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의 1976년 명반 < Hotel California >. 최근 발매 40주년 기념반으로 재탄생했다.

이글스의 1976년 명반 < Hotel California >. 최근 발매 40주년 기념반으로 재탄생했다. ⓒ 워너뮤직코리아


1970년대 록 음악을 빛낸 이글스(Eagles)의 걸작 음반 < Hotel California > 발매 40주년 기념반(40th Anniversary Expanded Edition)이 당초 예상보다 한 해 늦은 지난 11월말 전세계 동시 발매되었다.

1976년 12월에 첫 공개되었던 작품이기에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이맘때 나왔어야 하지만 핵심 멤버 글렌 프레이의 사망 및 이로 인한 팀 재정비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잘 알려진대로 이글스는 1970년대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웨스트코스트 록(West Coast Rock), 그리고 컨트리 록(Country Rock) 밴드로 활동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음악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팀이었다.

그들의 초기 히트곡들을 모은 < Thier Greatest Hits 1971~1975 >(1976년)는 마이클 잭슨의 < Thriller > (3300만장 판매)와 더불어 한동안 역대 전미 음반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은 스테디셀러이다.(2900만장 판매)  같은 해 발매된 이글스의 정규 5집 < Hotel California > 역시 이에 못잖은 전미 1600만장(세계 3200만장) 판매라는 업적을 쌓는다.

디스코가 물결치던 1977년, 정통 록 음악으로 맞대응하다

 이글스의 주요 곡을 작사/작곡한 보컬리스트 겸 드러머 돈 헨리

이글스의 주요 곡을 작사/작곡한 보컬리스트 겸 드러머 돈 헨리 ⓒ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1970년대 후반 디스코가 전 세계 음악시장을 장악하면서 로드 스튜워트, 키스 같은 록 가수들조차 디스코의 영향을 받은 음악들을 봇물처럼 쏟아냈지만 이글스 만큼은 오히려 팀 역사상 가장 록 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을 내놓으며 그 시대 흐름과는 정반대 방식으로 대응했다.

음반의 동명곡과 'New Kid In Town'등 2곡의 빌보드 1위곡을 배출한 이 작품의 백미는 역시 불멸의 명곡 'Hotel California'의 강력한 존재감이다(1978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 부문 수상).

지금도 일렉트릭 기타 연주의 필수 교재처럼 활용되는 이 곡은 특히 후반부를 장식하는, Bm–F#–A–E–G–D–Em–F#의 기본 코드 진행을 배경 삼아 조 월쉬, 돈 펠더 2명의 기타리스트가 마치 칼싸움을 벌이듯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솔로 연주만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다 해낸다.

1970년대 환락과 쾌락주의에 휩싸인 미국 사회를 은유적으로 그린 가사와 더불어 드럼 연주를 병행하는 돈 헨리의 매력적인 하이톤 보컬 역시 'Hotel California'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담당한다.

 이글스의 핵심 멤버인 글렌 프레이(사진 왼쪽, 보컬 및 기타), 조 월쉬(기타)

이글스의 핵심 멤버인 글렌 프레이(사진 왼쪽, 보컬 및 기타), 조 월쉬(기타) ⓒ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음반의 세 번째 수록곡이자 싱글 커트곡인 'Life In The Fast Lane'(보컬 돈 헨리) 역시 이글스의 자랑거리인 트윈 기타 연주가 곡 무게 중심을 담당하면서 'Hotel California' 못지않은 박진감 있는 전개로 그 무렵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통 록 사운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 Hotel Califonia >지만 이글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발라드 성향의 곡들 역시 빼어난 완성도 속에 나름의 존재감을 맘껏 뽐낸다.

밴드 결성 초기 대표곡  'Desperado'에 버금가는 숨은 명곡 'Wasted Time'과 'Last Resort' (역시 돈 헨리 보컬),  어눌하지만 정감있는 목소리로 선사하는 조 월쉬의 3박자 곡 'Pretty Maids All In A Row' 등은 음반의 완급 조절을 훌륭히 이끌어낸다.

글렌 프레이의 달달한 목소리가 담긴 또 다른 1위곡 'New Kid In Town'을 통해선 여전히 자신들의 뿌리인 컨트리 음악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음을 대중들에게 드러낸다(1978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보컬 편곡' 부문 수상).

1976년 미공개 실황 음원 첫 공개

 이글스의 < Hotel California > 40주년 기념반

이글스의 < Hotel California > 40주년 기념반 ⓒ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이번 < Hotel California > 40주년 기념반 발매의 가장 큰 의의는 1976년 10월 20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LA 더 포럼(프로농구 LA레이커스의 홈구장) 공연 실황을 담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부틀렉(불법 음반)으로만 음성적으로 소개되긴 했지만 정식 음반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1980년, 이글스 활동 당시 유일하게 발매된  라이브 앨범 < Eagles Live >가 있긴 하지만 스튜디오에서의 사후 보정을 워낙 많이 거친 탓에 공연 실황 다운 생생함이 상당 부분 퇴색하는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었다. 

아쉽게도 이번 기념음반은 1976년 공연의 전곡을 아우르진 못했지만 총 10곡의 라이브 음원만으로도 그 무렵 혈기 왕성하던 "청년 시절" 이글스의 모습을 소리로 나마 담는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Hotel California', 'New Kid In Town'을 비롯해서 라이브 버전으론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One Of These Night', 'James Dean', 'Funk #49'등  고전 명곡들이 연이어 연주되는 것만으로도 올드팬들에겐 큰 즐거움이 될 법하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발매된 3디스크 한정반의 경우, < Hotel california > 전곡의 24비트 고음질 음원을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가 추가된 구성으로 발매되었다(현재 국내에선 2디스크 버전이 모든 음원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글스는 이제 칠순을 넘긴 돈 헨리, 조 월쉬, 티모시 B. 슈미트(베이스, 보컬) 등 핵심 멤버 3명 외에 미국 컨트리 음악계의 슈퍼스타 빈스 길(보컬, 기타), 그리고 글렌 프레이의 아들 디콘 프레이(보컬, 기타)를 투어 멤버로 영입해 성공적인 전미 순회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이글스 Hotel California 40주년 기념반 공식 홍보 영상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이글스 호텔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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