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래퍼 에미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디스'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에미넴은 '더 스톰(The Storm)'이라는 제목의 비속어와 욕설이 섞인 프리스타일 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거침 없이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4분 30초가량의 영상에서 에미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남성우월주의, 핵 위협, 트위터 막말 등을 거론하며 폭풍 같은 랩을 쏟아냈다. 에미넴의 랩은 순식간에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며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에미넴은 "바로 여기가 폭풍 전 고요인가"라며 랩을 시작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혹은 이란에 대한 선제 군사공격을 암시하며 무심코 던졌던 '폭풍 전 고요' 발언을 조롱한 것이다.

이어 "오바마를 지지하는 게 더 낫겠다"라며 "우리의 현직에는 가미카제가 있다. 핵 홀로코스트를 불러올지도 모른다"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거친 설전으로 인한 핵 위협 고조를 비판했다.

에미넴은 "인종차별은 트럼프가 환상적이라고 여기는 유일한 것", "누가 트럼프의 사치스러운 여행을 위한 돈을 낼 것인가", "트럼프는 우리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등의 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소수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로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기립을 거부한 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선수 콜린 캐퍼닉을 비하해 논란이 된 것도 지적했다.

 에미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랩을 발표한 것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에미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랩을 발표한 것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캡처


특히 에미넴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신의 팬들을 향해서도 "나의 팬 중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을 긋겠다"라며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선택하기 어렵다면, 누구 옆에 서야 하는지 확실하게 구분 지어 주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미넴은 "우리는 우리의 군인들을 사랑하고, 우리의 나라를 사랑하지만 우리는 트럼프가 싫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랩이 끝난 후 카메라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에미넴의 응원을 받은 캐퍼닉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랩 영상을 올리며 "고맙다"라고 인사했고, 에미넴의 한 팬은 "나는 당연히 (트럼프가 아닌) 에미넴의 옆에 설 것"이라고 화답했다.

에미넴은 지난해 대선에서도 '캠페인 스피치'라는 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엿 같은 후보", "예측 불가능한 폭탄"이라고 불렀고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는 직접 트럼프 반대 시위를 이끌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은 에미넴의 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에미넴 도널드 트럼프 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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