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날, 바다> 포스터

영화 <그날, 바다> 포스터 ⓒ 프로젝트 부


세월호 침몰 원인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가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5일 만으로 누적관객은 21만을 기록했다. 개봉 다음날인 지난 13일 1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날, 바다>는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극장을 찾은 관객이 늘면서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도 2위로 올라섰다.

<그날, 바다>는 개봉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흥행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작품들이 평일 10%안팎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에 반해 <그날, 바다>는 평일에도 17~18%의 좌석점유율을 보이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월요일은 관객 감소가 가장 큰 날이지만, 16일엔 세월호 4주기의 영향으로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그날, 바다>가 10만 돌파 이틀 만에 2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이번주 안에 역대 정치 시사다큐 순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정치시사다큐 흥행 1위는 26만 관객을 기록한 최승호 감독의 <공범자들>이다. 현재 추세로 볼 때 <공범자들> 기록을 넘어 3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흥행 전망을 높게 보지 않았던 배급사 측은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에 대해 "오직 영화적인 힘 하나로 승부할 수 있는 작품인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던진 것 자체가 의미 있게 평가돼 관객들의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화 <그날, 바다>는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항해 병풍도 앞에서 침몰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AIS(선박자동식별장치)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정부의 공식 발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침몰 원인으로 새로운 가설을 제기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정부 발표의 신뢰성을 낮게 평가하면서 진상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다.

"김지영 감독은 유일하게 4년 모두 탐구한 사람"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 프로젝트 부


4년 전 세월호 참사 현장에 내려가 카메라를 들었던 다큐 감독들은 영화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그날, 바다>는 담고 있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데,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탐구, 또는 탐사를 해낸 것"이라며, "취재의 촘촘함이나 반론에 대한 검증 등은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현재까지, 세월호만을 온전히 취재하고 탐구한 사람은 거의 없는데, 김지영 감독은 유일하게 4년을 모두 탐구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단원고 희생자 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물리학 적 법칙에 위반되지 않고 생존자 진술에 위반되지 않는 두 조건을 충족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들도 "4년 동안 정부나 수사기관에서 못했던 일을 영화가 해냈다"거나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쉽게 풀어 쓴 영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날, 바다>가 호평만 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선 영화의 제작자로 나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 대해 불편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과거 김어준 총수가 제작한 대선 개표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예로 들며, 김 총수가 <더 플랜>에 제기된 반론에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음모론적 시각만 보여주었다고 주장한다.

페이스북에는 "제작자인 김어준 총수의 음모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대중들을 기망하고 있다"거나 "제작진이 자신들의 생각과 배치되는 사실이나 상반된 주장들을 검증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담긴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영화 <그날, 바다>의 한 장면 ⓒ 프로젝트 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문제지만, 영화에 대한 호평과 매서운 비판이 공존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감독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매우 치밀하게 추적해 정부 발표를 하나하나 비판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실증적이면서 논리적으로 논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 교수는 "우리가 세월호에 대해 궁금한 것 두 가지, 왜 침몰했는가와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적어도 전자에 대해서는 세세히 말하지만 그것이 후자의 문제와 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궁금증은 더 커진다"라고 평했다.

이에 대해 배급사 관계자는 "이 영화가 세월호 진실 규명에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작용해 세월호 참사 규명을 불붙이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며 "더 많은 담론이 작용한다면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6000톤 여객선를 앵커로 넘어뜨릴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날, 바다 김지영 감독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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