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영화사 수박


자연주의적 색채를 담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지난 10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한 지 11일 만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100만 돌파가 주목받는 것은 순 제작비 15억 원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거액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는 풍토에서 총 제작비 30억 안팎의 저예산 영화의 흥행은 특별하게 받아들여진다. <리틀 포레스트>는 지난 7일 손익분기점인 80만 관객을 돌파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 분)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는 내용이다. 기존 영화들과는 다르게 자극이나 반전, 돌출된 사건이 없이 이야기 전개가 잔잔하다. 그저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농촌 청년들의 모습을 담고, 그들이 갖고 있는 애환을 자연의 이치와 다양한 음식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임순례 감독의 기존 작품에 드러나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시선과 함께 자연에 대한 애착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로부터 힐링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로 제작돼 상대적으로 스크린과 상영횟수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개봉 초기부터 관심을 받아 왔다. 하지만 초반 흥행은 처음 예상과는 달랐다. 기존 공식에 익숙한 영화들에게 조금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입소문의 힘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잇따른 호평이 나오며 개봉 첫 주 보다는 2주차에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역주행이 시작된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지난주부터 예매율이 상승하면서 신작들이 모두 개봉한 8일에도 밀려나지 않고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좌석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스크린과 상영횟수를 지켜낸 덕분이었다. 이에 힘입어 100만을 돌파한 10일 하루 11만 관객으로, 13만 관객을 기록하며 한발 앞서고 있는 <툼레이더>를 추격하고 있는 상태다. 저예산 영화가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영화사 수박


<리틀 포레스트>의 100만 돌파는 장기 흥행 돌입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개봉 직전 VIP시사회에 참석한 영화관계자들은 뒤풀이 자리에서 "100만을 넘어 200만도 충분히 넘길 것 같다"는 덕담을 했는데, 2주차에 힘을 받으면서 현실화될 조짐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성공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듯 획일화되고 개성 약한 영화들이 흥행만을 고려하는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앞서 임순례 감독은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성공을 기대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관련기사: "대학 가고 집 사는 삶, 행복한가?" 임순례 감독이 물었다)

"<리틀 포레스트>가 잘됐으면 하는 게 우리 영화라서가 아니라 이런 색다른 영화를 하는 피디나 제작자들에게도 기획만 잘하면 관객들과 만날 지점이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서다. 실패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일정한 규칙으로 영화를 만들면 손익분기점은 넘기겠지만 그만큼 감독의 개성이 들어간 작품은 나오기 어렵다."

대기업이 투자 배급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주목받는 현실에서 색다른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의 흥행 성공은 한국영화 제작 흐름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때리고 부수고 잔인한 영화들이 흥행을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감독의 개성이 듬뿍 배인 저예산 자연주의 힐링영화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100만 돌파가 천만 돌파 만큼이나 값진 이유다.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영화사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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