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 포스터

▲ <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 포스터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학창시절의 마지막 봄방학을 맞이하여 친구 사이인 올리비아(루시 헤일 분), 마키(바이올렛 빈 분), 루카스(타일러 포시 분), 페넬로페(소피아 테일라 알리 분), 로니(샘 러너 분), 브래드(헤이든 제토 분)는 멕시코로 여행을 떠난다. 일행은 우연히 만난 카터(랜던 리보이론 분)의 제안으로 버려진 수도원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심심풀이로 '진실 혹은 도전' 게임을 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이들은 이상한 현상을 겪는다.

21세기 들어 할리우드 호러 장르는 <쏘우> 시리즈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장르 자체는 고문 방법에 몰두하고 죽음을 놀이기구화하며 퇴행을 거듭했다. 최근의 흐름은 다르다. <팔로우><라이트 아웃><그것><콰이어트 플레이스>처럼 소재의 신선함과 완성도를 갖춘 영화가 다수 나타났다.

다양성의 중심엔 <파라노말 액티비티><인시디어스><더 퍼지><살인소설><23아이덴티티><겟 아웃><해피 데스데이>를 만든 신흥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위치한다.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새로이 내놓은 <트루스 오어 데어>는 널리 알려진 '진실 혹은 도전' 게임을 소재로 삼았다.

목숨 걸고 '진실'과 '도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게임

<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의 한 장면

▲ <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진실'을 선택하면 질문에 진실을 말해야 하고, '도전'을 고르면 주어진 미션을 성공해야 한다. 영화는 여기에 거짓을 말하거나 도전에 실패할 경우 죽는다는 상상력을 더했다. 극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절대 멈출 수 없고, 같은 선택을 세 번 이상 연달아 할 수 없다는 설정도 추가했다.

<트루스 오어 데어>는 게임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들춘다. '진실'엔 나의 본심을 감추고 싶은 마음과 타인의 진심을 알고 싶은 욕심이 숨 쉰다. '도전'엔 타인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은 욕구가 자리한다. 연출을 맡은 제프 와드로 감독은 악령이 게임으로 "친구들 사이의 숨겨진 갈등을 영리하면서도 교활하게 이용한다"라고 설명한다.

'진실 혹은 도전' 게임에 깃든 악령은 인물이 '진실'을 택할 경우엔 은밀한 비밀을 사방에 알려 상처를 입힌다. '도전'에 고르면 잔꾀를 부려 당사자나 다른 사람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진실을 강요하는 질문 수준은 높아지고 도전의 난이도 역시 올라간다.

<트루스 오어 데어>는 일본 호러 영화 <링>과 <주온>이 보여주었던 저주와 바이러스의 영향이 짙다. <스크림>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같은 10대가 주인공인 호러 화법도 따른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죽음 묘사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도 있다.

호러 장르의 문법으로 인간의 욕망을 들추는 영화
<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의 한 장면

▲ <트루스 오어 데어> 영화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당연히 호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진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개가 뻔히 보인다. 게임의 논리도 편리하게 적용하거니와 해결 방법도 단순하기 짝이 없다. 극의 구멍도 즐비하다. 장르의 기본 재미는 보장하지만, 최근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만든 영화들과 비교하면 완성도는 가장 떨어진다.

눈여겨볼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 꾸준히 사회 계층과 부의 재분배 같은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낸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태도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초반부 수도원에서 게임을 하는 장면에서 한 친구는 올리비아에게 외계인이 공격했을 때 여기 있는 친구들과 멕시코인 전체 중 한쪽만 살릴 수 있다면 어딜 선택하겠냐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도덕적 딜레마는 "살아남기 위해 당신은 어느 선까지 넘을 수 있는가?"란 형태로 영화를 관통한다. 내가 '진실'을 선택하면 다른 이는 어쩔 수 없이 '도전'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배경이 멕시코란 사실을 떠올리면 도덕적 딜레마의 의미는 확장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선거 공약으로 걸었고 지금도 이 문제로 양국이 갈등하는 상황이다. <더 퍼지>에선 총기 문제, <겟 아웃>으로 인종 차별을 비판했던 블룸하우스 프로덕션. <트루스 오어 데어>는 트럼프 시대의 '진실 혹은 도전'은 과연 무엇인지 우회적으로 묻는다. 그가 말한 진실, 그리고 그가 하는 도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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