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조합원 “김원배 이사 사퇴, 고영주도 결단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복도 앞에서 이사회에 참석하는 고영주(왼쪽) 방문진 이사장에게 MBC 정상화를 촉구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MBC 조합원 “김원배 이사 사퇴, 고영주도 결단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복도 앞에서 이사회에 참석하는 고영주(왼쪽) 방문진 이사장에게 MBC 정상화를 촉구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구 여권 추천 이사 2명의 자진 사퇴 이후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이사장이 "자진 사퇴는 없다. 방통위 해임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이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방문진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MBC 노조가 여의도 사옥 매각 문제, 호화 골프 접대 문제 등을 지적했고, 이 때문에 내가 많이 약해졌다고들 한다. 최근 국감장에서도 한 여당 의원이 앞서 나간 이사들이 자기 비리 때문에 나가는 거라 하던데, 지금 나가면 이 비리를 꼼짝없이 뒤집어쓸 것 아니냐"면서 "나도 방송통신위원회가 국감(27일) 전에 해임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신임이든 해임이든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인 24일, 방문진 구 야권 추천 이사 3명(유기철, 이완기, 최강욱)은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2015년 8월 제10기 방문진이 출범한 이후 MBC는 공정성 신뢰도 경쟁력 영향력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고영주 이사장이 방문진 대표로서 역할과 직무를 방기했고, MBC 경영진의 잘못과 비리를 앞장서 감싸고 비호해왔다는 이유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사장 불신임안이 통과하더라도, 이사직을 유지하며 방통위에서 해임할 때까지 버틸 예정이다.

고 이사장은 "나는 검사 시절부터 언제 어디서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동료 이사들과 MBC 임직원들, 주위 애국 진영 인사들에게 내 거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전부 절대 물러나지 말라더라"면서 "자진 사퇴를 하든 해임을 당하든 시간적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사회 불신임 의결, 방송통신위원회 해임까지 모두 받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법적으로 따져볼 생각"이라면서 '해임 무효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이사장은 노조가 제기한 '여의도 사옥 매각 개입' 건에 대해 "여의도 사옥은 그냥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주차장 임대사업 등으로 20억 정도 수익이 발생하지만, 관리 비용, 세금 등으로 1년에 40억 정도가 들어 매년 20억 적자가 발생한다. MBC 1년 흑자가 20억인데, 그에 맞먹는 적자를 감수하고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있느냐"면서, "4800억을 일시불로 내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소개한 것 뿐이지, 나는 그 업체 쪽과 일면식도 없다"고 반박했다.

MBC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떨어진 데 대한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MBC는 광우병 같은 큰 실수를 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광우병 같은 보도가 없었지 않느냐. 오히려 MBC에 대한 신뢰도는 오르고 있다"고 답했고, 지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MBC 보도에 대해 "최근 국감에서도 태블릿 PC는 다른 사람 것이라고 드러나지 않았느냐"면서 "최순실 게이트는 실체가 없다. 대체 무엇을 국정 농단이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방문진 정기 이사회는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당초 25일 방통위는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2명의 보궐이사를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24일 취소했다. 금요일인 27일에는 방문진의 국감도 예정돼 있어 이번 주 안에는 보궐이사 선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궐이사가 선임되고,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더라도, 고 이사장은 비상근 이사로 계속 이사회에 참석하게 된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이사장 2차 공판 출석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고소당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했다. 군복 차림의 지지자 등 수십명이 고 이사장을 기다린 뒤 함께 법정으로 향했다.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이사장 2차 공판 출석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고소당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했다. 군복 차림의 지지자 등 수십명이 고 이사장을 기다린 뒤 함께 법정으로 향했다. ⓒ 권우성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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