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재석, 박나래, 강호동, 이수근 등 인기 연예인과 손잡고 '6.13 투표하고 웃자' 캠페인을 펼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재석, 박나래, 강호동, 이수근 등 인기 연예인과 손잡고 '6.13 투표하고 웃자' 캠페인을 펼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속에 6.13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60.2%로 1995년 첫 지방선거(68.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6.13 선거에선 지난해 조기 대선에 이어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들의 '투표 참여 독려'가 두드러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협업 속에 유재석-강호동-신동엽 등 인기 연예인 19명이 참여한 '6.13 투표하고 웃자'를 비롯해 <런닝맨> <집사부일체> 등 인기 프로그램 출연자와 각계 유명인사들이 힘을 보탠 SBS '아이 보트 챌린지' 등 다양한 형태의 투표 독려 캠페인이 진행됐다.

지난 8~9일 사전 투표일과 13일 선거 당일에 걸쳐 수많은 연예인들이 각종 인증샷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면서 자신의 팬+대중들에게 투표 참여를 권하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SNS 시대 맞아 팬 및 대중에 대한 파급력 확대

 트와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인기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속속 투표 인증샷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면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트와이스를 비롯한 다수의 인기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속속 투표 인증샷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면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연예인 및 유명 운동 선수들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한 건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 성향 드러내는 거냐?",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 "개념 있는 척 하는 건가?" 식으로 핀잔을 보내거나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엔 이런 식의 색안경 쓰고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NS가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고 유명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실시간으로 퍼지는 시대가 되면서 연예인을 '팔로우' 하는 팬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행동에 발 맞추기 시작했다. 덕분에 스타들의 투표 참여 인증 사진에는 자신도 참여했음을 알리고 싶은 팬들이 줄을 이어 댓글을 달 만큼 적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줬다.

비록 우리나라에선 극소수의 연예인을 제외하면 자신의 정치적 소신 혹은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게 여전히 금기시 되는 실정이지만 '투표 독려'를 통해 누구를 찍느냐와 상관없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를 몸소 실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명인들의 투표 권장 행동은 이번 선거의 높은 투표율에 작게나마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충분히 칭찬 받아 마땅하다.

반면 투표에 무관심을 보인 사람에 대해선 대중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13일 한 프로야구 감독은 경기 전 취재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이 선거날인 줄도 몰랐다"라는 말을 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물론 피를 말리는 승부가 연일 이어지다 보니 그만큼 정신이 없었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그렇다 쳐도 다소 경솔한 언행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성숙한 시민 의식에 반하는 수준 이하 색깔론

 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국민 MC 유재석을 비방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해 비난을 샀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국민 MC 유재석을 비방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해 비난을 샀다.ⓒ 민경욱 페이스북


이처럼 수많은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적극적으로 국민의 권리 행사를 독려하는 와중에 한 국회의원이 SNS에 올린 글은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투표 당일인 13일 "재석아 너를 키운 건 자유민주국민들이다. 이미 너의 사상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 다신 인민국민 날라리들은 꼴도 보기 싫다. 너도 북으로 가길 바란다"라는, 누군가가 작성한 듯한 어처구니없는 글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해 여론의 분노를 샀다.

앞서 한 네티즌이 파란색 모자를 쓴 인기 예능인 유재석의 투표 사진을 올리면서 유씨를 '종북인사'로 모는 색깔론을 주장했는데 민 의원은 이것을 버젓이 공유 형태로 SNS에 올린 것이다. 결국 해당 글은 별다른 해명 없이 삭제됐다.

유재석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각종 선행에 몸소 앞장서고 6.13 지방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캠페인에도 참여하며 힘을 보태줄 만큼 사회의 귀감이 되어준 바른 생활 연예인 아니던가. 이와 같은 인물에 대해서 단순히 파란색 모자를 썼다는 이유로 북으로 가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색깔론 주장에 국회의원이 이를 사실상 동의하고 게시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에 한 네티즌은 "파란색이 종북의 상징색이면 파란색 모자+유니폼 입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은 종북 스포츠팀이냐?"라며 민 의원을 비꼬기도 했다. 연예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정치 의식은 성숙해졌지만 정작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정치인들의 의식은 오히려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년 전 수준으로 퇴보한 것일까?

  •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