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국 영진위 신인 사무국장

조종국 영진위 신인 사무국장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가 15일 공석 중인 사무국장에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을 임명했다. 영진위는 12일 2차 위원회 임시회의에서 사무국장 임명동의안을 의결했다. 영진위는 오랫동안 공석이던 위원과 위원장 임명에 이어 사무국장 선임까지 마무리해 위원회 체재 정비를 마쳤으며, 블랙리스트 실행과 독단적인 위원회 운영 등으로 추락한 신뢰와 위상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한 조직 쇄신과 운영 혁신에 총력을 기울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영진위에서는 박근혜 선거운동을 돕기만 했을 뿐 영화와 관련 없는 무자격자가 낙하산으로 사무국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많았던 바 있다. 이와 비교할 때, 영화계 현안과 업무에 밝은 영화인 출신이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것은 영진위가 정상궤도에 오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종국 사무국장은 <영화저널><스크린> 편집장, <씨네21> 등 영화전문지 기자, 영화제작사 대표, 부산국제영화제 기획실장,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는 등 영화분야 언론과 영화제작, 영화전문 행정기관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영화 산업·정책 전문가이며, 근래에는 <씨네21> 편집위원으로 영화계 여러 현안에 대해 신랄한 칼럼을 써 왔다.

<씨네21> 시절 조 사무국장은 지사적 면모가 강한 기자로 평가받았을 만큼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 적극 취재해 보도했다. 현장에 대한 관심도 많아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영화현장을 찾아다니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제작자로 나서 영화사 조우필름 대표로 <손님은 왕이다>를 제작했다. 

조 사무국장의 지사적인 모습은 2009년 당시 부산영화제 기획실장을 맡아 도드라졌다. 그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영화인 시국선언에 참여했는데, 이로 인해 당시 부산시로부터 심한 압박과 시달림을 당했다. 조 사무국장은 시국선언 참여자를 "내부의 적"이라고 말한 당시 김동호 집행위원장에 반발해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고 부산영화제를 떠났다.

서병수 시장의 '부산영화제 압박' 처음으로 보도

 지난해 6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부산영화제 태도를 비판한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

지난해 6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부산영화제 태도를 비판한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 ⓒ 성하훈


조 사무국장은 이후 2010년 오석근 감독이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한동안 사무처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 감독이 영진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유력한 사무국장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아시아로 영진위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오 위원장의 의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조 사무국장은 또한 <씨네21>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는 2014년 서병수 시장이 부산영화제를 앞두고 <다이빙벨> 상영 중단을 압박한 사실을 처음 보도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부산영화제 사태 과정에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강제 해임과 이를 방관하는 자세였던 전임 집행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조 사무국장은 지난해 6월 열렸던 국회에서 부산영화제 사태 공청회에 발제자로 나와 '김동호 이사장이 영화인 상당수의 입장과 다른 독자행동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조 사무국장은 '당시 이용관 위원장이 재판받을 때 김동호 이사장은 박근혜와 함께 프랑스에 가서 일정을 수행했고 <다이빙벨> 사태 때 문화융성위원장으로 장관급 직책을 재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행 사태에) 가담하진 않았지만, 방조 혹은 묵인하고 권력 가까이에 있었던 것만으로 책임이 있다"며 "어떤 결단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김동호 이사장의 거취 문제를 공론화시키기도 했다.

조 사무국장은 스크린독과점 등 영화산업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양주종합촬영소와 한국영화아카데미 등 영화기관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준비가 부족한 부산시의 태도를 비판하는 자세다. 오석근 위원장을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겠지만, 졸속 이전 문제에 영화계의 입장이 반영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종국 영진위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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