 만족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9일까지 추신수의 성적은 .293의 타율과 OPS .903이다. 2009-2010년 3할 타율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며, 추신수가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에서 0.9 이상의 OPS를 기록한 시즌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아울러 현재 .399의 출루율로 2010년 2013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4할 출루율에도 도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홈런 페이스다. 현재 17홈런으로 아직 6경기가 남았음에도 역대 개인 전반기 최다 홈런을 기록중이며, 현재의 페이스를 시즌 전체로 환산하면 30홈런 페이스가 된다. 통산 세 차례 기록한 개인 최다 홈런 22개를 훌쩍 뛰어 넘는 페이스임은 물론, 히데키 마쓰이가 지난 2004년 기록한 동양인 최다 홈런 31개도 노려볼 수 있는 수치다. 만약 추신수가 남은 시즌에서 15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마쓰이의 기록을 넘어서게 될 경우, 통산 홈런 숫자는 정확히 200개가 된다.

물론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다. 현재 허벅지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주루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7월 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점점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은 남은 시즌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걱정하기엔 현재 추신수의 페이스는 가히 경이롭다. 과연 생애 첫 올스타전에 나서게 된 2018시즌이 추신수의 생애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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