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란 독특한 이름을 가진 남성 듀오 뮤지션이 있다. 1415는 보컬과 작사 작곡을 맡고 있는 주성근, 작곡과 편곡 악기 연주를 담당하는 오지현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2017년 4월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국내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 초대돼 공연을 펼칠 정도로 다수의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홍대 여러 클럽 및 버스킹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 실력을 다져나가던 1415에게 다국적 음악회사와의 전속계약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좋아하고 추구해온 브리티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팝과 포크 음악을 들려주는 이 듀오는 '다국적 다장르를 추구하겠다는 음악적 확장성'에 관한 욕심도 인터뷰 내 드러낸다.

지난 5월 29일 정식음원으로 7개월여 만에 공개된 1415의 신곡 '이토록 네가 눈부셔'를 듣고,  나름의 고집과 개성이 엿보이는 두 멤버는 과연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며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지난 6월 14일 오후 2시 소속 회사인 유니버설 뮤직에서 1415 멤버 주성근, 오지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음악코드 1415가 팀명, 우리의 정체성 나타내"

 남성 듀오 '1415'의 모습.

남성 듀오 '1415'의 모습. ⓒ 유니버설 뮤직


- 1415란 팀명,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오지현(아래 오) : "이제껏 많은 곡을 써왔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곡 작업을 하며 주로 사용한 음악코드가 1415('도파도솔' 음계)란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음악적 정체성인 것 같아 팀명으로 정했다." 

주성근(아래 주) : "우리 두 사람의 대학교 학번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꽤 많았다(웃음)." 

- 최근 '이토록 네가 눈부셔'란 싱글을 발표했다. 곡 소개를 해 달라.
주 : "첫사랑과 짝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노랫말로 담아 듣는 이의 다수가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내 경험담이기도 해 먹먹한 느낌으로 글을 써 나갔는데 막상 완성을 하고 보니 씁쓸한 마음이 더 짙게 드리웠다."

오 : "옛 사랑의 대상이 행복해 하는 지금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고, 그 뒤에 숨어있어야 만 했던 '나'를 담담하게 표현한 노래다."

- 발표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반응은 어떤지?
주 : "작년에 발표했던 EP와 싱글과는 음악적으로 사뭇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고 있다. 이전 곡들보다 좀 더 대중성이 느껴진다는 팬들의 댓글,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오 : "5월 29일 '이토록 네가 눈부셔'가 음원으로 발매됐는데, 거의 2달 전부터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먼저 선보였다. 언제 정식으로 발표할 건지 팬들의 문의도 계속 있었는데 공개된 후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다행이다.(웃음)"      

- 4월에는 드라마 OST 테마곡에도 참여했다.
오 : "인기 웹 드라마 <너도 아프겠지만>에 참여했다. '너도 아프겠지만'란 곡을 만들었는데 드라마와 영화음악 작업을 꼭 하고 싶다는 우리의 꿈이 결실로 이어져 기뻤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 발표해 온 앨범들의 자켓 이미지가 눈에 띈다.
주 : "어떤 가수를 떠올릴 수 있는 요소 중 발매된 음반 커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적으로도 1415란 팀을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작년에 발표했던 작품들의 앨범 자켓을 디자인해 준 비너스 맨션 씨의 도움을 받아 이번 싱글은 지현이가 작업을 했다. 앞으로도 디자이너분과 일관성 있게 차기 앨범들의 자켓을 만들어 나갈 거다."

"서로 음악에 대한 존중, 무명생활 견뎌낸 힘"

 남성 듀오 '1415' 멤버 오지현의 모습.

남성 듀오 '1415' 멤버 오지현의 모습. ⓒ 유니버설 뮤직


- 두 사람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나?
주 : "2012년에 처음 만났다. 홍대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하다가 그 때는 눈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1년 뒤 즉흥적으로 노래를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순식간에 여러 곡이 나오는 것을 보고 합이 잘 맞는 것을 알게 됐다."

