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이 장기집권하고 있는 UFC 플라이급의 2인자를 꼽으라면 역시 오랜 기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조셉 베나비데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12년 UFC 초대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존슨에게 패한 베나비데스는 프로 파이터 생활을 하는 동안 전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와 존슨 외의 상대에겐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베나비데스가 마지막으로 타이틀전을 치렀던 시기는 무려 4년 1개월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3년12월 존슨과의 재대결에서 1라운드 KO로 무너진 베나비데스는 이후 6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베나비데스에게 3번째 기회는 찾아오지 않고 있다. 주최측에서는 베나비데스가 이미 존슨에게는 역부족이라는 게 밝혀진 만큼 랭킹이 높다는 이유로 타이틀전 기회를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격투기 세계에서는 챔피언이 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면 뒷전으로 밀려나 다음 기회를 잡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을 돌아야 한다. 그나마 젊은 선수라면 금방 재기할 수 있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 선수라면 다음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작년 4월 로버트 휘태커와의 차기 도전자 결정전에서 패해 먼 길을 돌아가게 된 주짓수 마스터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가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최고의 기량을 가졌음에도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던 타이틀 기회

 일단 그라운드 영역으로 들어가면 소우자를 상대할 수 있는 파이터는 거의 없다.

일단 그라운드 영역으로 들어가면 소우자를 상대할 수 있는 파이터는 거의 없다. ⓒ UFC.com


미국 국적의 파이터 상당수가 레슬링을 기반으로 하는 것처럼 UFC에서 활동하는 브라질 국적의 파이터들은 대부분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기반으로 한다. 소우자 역시 주짓수를 베이스로 하는 파이터 중 한 명인데 소우자의 주짓수 실력은 어설픈 주짓수 파이터들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소우자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주짓수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주짓수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2003년 정글파이트를 통해 종합 격투기에 데뷔한 소우자는 초창기 시절 일본의 드림에서 활동했다. 2009년부터 북미단체 스트라이크포스로 전장을 옮긴 소우자는 2010년8월 팀 케네디를 판정으로 꺾고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1차 방어전에서 훗날 UFC 웰터급 챔피언이 되는 로비 라울러를 서브미션으로 꺾은 소우자는 2차 방어전에서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에게 판정으로 패하며 타이틀을 빼앗겼다.

스트라이크포스가 UFC에 흡수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무대를 옥타곤으로 옮긴 소우자는 크리스 카모지와 오카미 유신, 프랜시스 카몽을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그리고 2014년9월 드림 시절 자신에게 KO패를 안겼던 게가드 무사시를 상대로 깔끔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며 멋지게 설욕에 성공했다. 2015년12월 UFC194에서는 요엘 로메로에게 1-2 판정으로 패했지만 경기 후 판정논란이 있었을 만큼 소우자가 선전한 경기였다.

소우자는 2016년5월 UFC198에서 천재 타격가로 불리던 비토 벨포트를 1라운드 KO로 제압하며 그라운드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만만치 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UFC199에서 마이클 비스핑이 락홀드를 KO로 제압하며 챔피언에 오르는 역대급 이변이 벌어졌고 소우자는 비스핑의 1차 방어 상대로 낙점되는 듯 했다. 하지만 비스핑이 1차 방어 상대로 뜬금없이 댄 헨더슨을 지목하면서 상황은 꼬이고 말았다.

소우자는 락홀드와의 재대결을 통해 공식적으로 도전자 자격을 얻으려 했지만 락홀드의 부상으로 경기가 취소됐고 자신을 이긴 로메로가 전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을 KO로 꺾는 상황이 발생했다. 와이드먼을 꺾은 로메로는 미들급 랭킹 1위로 올라섰지만 정작 비스핑은 로메로의 약물 전력을 문제 삼으며 타이틀전에 난색을 표했다. 이 과정에서 비스핑은 로메로의 차선책이 될 수 있는 소우자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휘태커전 KO패 후 브런슨 상대로 재기전, 김지연은 플라이급 데뷔

 김지연은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내려 UFC 첫 승을 노린다.

김지연은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내려 UFC 첫 승을 노린다. ⓒ UFC.com


결국 소우자는 미들급의 떠오르는 신예 휘태커를 상대로 차기 타이틀 도전자 결전전을 가졌다. 휘태커는 웰터급에서 3승2패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지만 미들급으로 체급을 올린 후 연승 행진을 달리던 1990년생의 젊은 파이터다. 그리고 소우자는 휘태커를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 들이지 못한 채 2라운드 중반 휘태커의 타격에 압도를 당하면서 KO로 무너졌다(휘태커는 현재 UFC 미들급 챔피언이 됐다).

휘태커와의 경기에서 가슴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소우자는 수술 후 재활 과정에서 맹장 수술까지 받으며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가슴 한 켠에 남아 있던 UFC 챔피언의 꿈은 노장 파이터 소우자의 투지를 다시 일으켰다. 소우자는 오는 28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UFC on Fox 27대회 메인이벤트에서 미들급 랭킹8위 데릭 브런슨을 상대로 9개월 만에 재기전을 치른다.

이번에 만나게 될 브런슨은 소우자가 스크라이크포스에서 활약하던 지난 2012년8월 이미 1라운드 KO로 꺾었던 상대다. 하지만 UFC로 무대를 옮긴 후 9승3패6KO를 기록하고 있는 브런슨은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작년 10월에는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료토 마치다를 1라운드 KO로 제압한 바 있다. 브런슨전은 소우자에게 얼마 남지 않은 선수생활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의 여성 파이터 김지연은 같은 날 저스틴 키시를 상대로 플라이급 데뷔전을 치른다. 복싱 동양챔피언 출신의 김지연은 종합 격투기 전향 후 6승2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옥타곤에 입성했다. 하지만 작년 6월 밴텀급으로 치른 UFC 데뷔전에서 루시 부딜로바에게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한 후 플라이급으로 체급 하향을 선택했다. 다소의 파워감소 위험을 감수하고 스피드 향상을 선택한 셈이다.

반면에 키시는 김지연과 반대로 스트로급에서 활약하다가 플라이급으로 체중을 올린 경우다.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서라도 파워를 향상시키고 체중감량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UFC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여성 파이터는 작년 한 해 동안 3연패(전찬미 2패, 김지연 1패)를 당하며 부진했다. 올해는 김지연이 2018년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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