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17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와 작별한다는 아쉬움 그리고 새해를 시작하는 설렘이 공존하는 시즌이 바로 지금이다. 아마도 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017년을 꽤 바쁘게 보내지 않았을까? 많은 팬의 숙원이었던 콜드플레이(Coldplay)가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를 통해 한국을 찾았고,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 고릴라즈(Gorillaz) 등 스타 뮤지션들의 내한이 연이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혼네(HONNE) 처럼 많은 팬을 보유한 신예들도 한국을 찾았다.

2018년 역시 '내한 풍년'이 될 계획이다. 탄탄한 팬층을 형성한 해외 뮤지션들, 혹은 한 번도 한국을 찾지 않았던 뮤지션들이 한국 나들이를 하기 때문.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 커브는 일찌감치 디 엑스엑스(The XX)의 2월 공연을 확정 지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신스팝 듀오 허츠(Hurts)는 내년 1월, 홍대 인근에 있는 YES24 무브홀에서 팬들을 만난다. 허츠는 2011년, NME가 선정한 '글래스톤베리 최고의 퍼포먼스'에 선정되는 등, 많은 매니아들에게 사랑받는 뮤지션이다.

이들은 첫 내한 공연이 펼쳐진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도 새벽 시간에 무대에 올라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당시 보컬 티오 허츠 크래프트는 꽃을 들고 무대에 오르며 로맨틱한 무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몽환적인 그루브로 주목받고 있는 소울 밴드 더 인터넷(The Internet)도 한국을 찾는다. 3집 < Ego Death >을 그래미 최우수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 후보 상에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1월, 홍대에서 공연했던 이들은 정확히 2년만인 2018년 1월 28일, YES24 라이브 홀에서 공연한다. 이 팀의 메인 보컬인 시드(Syd)는 한국의 딘(DEAN)과 함께 'LOVE'를 작업하는 등,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신예부터 베테랑까지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내한 공연 얼리버드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내한 공연 얼리버드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 소니뮤직코리아


힙합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본토 힙합 뮤지션의 내한은 흔치 않다. 공연계에서도 흥행을 보장하기 어려운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희소식이 있다. 컨셔스 랩(Conscious Rap)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젊은 래퍼 조이 배드애스(Joey Bada$$)가 첫 번째 내한 공연을 확정했다. 1995년에 태어난 뮤지션으로 비교적 젊은 축에 들지만, 1990년대풍의 붐뱁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래퍼다. 올해 4월에 발표한 정규 앨범 < All-Amerikkkan Badass >는 메시지적인 부분에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블로, 코드 쿤스트와 함께 작업한 'Hood'를 통해 국내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영 머니(Young Money Records)의 수장인 래퍼 릴 웨인(Lil Wayne)의 첫 내한 소식 역시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다. 릴 웨인의 공연에는 라이트웰터급 챔피언 출신인 '무패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도 함께한다. 한 힙합 팬은 '형이 왜 여기서 나와?'라며 놀라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특별 MC로서 고려대 화정 체육관으로 향할 계획이다. '왕년의 스타' 넬리(Nelly)는 1월 6일, 고척돔 골든 나인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동시대의 스타였던 에미넘(EMINEM)에 비해 그의 입지는 아주 좁아졌지만, 'Hot In Here', 'Dillema' 등의 히트곡들은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 듯하다.

멋진 새해를 시작하는 방법

 일본 대표 록 밴드로 성장한 원 오크 록(One Ok Rock)

일본 대표 록 밴드로 성장한 원 오크 록(One Ok Rock)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소위 '달리는 록'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원 오크 록(One Ok Rock)의 세 번째 단독 내한 공연이 어떨까? 쟈니스의 아이돌이었던 타카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2010년대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록 밴드다. 질주하는 사운드와 타카의 폭발적인 라이브가 매력이다.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 트웬티 원 파일럿(Twenty One Pilots) 등이 소속된 인디 록 레이블 퓨얼 드 바이 라멘과 계약하는 등,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밴드다.

많은 사람은 연말연시마다 '무엇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곤 한다. 계획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야심 찬 희망과 달리 수포가 되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한두 개의 공연을 정해놓고, 그 공연과 함께 2018년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좋은 공연은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다른 세상을 간접 경험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국내 아티스트이든, 해외 아티스트이든, 크고 작은 공연이든 상관없다. 공연장 앞에서 시린 손을 호호 불며 보내는 연초도 나름 멋지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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