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감독의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의 <공범자들> ⓒ 뉴스타파


<공범자들> 25만. <저수지게임> 12만 3천. <김광석> 9만 3천. 고발성격이 강한 심층 탐사보도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성적이 거의 대박 수준이다. 1만 관객도 쉽지 않은 현실과 비교하면 비슷한 시기 개봉한 세 작품의 성적은 박스오피스 다양성 영화 순위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

이들 영화들은 문제제기 뿐만 아니라 관객 몰이에도 성공하며, 단순히 사회성 다큐들이 개봉에 의의를 두던 형태와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방송사 피디와 언론사 기자가 감독을 맡거나 주연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감독들의 경우 두 번째 작품으로 전작에 비해 2배 가까운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사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 것도 특징이다. 단순 고발을 넘어 여론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큐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회적 이슈와 흥행 두 마리 토끼 잡아

<공범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KBS와 MBC 공영방송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단순히 정권이 바뀌면서 그간 침묵하다 태도가 바뀐 것으로 오해하던 시민들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9년 간 방송 노동자들이 내부에서 해직을 각오하고 싸웠고, 숱한 징계를 감수하며 지속적으로 저항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최승호 감독이 전작 <자백>이 14만 3천 관객을 동원했다면, <공범자들>은 2배 가까운 관객이 찾으며 역대 다큐멘터리 흥행 순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8일까지 집계된 관객수는 25만 9천 명이다.

개봉 2달이 가까워지고 있으나 지금도 꾸준히 상영되고 있고,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주 상영을 위해 최 감독은 추석 연휴 기간 중 최 감독은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열풍이 해외까지 이어지면서 공영방송 파업에 지원군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15일부터는 IPTV와 케이블TV로도 상영되면서 더욱 널리 퍼지고 있다. 사회적 이슈와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주진우 가지가 주연으로 나오는 <저수지 게임>

주진우 가지가 주연으로 나오는 <저수지 게임> ⓒ 프로젝트 부


<저수지 게임>은 이명박 정권의 비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권 당시 벌어진 농협의 이상한 대출을 추적하는 영화는 주진우 기자의 취재 동선을 밀착해 따라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정면 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 왔다.

개봉 14일 만인 지난 9월 20일 10만 관객을 넘어섰고 8일 현재 12만 3천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최진성 감독은 전작은 <더 플랜>으로 3만 4천 관객을 기록했는데, <저수지 게임>은 3배 가깝게 관객이 더 늘어난 셈이다.

지난 정권 다시 비리 문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영화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 발생한 여러 형태의 비리 추적에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네이버와 티빙 등 IPTV에도 상영되고 있다.

기존 언론 불신이 다큐멘터리로 표출

 이상호 감독의 <김광석>

이상호 감독의 <김광석> ⓒ 씨네포트


가수 김광석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김광석>은 반전 흥행이 눈에 띠는 경우다. 지난 8월 30일 개봉한 영화는 개봉 3주차를 넘기며 관객들이 발길이 많이 줄었다. 전작인 <다이빙벨>과 비슷한 5만 관객 정도가 예상되는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9월 20일 나온 고 김광석의 외동딸 김서연 양이 이미 10년 전에 사망했다는 소식은 분위기를 바꿨다. 줄어들던 극장이 다시 열렸다. 하루 500명 안팎으로 줄었던 관객도 이후 최대 10배 이상 치솟았다. 영화에서 정조준했던 고 김광석의 부인 서햬순 씨가 인터뷰에 등장한 이후로 영화 흥행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8일 현재 9만 5천 관객을 기록 중인 <김광석>은 10만 돌파가 유력한 상태다.

특히 여러 매체들이 뛰어들어 사안을 추적하고 보도하는 데다, 이상호 감독이 확인 안된 사실을  지나치게 단정한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더욱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상호 감독은 "김광석 부녀 의문사 수사의 성공위해 협조하되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다만 영화도 안보시고 부정확한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셔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SNS를 통해 밝혔다.

저널리즘 다큐의 흥행에 대해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이 나왔을 때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니 다큐가 역할을 대신한다며 '무비 저널리즘'으로 조명 받은 것과 비슷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또한 "<공범자들>이나 <김광석>은 방송에서 쌓은 경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법을 알고 있는 것 같고 <저수지 게임> 주진우 기자도 마찬가지"라며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증거를 찾아내는 모습에 관객이 호응하는 것 같고, 기존 언론에 대한 관객들이 불신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열망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공범자들 저수지 게임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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