오 : "그래서 형에게 같이 살면서 음악활동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있다다. 친구나 지인들이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고 묻곤 하는데 우리들은 전혀 그런 적이 없어 오히려 신기해하는 적이 많다(웃음)." 

- 음악작업에 있어 각자의 영역이 있나?
주 : "작곡에 관한 밑그림은 공동으로 한다. 작사는 내가 도맡아하고 편곡은 지현이가 담당을 해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시 모여 틀이 갖춰진 곡을 완성해 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오 : "그 다음에는 앨범 자켓 디자인, 뮤직비디오, 의상 등 후반작업들이 이어지는데 둘이 머리를 맞대고 조율을 해나간다. 각자의 영역이 있지만 모든 결정은 같이 한다."

- 음악인으로서 서로를 평가한다면?
오 : "꾸밈 없고 자극적이지 않은 보컬의 순수함이 너무 좋다. 직관적이라고 할까? 그리고 음악작업을 하는데 있어 의견이 다른 부분은 서로 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늘 배려하고 이해해줘서 어려움이 전혀 없다."

주 : "지현이는 기타 피아노 등 악기연주를 잘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음을 '음감이 아닌 질감'으로 다루는 것 같다. 음악 취향이나 접근법에 있어 공감하는 것들이 많아 신기할 정도다." 

 남성 듀오 '1415' 멤버 주승근의 모습.

남성 듀오 '1415' 멤버 주승근의 모습. ⓒ 유니버설 뮤직


"우리 노래 함께 불러 준 관객들 잊을 수 없어"

- 데뷔한 지 1년 2개월 정도가 됐다.
주 : "먼저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음악을 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뮤지션으로서는 음악적으로 부족했던 점들에 대한 고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답을 얻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 : "여전히 우리가 음악을 통해 해야 할 것들과 보여드릴 것이 너무 많음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오 : "작년 여름 홍대 부근에 위치한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 라이브 무대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시 우리가 발표한 모든 곡들을 전부 따라 불러주던 관객들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때의 벅찬 감동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 뮤지션으로서 어떤 생각과 고민이 있는지?
주 : "우리가 발표한 곡들을 향한 대중의 무관심이나 다른 생각에 두려움이나 걱정이 없을 수 없다. 경험이 일천한 신인 가수이기에 다양한 음악들을 듣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식상하거나 어렵지 않고, 쉽게 직설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곡들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영국에서 인정받는 한국 뮤지션을 꿈꾸며

- 그렇다면 음악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주 : "평범한 것을 다르게 보여 드리고 싶다. 드러나지 않는 일상의 것들을 끄집어내 유의미한 음악으로 녹여 내려하려 한다. 뮤지션으로서 연륜과 경험이 축적되면 좀 더 깊은 소재를 이야기하며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오 : "우리 음악을 들었을 때 아무런 마음의 움직임이 없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1415의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감동'이 느껴지고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 음악은 두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가?
주 :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있는 나의 삶은 행복함 그 자체다."

오 : "음악은 나를 창작자로서 선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음악은 나를 청자로서 상상과 치유의 공간을 항상 제공해 준다."

- 음악인으로서 꿈꾸는 일이 있다면?
오 : "영국의 권위 있는 음악시상식 중 하나인 'BBC 뮤직어워드'에 후보로 지명되는 꿈을 꾼다. 더 나아가 시상식에 초대돼 공연도 하고 수상까지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웃음)"

주 : "상상했던 것보다 우리 노래가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을 알게 됐다. 10년, 20년이 지나도 1415의 음악을 통해 위로와 감동이 전해지길 바라고 그에 부합하는 작품 발표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하반기 어떤 활동 계획이 있나?
오 :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 초대돼 다수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고 소규모 클럽 공연과 단독 콘서트를 통해서도 라이브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 : "겨울에 발표할 앨범은 이미 녹음작업까지 마친 상태다. 가능한 하반기에도 많은 곡들을 발매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

 남성 듀오 '1415'의 모습.

남성 듀오 '1415'의 모습. ⓒ 유니버설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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