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죄와 벌> 포스터

<신과함께-죄와 벌>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개봉 3일째인 23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배급사 측은 이날 오후 1시에 관객 100만을 돌파했다며 54시간 만에 100만 돌파를 이뤄냈음을 강조했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관객이 늘어나고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배급사의 강조가 아니더라도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20일 개봉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관객이 늘고 있다. 개봉 첫날과 둘째 날 이틀 연속으로 하루 40만 관객을 넘어섰고 예매율이나 좌석점유율에서도 월등한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쟁 작품인 <강철비>의 흥행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독주하는 양상이다.

설날 추석 등 명절과 함께 영화 흥행의 가장 큰 대목으로 불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이어지는 연휴에도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매율도 55% 이상을 유지하며 현재 흐름으로 볼 때 크리스마스인 25일 최대 400만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추세대로만 가면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600만) 도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을 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작가로부터도 원작을 잘 살렸다는 극찬을 받았다. 주 작가는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었다"라며 "멋진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흡족한 반응을 나타냈다.

판타지·프랜차이즈 영화의 흥행 도전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화재를 진압하다 사고로 죽은 김자홍이 저승에서 이승의 행적에 대해 저승법에 따라 심판을 받는 과정과 여기에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김자홍의 가족사가 드러나며 재판을 받는 순간순간 끊임없이 위기가 찾아오지만 저승차사들과 함께 이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저승이라는 비현실적인 판타지 세계를 묘사하다 보니 CG그래픽이 영화 전체적으로 폭넓게 쓰였고, 가족 간의 사랑을 담으면서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용화 감독은 CG그래픽을 섞어 화려한 SF 판타지 휴먼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연말 개봉 작품들 중 12세 관람 등급을 받아 15세 이상 등급을 받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족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흥행에 기대를 더하고 있는 요소다.

그러나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주목되는 지점은 시의성 있는 정치 사회적 소재의 영화가 많이 개봉해 성공을 거둔 분위기에서, 불모지와 다름없는 판타지 영화의 도전이라는 부분이다. 또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프랜차이즈 영화의 시도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안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 영화는 해외 작품의 경우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 등이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작품의 경우 흥행과 거리가 멀어 제작되는 작품 수도 몇 안 되고 완성도 등도 지적을 받았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강제규 감독의 1996년 작 <은행나무 침대> 정도로, 2000년 개봉한 <단적비연수>나  2006년 개봉한 <중천> 등은 흥행에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김용화 감독이 장기인 CG그래픽을 내세운 전작 2013년 작 <미스터 고>도 제작비 대비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장르영화의 축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판타지 영화를 견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흥행이 불안한 현실이다 보니 제작자들이 나서기를 꺼렸다.

해외진출 도전, 아시아 관객 마음도 잡을 수 있을까?

 <신과함께-죄와 벌>의 한 장면

<신과함께-죄와 벌>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이런 현실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작기간에 6년의 시간이 걸렸고, 평균 제작비도 국내 상업영화 평균을 훨씬 웃도는 고예산 영화라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수도 있다. 제작자인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지난해 <대립군>과 <신과 함께> 제작에 550억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립군>에 10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신과 함께>에 450억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원 대표는 <신과 함께>에 대해 "한국영화산업에서도 나름 의미 있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면서 "적어도 우리 제작진은 한국영화의 기술적인 진보도 실현과 불모지라 여겨졌던 판타지 장르에 대한 도전도 해보고 싶어 아예 기획부터 프랜차이즈 영화를 표방하고 시리즈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또한 "한국영화 관객 수는 이미 5년간 정체기에 들었고 국민1인당 관람 편수도 세계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한국영화는 산업적으로는 해외를 개척하기 전에는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영화로 해외도 도전해보고 싶었고 북미까지는 아니라 해도 아시아권에서만큼은 한국영화의 경쟁력도 인정받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신과 함께>는 103개국에 판매가 됐는데, 아시아권에서는 22일 대만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고 23일 북미 전역에서 개봉하는 등 해외 도전도 시작한다. 대만에서는 한국영화 최대 스크린인 80개를 확보해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스크린 수(100개~120개)와 비슷한 규모로 크리스마스 시즌 정면 승부를 벌인다. 아시아권 관객들 마음도 한국영화가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대표는 시의성과 연관이 없는 작품을 만든 것에 대해 "잘 만들면 흥행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내가 투자자를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상업영화인이지만 가슴 속엔 내가 평생 바쳐온 사랑하는 한국영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는 의무감은 갖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과함께-죄와 벌 판타지 영화 원동연 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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