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 영입을 발표했다.

kt 위즈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 영입을 발표했다.ⓒ kt위즈


탈꼴찌를 노리는 마법사들이 잠수함 한 대를 새로 장착했다.

kt위즈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 베어스와 NC다이노스, 그리고 호주의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활약했던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창성은 2016년까지 9년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하다가 NC에서 방출된 후 호주 리그에 진출해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고창성은 프로 9년 동안 1군에서 273경기를 모두 불펜에서 등판했던 전문 불펜 투수다. 두산을 떠난 이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경험이 많고 여전히 리그에 흔치 않은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에서 작년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86)였던 kt에서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창성은 오는 2월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2년 연속 홀드 2위 후 부진, 5년 만에 NC로 이적

선린 인터넷고 출신의 고창성은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썩 대단한 선수가 아니었고, 고교 졸업 당시에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그 시절 선린 인터넷고의 에이스는 현재 SK와이번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희상이었다). 하지만 경성대 진학 후 대학야구를 주름잡는 잠수함 투수로 성장했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2차 2라운드(전체 13순위)라는 제법 높은 순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고창성은 대학 3학년 때 100이닝을 넘게 던지는 등 대학시절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등판을 했다. 이 때문에 고창성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루키 시즌 1군에서 단 5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2009년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등장한 고창성은 64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1세이브1 6홀드 평균자책점 1.95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고창성은 2010년에도 임태훈의 선발 전환과 이재우의 부상으로 필승조가 무너진 상황에서 '홀드왕' 정재훈과 함께 두산의 불펜을 지키며 6승 4패 22홀드 3.62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2년 연속 홀드 부문 2위를 기록한 고창성은 시즌이 끝난 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량도 인정 받고 부담스러웠던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고창성의 앞날엔 꽃길만 펼쳐질 거 같았다.

하지만 2011 시즌이 밝아도 고창성의 봄은 오지 않았다. 이용찬의 선발 전환과 정재훈의 마무리 전환으로 불펜이 허약해진 두산에서 고창성은 팀 내 최다 홀드(14개)를 기록했지만 투구 내용(평균자책점 4.44)은 풀타임 1군 투수가 된 이후 가장 나빴다. 고창성이 부진에 빠진 2011년, 김경문 감독(NC)은 중도 사퇴했고 두산은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최악이라 생각했던 2011년은 차라리 나은 시즌이었다. 고창성은 2012년 21경기에서 3승 2패 3홀드 8.62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고창성이 지키던 필승조 자리는 젊은 홍상삼이 대체했다. 여기에 신인 변진수(경찰 야구단)가 입단 첫 해부터 기대 이상의 성적(4승 1세이브 2홀드 1.71)을 올리면서 고창성의 입지는 더욱 작아졌다. 결국 고창성은 2012 시즌이 끝나고 신생 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이적했다.

6년 만에 김진욱 감독과 재회한 고창성, kt 불펜에 힘 보탤까

본인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사실 고창성에게 NC 이적은 썩 나쁘지 않았다. NC는 고창성의 전성기 시절(2009~2010년)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 본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팀이었기 때문이다(김진욱 감독은 2007~2010년까지 두산의 2군 투수들을 지도했던 코치였다). 하지만 고창성은 NC 이적 첫 해 1홀드 4.79에 그치면서 1년 만에 재회한 옛 스승 앞에서 명예를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2014년에는 2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홀드 1.80으로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지만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등 신예들의 성장에 밀려 주요 보직을 얻지 못했다. 결국 고창성은 2015년 6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고 2016 시즌이 끝난 후 NC의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때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던 KBO리그 대표 불펜 투수의 초라한 몰락이었다.

하지만 고창성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작년 10월 호주로 건너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호주에서 고창성의 좋은 몸 상태를 확인한 kt에서 고창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창성이 두산을 떠날 당시 두산의 사령탑이었던 김진욱 감독과 잠실이 아닌 수원에서 6년 만에 재회하게 된 셈이다. 두산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시작으로 지난 6년 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고창성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작년 시즌 kt의 1군에서 활약한 잠수함 투수는 고영표와 엄상백, 최원재가 있었다. 이 중 고영표를 풀타임 선발, 최원재를 1·2군을 오가는 1.5군급 투수로 분류한다면 풀타임으로 활약했던 전문 불펜 투수는 엄상백 뿐이었다. 여기에 고창성이 1군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김재윤, 이상화, 심재민, 엄상백, 고창성 등으로 구성될 kt의 불펜진은 작년보다 훨씬 다양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NC에서 방출된 후에도 꾸준히 개인 운동을 했고 호주 리그에서도 공을 던졌다지만 고창성은 2015년 5월 19일 kt전을 마지막으로 KBO리그 1군 등판을 하지 못했다. 고창성으로서는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를 통해 잃어버린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록 짧았지만 한때 정상급 불펜 투수였던 고창성이 새로운 팀에서 끝날 수도 있었던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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