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이 글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15년 개봉 당시 262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코믹 탐정극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탐정: 비기닝>의 속편이 3년 만에 <탐정: 리턴즈>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권상우 X 성동일 콤비가 진짜 탐정(?)으로 돌아왔으며 이광수가 새롭게 가세하여 기존 콤비와 합을 맞춘다. 영화는 < ing >와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이언희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13일에 개봉한 영화는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을 제치고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순항중에 있다.

전편에서 멋지게 살인사건을 해결했던 대만(권상우 분)은 아내 미옥(서영희 분) 몰래 만화방을 처분하고 태수(성동일 분)와 함께 탐정사무소를 차린다. 하지만  두사람의 기대와 달리 탐정사무소는 파리만 날리게 되고 두사람은 사건 범인보다 의뢰인부터 잡으러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어렵사리 희연(정연주 분)으로부터 약혼자의 의문사를 수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발로 뛰는 수사에 한계를 느낀 태수는 전직 사이버 수사대 요원 '여치'(이광수 분)를 합류시켜 새로이 3인체제로 사건에 접근해 나간다.

 <탐정: 리턴즈> 스틸 샷

<탐정: 리턴즈> 스틸 샷 ⓒ CJ 엔터테인먼트


각본가와 감독이 바뀌긴 했지만, <탐정: 리턴즈>는 전작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자아내며 시리즈의 매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우선 '철없는 남편이자 야매 탐정' 대만과 '성질 고약한 베테랑 형사' 태수 콤비가 보여주는 웃음의 케미스트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육식동물로 묘사되는 아내와 구박받는 가장들이란 상황극도 또 다시 재생되며 여전히 애잔한 공감과 웃음 전달한다. 여기에 코믹함을 위한 캐릭터적 보강도 성공적이다. 전직 사이버 수사대 요원 '여치'역으로 새롭게 투입된 이광수는 특유의 맛깔나는 코믹연기로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를 발산하며 영화가 지닌 웃음의 크기를 증폭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탐정극이 지닌 스릴과 추리의 묘미가 전반적으로 1편에 비해 그 농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다지 탄탄하지 못한 스토리가 기인하고 있는데, 스토리상 약점을 빠른 편집과 웃음으로 떼우려다 보니 전체적인 내러티브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어 많이 아쉽다.

앞서 서술한대로 <탐정: 리턴즈>는 기본적으로 전작<탐정: 비기닝>의 선을 따라가고 있지만 1편과 다른 동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바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언희 감독의 전작 <미씽: 사라진 여자>만큼은 아니지만 영화는 분명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보육원 출신이자 임신한 희연의 약혼자가 석연치 않은 사고사를 당했지만, 경찰들의 소극적인 수사로 사건은 그대로 종결위기에 처한다. 결국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면서도 희연은 약혼자의 의문사 수사를 위해 결국 사설탐정을 찾게 된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부터 사회적 약자가 공권력에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사설 탐정을 고용해야하는 상황을 펼쳐보인다. 이어 아이들이 보육원을 나왔을 때 안정적인 사회적인 성장장치가 부족하다는 걸 꼬집고 있다. 여기에 그들의 조력자는 커녕 포식자나 다름없는 사회적 강자들의 그릇된 시선과 행동을 담아내고 있다. 비록 오락성이 짙은 작품이기에 다소 깊이가 부족하지만 한번쯤은 우리사회에 대해 곱씹어 볼 만한 것들을 제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탐정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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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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