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웹툰 작가 '기안84'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웹툰 작가 '기안84'ⓒ MBC


만화가 기안 84가 또 다시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발단은 SNS에 공개된 사진 한 장이었다. 한 여성팬은 지난 24일 SNS에 기안84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기안84는 여성팬과 살짝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여성팬은 "입담이 정말 재미있었다. 미투 때문에 멀찍이 서서 찍어야 한다고 (하더라)"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해당 SNS가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기안84를 비판했다. 해당 발언이 문화계를 뜨겁게 달군 '미투' 운동을 폄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현재 여성팬의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에 관해 기안84는 현재까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투' 무게를 가볍게 치부하는 발언, 처음이 아니다

'미투'를 조롱·폄하하는 듯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슷한 발언을 한 배우는 작품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 김태훈은 지난 3월 29일 관객과의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이벤트 도중 한 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미투' 하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김태훈은 즉각 사과했고, 뮤지컬 <더 픽션> 측은 그를 작품에서 하차시켰다.

'미투' 운동은 성범죄에 시달려 온 피해자들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낸 것이 그 시작이다. 온라인상에 익명으로 쓰인 글과 댓글 등을 통해 시작됐고 다수의 가해자들이 범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미투' 폭로의 상당수는 가해자가 가진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였으며 '미투'를 외친 피해자들 중 당연하게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고발한 사례는 없다. 기안84는 그저 팬에게 가볍게 농담을 건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미투' 운동의 무게감을 생각했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미투 때문에"라는 말은 우리 사회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함께 등장한 '펜스 룰'과도 연관성 있어 보인다. 미국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아내 외의 다른 여성과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 '펜스 룰'은 남성들이 오해받을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자는 의미다. 문제는 이 단어가 실질적으로 여성을 사회적인 공간에서 배제하자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미투 무서워서 여학생과 단둘이 밥을 못 먹겠다", "여자와 과제도 같이 못하겠네. 고소 당하면 어떡해." SBS모비딕 예능 프로그램 <쎈 마이웨이>에서 래퍼 치타가 소개한 이 발언들은 실제로 최근 여성들이 학교에서, 직장에서 흔히 듣고 있는 말이다.

반복된 '기안84'의 여성 혐오 논란... 사과도 없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나 혼자 산다> 5주년 기자간담회. 황지영 PD와 전현무, 한혜진, 이시언, 박나래, 기안84, 헨리 등 무지개 회원들이 참석했다.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나 혼자 산다>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나래와 기안84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게다가 기안84는 앞서 여러 번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지난해 4월 공개된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전설의 디자이너' 편에는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는 대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 웹툰은 '나이 많은 여성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기안84는 당시 문구를 일부 수정했다.

'기안84'의 필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1년 자신의 블로그에 "논두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라고 '기안84'의 뜻을 설명했다. 기안84가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유명세를 얻게 된 후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많은 여성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가볍게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기안84는 이에 대해 별다른 사과,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안84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의 웹툰 '복학왕'은 여전히 인기리에 연재 중이며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나 혼자 산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하고 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