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파죽의 3연승 행진을 달리며 인상적인 시즌 마무리를 하고 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25-23,25-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챙긴 GS칼텍스는 시즌 승점 34점으로 KGC인삼공사(33점)를 제치고 단독 4위로 뛰어 올랐다.

맏언니 파토우 듀크가 52.2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26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토종거포 강소휘가 12득점, 돌아온 '아기용병' 이소영이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GS칼텍스는 올스타전 이후 열린 7경기에서 5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미 봄배구 진출은 좌절됐지만 GS칼텍스로서는 이대로 시즌이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시즌 막판 분위기가 뜨겁다.

젊은 팀으로 변신한 GS칼텍스, 이소영 부상으로 출발부터 삐걱

 강소휘는 이번 시즌을 통해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거포로 성장했다.

강소휘는 이번 시즌을 통해 V리그를 대표하는 토종거포로 성장했다. ⓒ 한국배구연맹


2017-2018 시즌을 준비하던 GS칼텍스의 화두는 바로 세대교체였다. 7년 동안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한송이(인삼공사)를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고 FA자격을 얻은 황민경(현대건설 힐스테이트)도 붙잡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듀크(1985년생)를 제외하고 선수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1990년생의 나현정 리베로였을 정도.

하지만 패기를 앞세운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려던 차상현 감독의 시즌 구상은 금방 어긋나고 말았다. 태국과의 올스타 친선전을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뽐냈던 강소휘가 위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고 토종거포 이소영은 대표팀 연습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회복 속도가 빨랐던 강소휘는 컵대회에 맞춰 복귀했지만 이소영은 사실상 시즌 아웃이 유력해 보였다.

GS칼텍스는 불완전한 전력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2017 천안·넵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한 강소휘가 대회 MVP에 선정됐고 첫 선을 보인 새 외국인 선수 듀크도 아프리카 선수(세네갈) 특유의 탄력 넘치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소영의 공백을 메우며 레프트로 활약한 표승주의 변신도 눈부셨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고 각 구단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복귀하자 시즌 흐름은 GS칼텍스의 바람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IBK기업은행 알토스, 현대건설이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상위권을 형성한 가운데 블로킹이 낮고 범실이 많았던 GS칼텍스는 경기마다 기복을 보이며 좀처럼 승점을 적립해 가지 못했다. 에이스로 성장한 강소휘만이 토종 공격수 중 득점 1,2위를 다투며 분전할 뿐 팀으로서의 한계는 뚜렷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소영의 공백을 잘 메워주던 표승주가 지난 1월6일 기업은행전에서 블로킹 도중 김희진과 충돌하면서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소영의 재활이 끝나지 않았고 한송이마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GS칼텍스에서 표승주마저 부상으로 빠지면 활용할 수 있는 윙스파이크 자원은 김진희 정도 밖에 없다(레프트로 등록돼 있는 김현지와 박민지는 아직 프로 진출 후 공식경기에서 뛴 경험이 없다).

확실하게 느낀 이소영 효과, FA시장에서 이소영 잡을 수 있을까

 GS칼텍스는 후반기 상승세를 통해 '이소영 복귀 효과'를 톡톡히 느끼고 있다.

GS칼텍스는 후반기 상승세를 통해 '이소영 복귀 효과'를 톡톡히 느끼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사실 표승주가 부상을 당한 시점까지 GS칼텍스는 7승11패로 사실상 봄 배구 진출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9일 도로공사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봄 배구 진출 희망의 가능성을 발견한 차상현 감독은 16일 현대건설전부터 과감하게 이소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부상 회복 후 실전 감각이 회복되진 않았지만 이소영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라면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실제로 이소영은 8경기에 출전해 62득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427득점을 올린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시즌 39.24%에 달했던 서브리시브 성공률도 26.32%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이소영이 주전라인업에 복귀한 후 7경기에서 5승2패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도로공사,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을 뿐 나머지 상대에게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 7경기에서 따낸 승점만 무려 16점. GS칼텍스는 지는 경기에서도 상대를 풀세트까지 몰아 붙이며 최소 1점의 승점을 챙겨 왔다. 5라운드 이후로는 서브(세트당 1.32개), 디그(세트당 21.46개) 등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분까지 시즌 초반에 비해 한층 나아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GS칼텍스가 시즌 후반 이렇게까지 선전해주니 이소영이 부상을 당하며 복귀가 늦어진 것이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소영이 시즌 초반부터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강소휘,듀크와 삼각편대를 이루고 표승주가 언제나처럼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는 조커 역할을 했다면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중,상위권의 순위 경쟁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가 됐을 것이다(물론 스포츠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이소영은 24일 흥국생명전에 출전하면서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소영이 최상의 몸 상태로 FA시장에 뛰어 든다면 지난 시즌의 박정아(도로공사) 못지 않은 거물급 선수로 대접받을 수 있다. 과연 순조롭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GS칼텍스는 FA이소영을 붙잡으면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아직 FA를 논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다음 시즌을 생각해야 하는 GS칼텍스의 머리는 이미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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