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하비 와인스타인 퇴출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하비 와인스타인 퇴출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성추문에 휩싸인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이 아카데미에서 퇴출당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미국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비상회의를 소집해 와인스타인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발표했다.

아카데미는 성명을 통해 "54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투표에서 와인스타인 퇴출을 3분의 2 이상 찬성했다"라며 "최근 와인스타인에 대한 논란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와인스타인의 퇴출은 존경할 가치가 없는 인물과 결별하는 것을 넘어 영화계에서 약탈적 성폭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수치스럽게 연루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인스타인은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킹스 스피치> 등을 성공시킨 유명 영화 제작자였으나 지난 30년 동안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많은 여성 배우와 영화사 여성 직원에게 성폭력을 가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애슐리 쥬드, 로즈 맥고언 등 와인스타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와인스타인이 설립한 영화자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매각 및 폐쇄설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당혹'

아카데미가 회원의 퇴출 결정을 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앞서 영국아카데미(BAFTA)도 와인스타인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으며, 미국제작자협회(PGA)도 곧 와인스타인 퇴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와인스타인의 스캔들은 미국 정계까지 흔들고 있다. 그가 민주당의 오랜 지지자로서 거액을 기부해왔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린턴과 오바마는 즉각 와인스타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공화당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여성을 대변한다면 와인스타인이 냈던 기부금을 반환해야 한다"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날 와인스타인은 "(성범죄 관련) 치료와 교육을 받을 것"이라며 "영화계가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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