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3일 오후 4시 2분]

쿠베르탱 남작의 주도로 1896년부터 시작된 올림픽(세계대전 시기 제외)이 어느덧 2018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 시작됐다. 처음에는 하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동일했고 같은 해에 열렸다. 이후 개최지도 나뉘었고 1992년 하·동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1994년부터 각각 다른 시기에 열게 됐다.

동계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에 비해 역사가 짧고 종목도 적다. 인구가 많은 큰 나라(스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들은 지리적 문제로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대한민국보다도 적은 경우도 있다. 하계 올림픽도 생소한 종목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더 적은 동계 올림픽에서도 생소한 종목들이 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은 특정 종목에 한해서만 인기가 많다. 양궁, 태권도, 쇼트트랙 등 선수층이 두터운 종목에서만 메달이 나오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흔히 '효자 종목'이라고 불리는 종목들에서는 선수 육성도 활발하다. 그러나 정작 하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종목이 있는 육상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마라톤에서만 역대 3명(손기정, 황영조, 이봉주)이 나왔을 뿐이다.

출전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올림픽 종목들

임효준 금메달!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환호하고 있다.

▲ 임효준 금메달!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정 종목 인기현상 집중은 동계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광복 후 처음 올림픽에 참가했고, 2014 소치 동계 올림픽까지 총 53개의 메달을 동계 올림픽에서 획득했다. 그러나 53개의 메달이 모두 빙상 종목에서만 배출됐으며 설상 종목에서는 아직까지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은 꾸준히 새로운 종목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국에서 개최하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종목을 개척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종목은 정상 궤도에 올라온 선수들이 역대 첫 메달에 도전하기도 했다.

일단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기존 효자 종목인 빙상에서도 보다 많은 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에 첫 출전한 임효준이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올림픽 신기록 수립)했으며, 다른 종목에서도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선수들이 출전 대기하고 있다.

쇼트트랙 강국인 대한민국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종목이 있는데, 바로 여자 500m이다. 여자 500m는 이전까지 동메달 2개가 전부였다.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서 전이경(현 싱가포르 코치 겸 SBS 해설위원)이 파이널B에서 1위를 한 뒤, 파이널A에서 실격 선수들이 대거 발생하며 어드밴티지로 동메달을 획득한 사례가 처음일 정도로 결승전 진출부터가 힘들었다. 이후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박승희가 파이널A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대사)의 현역 은퇴 이후 새로운 선수 자원들이 늘어났다. 차준환, 이준형, 민유라, 알렉산더 겜린(특별 귀화) 등의 선전으로 개인전 종목 출전은 물론이고, 단체전(2014 소치 올림픽에서 처음 신설)에도 스페인의 출전 가능성이 사라지며 나설 수 있게 됐다. 특히 페어의 경우 개최국 쿼터를 받은 덕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번 동계 올림픽 국가대표가 늘어난 배경에는 아이스하키도 있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남자 대표팀과 여자 대표팀 모두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여자 대표팀은 개막 직전에 극적으로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성사되었다. 비록 스위스와 스웨덴을 상대로 2경기에서 한 점도 얻지 못하고 대패를 당했지만, 남북이 하나된 모습에 관중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세계 신기록 및 올림픽 신기록 보유자인 이상화가 5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또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환해 올림픽에 도전하는 박승희에게도 기대가 크다. 소치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박승희는 이후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또 한 번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내는 불굴의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

이승훈, 모태범, 노선영 등 다른 스피드 스케이터들도 선전하며 16명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승훈이 남자 5000m에서 아쉽게 메달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레이스 후반에 엄청난 질주를 선보이며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불모지였던 다른 종목들, 가능성을 보였다

결승 진출한 최재우의 미소 12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예선 경기에서 한국의 최재우가 결승진출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결승 진출한 최재우의 미소12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예선 경기에서 한국의 최재우가 결승진출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과 스케이팅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향후 선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설상 종목에서 메달 획득 선수는 없지만, 12일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서 최재우가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 최재우는 특히 2차 예선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썰매 종목에서도 가능성이 조금씩 보였다. 윤성빈(스켈레톤)이 2015-2016 시즌 7차 월드컵에서 우승하기도 했으며, 같은 시즌에 원윤종-서영우(봅슬레이)도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일린 프리슈(루지, 특별 귀화)는 독일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계속 탈락하다가 대한민국으로 특별 귀화하면서 올림픽에 출전, 나름 선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사실 대한민국이 동계 올림픽 15개 종목에 모두 출전하는 것은 이번 평창 대회가 처음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쿼터를 받은 종목도 있지만, 그 동안 불모지였던 다른 종목들에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던 결과였다.

동계 올림픽 모든 종목에 출전하는 만큼 선수단의 목표도 크다. 1988 서울 하계 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기록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에 개최하는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포함하여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아직 메달을 획득한 적은 없지만, 메달권 진입을 노려보는 종목들까지 모두 계산한 목표이다. 13일까지 대한민국 대표팀이 획득한 메달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임효준이 획득한 금메달 1개가 전부다. 한 번 쯤은 메달 획득을 노려보던 일부 종목에서 선수들이 아쉽게 최종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는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이번 대회에서 15개 종목을 모두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스포츠계에서 대단한 사건이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각 종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세계 랭킹에 들어야 하며,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매년 성적을 관리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게다가 하계 올림픽 종목과 달리 동계 올림픽 종목은 훈련 시설을 갖추는 데 훨씬 까다로운 지리적 조건이 필요하다. 만일 훈련 시설을 갖췄다고 해도 실내 온도 조절이 불가능한 설상 종목들은 겨울에만 훈련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을 갖추기가 힘들다.

대한민국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동계 스포츠 훈련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1988 서울 하계 올림픽, 일본과 함께 개최했던 2002 월드컵 그리고 이번 동계 올림픽까지, 큰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메달 획득은 아직 1개뿐이다. 그러나 앞으로 각종 스포츠 종목들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스포츠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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