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적 이후 첫 시즌, 개막 이후 강민호(삼성)는 줄곧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그 사이 양의지(두산), 이재원(SK), 유강남(LG) 등 다른 팀들에서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포수가 팀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은 하위권에 머무르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5월에만 홈런 7개(리그 1위)를 몰아쳤고, 타율도 서서히 올라왔다. 타격에 자신감이 붙자 안방이 더욱 든든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구자욱이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이후 타선이 탄력을 받기는 했지만 무엇보다도 삼성으로선 강민호의 부활이 반가웠다.

22~24일 홈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서는 친정팀을 상대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고 팀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첫 3연전 스윕을 달성하며 4연승을 기록했다. 한때 최하위까지 내려갔던 삼성은 강민호의 활약에 힘입어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단숨에 타격감 끌어올린 강민호, 그동안의 부담감 털어냈다

지금처럼 던지자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2회말을 마무리한 뒤 강민호와 대화하고 있다. 2018.4.5

▲ 지금처럼 던지자 지난 4월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2회말을 마무리한 뒤 강민호와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팀이 이지영, 권정웅이라는 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민호에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분명했다. 기존의 두 포수보다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 있는 '검증된' 포수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경험을 쌓은 것 또한 강민호가 갖고 있는 무기이다.

2년 연속으로 하위권에 머무른 삼성은 강민호를 영입하면서 안방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타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이승엽의 은퇴로 발생한 공백을 잘 메워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강민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기록으로 나타났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타율 0.247 3홈런으로 존재감조차 크지 않았다.

물론 강민호는 첫 번째 FA 계약 후 2014년에 비교적 부진했다.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9 16홈런 40타점으로 이 당시에도 부담감이 그의 발목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FA 계약 첫 해와 함께 팀을 이적하면서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다행히 5월이 되자 강민호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24일 경기까지 5월에만 홈런 7개(리그 1위)를 기록했다. 러프와 김헌곤 등 주축 타자들도 덩달아 맹타를 휘두르면서 타선 전체가 살아났다.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강민호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노련한 리드로 젊은 투수들과 외국인 투수들을 이끌면서 팀의 투-타 안정감이 조금씩 맞아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삼성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팀들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중위권으로 도약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5월 타율 0.313' 완전체에 가까워진 삼성 타선, 진격할 수 있을까

삼성은 25일 현재 5월 팀 타율 0.313으로 KIA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강민호의 부활과 더불어 부상에서 돌아온 구자욱의 활약, 러프와 김헌곤을 비롯한 기존 야수들의 분전이 더해진 결과이다. 팀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던 외국인 투수 보니야와 아델만의 부진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역투하는 아델만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2회 말 삼성 선발투수 아델만이 역투하고 있다. 2018.3.25

▲ 역투하는 아델만 지난 3월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2회 말 삼성 선발투수 아델만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타선에서 강민호와 함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예상된 구자욱은 시즌 초 옆구리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4월 5일 NC전 이후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김한수 감독은 한 달 동안 구자욱 없이 타선을 꾸려야만 했다. 지금도 베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팀 입장에서는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한때 NC와 나란히 같은 자리에 위치했던 삼성은 어느덧 최하위 NC와 4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삼성이 4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NC가 5연패에 빠지면서 NC가 경쟁에서 이탈하는 듯한 모양새다. 삼성으로선 이제 최하위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강민호뿐만 아니라 모든 타자들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해졌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민호가 있을 것이고, 있어야만 한다.

강민호, '3점포 쾅'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무사 2, 3루 때 3점 홈런을 쳐낸 삼성 강민호가 환호하고 있다.

▲ 강민호, '3점포 쾅' 지난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무사 2, 3루 때 3점 홈런을 쳐낸 삼성 강민호가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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