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환호하는 멕시코 선수들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멕시코 대표팀이 환호하고 있다.

▲ [월드컵] 환호하는 멕시코 선수들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멕시코 대표팀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3대륙이 월드컵 16강에서 전멸했다. 북중미의 멕시코와 아시아의 일본이 각각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 유럽과 남미팀을 제외한 국가들이 모두 퇴장했다. 2014 브라질 대회의 코스타리카(8강), 2010 남아공의 가나(8강), 2002 한일월드컵의 한국(4강)처럼 제3대륙 국가들이 최소한 한 팀 정도는 꾸준히 포함되던 이전 대회와는 상반된 결과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국 중 유럽(14개팀)과 남미(5개팀)를 제외하고 총 13개팀이 출전했다. 이중 11개 팀이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고 낙마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외한 4팀(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이란), 북중미는 멕시코를 제외한 2팀(파나마 코스타리카)이 탈락했고 아프리카(튀니지 이집트 나이지리아 세네갈 모로코)는 유일하게 출전국 5개 팀 중 단 한 팀도 16강 진출 팀을 배출하지 못한 대륙이 됐다.

유럽-남미, 두 대륙이 독식하고 있는 월드컵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유럽이 10팀, 남미가 4팀이나 16강에 진출시킨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개최 대륙인 유럽은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네덜란드, 이탈리아(이상 예선 탈락),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등 모두 줄줄이 탈락했지만 여전히 8강의 과반수 이상을 독점할 만큼 여전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8강이 확정된 6팀 중 4팀이 유럽(프랑스 벨기에 크로아티아 러시아)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스웨덴-스위스전, 잉글랜드-콜롬비아전 승자에 따라 8강에 오른 유럽팀은 최대 6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남미는 아르헨티나가 탈락하면서 아직 16강전을 치르지 않은 콜롬비아를 제외하고 브라질과 우루과이 두 팀이 8강행을 확정한 상태다.

이번 대회가 우승후보들의 조기탈락으로 이변이 많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유럽과 남미가 주도하고 있는 '대세'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FIFA 랭킹 1위의 독일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으나 정작 조별리그 통과에는 실패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일본 역시 벨기에를 만나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대역전패를 당하며 8강행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아시아는 4년 전 조별리그에서 전멸했던 브라질 대회에 비하면 일본의 16강 진출, 한국의 독일전 승리 등을 비롯해 무려 4팀이 모두 1승 이상씩 거두며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술과 전술의 격차, 역습과 속도의 완성도 등 여전히 세계축구의 흐름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도 보여줬다.

아쉬웠던 아시아, 아프리카... 다음 대회에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대회 유독 여러모로 운도 따르지 않았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VAR 논란의 최대 희생양이었고 세네갈은 일본과 승점-골득실에서 모두 동률을 기록하고도 유일하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탈락하는 불운을 맞이해야 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최종전에서 천적 아르헨티나를 만나 한 골 차로 석패하며 아깝게 탈락했다.

북중미는 유일한 자존심이었던 멕시코가 '조별리그 여포'의 한계를 이번에도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에서 독일을 잡으며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으나 조별리그 최종전인 스웨덴전에 완패하며 조 1위를 놓쳤고 16강에서는 강호 브라질을 만나 완패하며 용두사미에 그쳤다. 한국이 독일을 잡아둔 덕분에 기사회생한 보람도 없이 이번에도 7회 연속 16강 진출에서 만족해야했다. 향후 월드컵 본선진출국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월드컵의 수준 하락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타대륙 국가들의 상향평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한편 이번 월드컵도 결국 유럽 vs. 남미의 대결구도로 압축되면서 점점 윤곽을 좁혀가고 있는 우승팀의 향방에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세계 축구시장의 중심답게 총 11회나 월드컵을 들어올리며 역대 최다우승국을 배출하며 남미(9회)를 근소하게 앞서나가고 있다. 월드컵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8팀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5팀(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이 유럽(남미 3팀) 소속이다. 특히 2006 독일월드컵부터 최근 세 번의 대회에 모두 유럽팀(이탈리아-스페인-독일)이 정상에 오르며 축구 최강 대륙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유럽과 남미의 우승경쟁, 올해 러시아 월드컵의 우승은?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역대 월드컵사를 돌아보면 개최대륙에서 우승팀이 배출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남미에서 열린 2014 브라질 대회에서 독일이 우승하며 이 공식은 깨졌지만,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유럽팀이 우승한다는 공식은 아직 유효하다. 1958년 스웨덴 대회(브라질)를 끝으로 60년째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타 대륙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경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확률도 따지면 이번 월드컵에서도 유럽팀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2000년대 이후 월드컵에서 번번이 유럽세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남미 국가의 분발이 더 요구되는 대목이다.

유럽 vs. 남미의 본격적인 경쟁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16강전에서 프랑스가 아르헨티나를, 우루과이가 포르투갈을 각각 떨어뜨리면서 첫 녹아웃 대결은 장군멍군으로 끝났다. 승자인 프랑스와 우루과이는 바로 다음 8강전에서 만난다. 잉글랜드-콜롬비아 역시 16강전을 기다리고 있으며 브라질은 8강에서 벨기에를 만나게 되면서 유럽 vs. 남미 대진만 앞으로 4경기가 줄줄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변수는 우승후보들의 연이은 조기탈락으로 인한 공백이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는 유럽(프랑스-잉글랜드)과 남미(우루과이, 브라질)가 각각 두 팀씩 살아남았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브라질 혹은 프랑스의 우승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팀은 8강전에서마저 승리할 경우, 준결승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편 블록에는 스페인의 탈락으로 인해 잉글랜드-콜롬비아와의 16강전을 제외하면 준결승까지 이렇다할 절대강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하여 크로아티아, 스웨덴, 스위스 등은 우승후보들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팀들로 꼽힌다. 우승후보들이 몰려있는 1블록에 비하여 '의외의 팀'이 4강 혹은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도 조금씩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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