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13년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리버풀이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양팀은 27일(이하 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올림피아스키 스타디움에서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다.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의 팀이다. 통산 12회나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5년 사이에만 4번째 결승전에 올랐다. 2015-16시즌과 2016-2017시즌 2년연속 우승한 현 디펜딩챔피언이기도 하다. 레알은 올해 자국리그에서는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우승컵을 내주며 3위에 그쳤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변함없는 강세를 보이며 바이에른 뮌헨(1974-76) 이후 42년만에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규리그의 경우 장기집권하는 팀들이 종종 나오지만 유럽 최고의 명문과 우승권팀들이 경쟁하는 챔피언스리그무대에서 연속 우승은 의미가 더 크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5회 정상에 오르며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 유명한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했던 2004-05시즌이다. 당시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AC밀란(이탈리아)를 상대로 전반 3골차를 뒤집고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암흑기를 거치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한동안 모습을 볼수 없었으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한 이후 '명가 재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경험 면에서는 역시 레알의 우세가 예상된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레알은 지난 2번의 결승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제압했던 챔스 우승멤버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올해 리그와 컵대회 우승컵을 놓친 레알로서는 무관을 피하기 위하여 챔스 우승이 절실하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아직까지 우승 트로피가 없는 리버풀 역시 이번 챔스 우승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수 있다.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라이벌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모하메드 살라의 에이스 맞대결이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10여년째 현대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호날두는 부진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올시즌도 후반기 뒷심을 발휘하며 8시즌 50골을 넣겼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5골을 넣으며 득점선두에 올라있다.

이집트가 배출한 득점기계 살라는 리버풀에 입단한 첫 해부터 괴력을 선보이며 올시즌만 놓고보면 충분히 호날두-메시와 견줄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살라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2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0골을 넣으며 호날두에 이어 두자릿수 득점을 넘겼다. 두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발롱도르의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여부가 수상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변수는 도우미들의 지원 여부다. 리버풀은 살라의 폭발적인 활약은 호베르투 피르미누-사디오 마네와 공존하는 스리톱의 파괴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세 선수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4경기에서 29골을 합작하며 최강의 화력을 과시했다. 조던 헨더슨, 지오르지뇨 베이날둠, 제임스 밀너 등이 포진한 미드필더진은 루카 모드리치, 이스코, 토니 크로스 등을 보유한 레알에 비하여 이름값에서는 밀리지만 수비력과 활동량은 한수 위다.

반면 레알은 한때 호날두와 BBC 트리오로 불리던 카림 벤제마-가레스 베일이 올시즌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베일이 리그 막판 4경기에서 5골을 몰아 넣었고 벤제마도 뮌헨과의 UCL 준결승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트피스에서는 가히 공격수나 다름없는 결정력을 자랑하는 라모스의 공중전과, 마르셀루의 폭발적인 측면 오버래핑도 레알의 강점이다.

지단과 클롭, 두 명장의 지략대결도 볼거리다. '성공한 스타 출신 감독'의 대명사인 지단은 레알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에 맞서는 위르겐 클롭 감독은 선수시절보다 오히려 감독으로서 더 주목받은 인물이다. 2013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최종관문에 진출했지만 리그 라이벌 바이에른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바 있다. 2015년 리버풀 사령탑에 올랐으나 첫해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세비야에 무릎을 끓은바 있다. 부임 3년 만에 이번엔 리버풀을 UCL 결승으로 이끈 클롭은 자신의 생애 첫 유럽클럽대항전 우승도 꿈꾸고 있다.

양팀 모두 공격지향적인 팀컬러에 비하여 수비에서는 불안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알은 결승까지 오르는 동안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종종 실수를 저지른 데다 수비의 핵 라모스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빠르고 공간침투에 능한 공격수들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드필드진은 정교한 패싱과 경기조율 능력은 리버풀보다 한수위지만 스피드나 활동량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호날두를 비롯한 레알의 최전방 공격수들의 수비가담 능력이 떨어지는데다, 리버풀의 전매특허인 게겐프레싱(전방위 압박)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리버풀은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도깨비 행보를 자주 보인다. 로마와 준결승전에도 1차전 초반 대량득점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으나 수비에서 2경기 합산 무려 6골이나 내주며 위기를 겪었다. 클롭의 축구 특유의 강한 압박과 역습 위주의 축구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조차 완파할 정도로 물이 올랐다. 하지만 게겐프레싱의 단점인 후반 급격한 체력저하와 함께 수비진의 노련미 부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레알의 페이스에 말려 어려운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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