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곡이 담긴 정규앨범. 요즘 앨범치곤 예외적으로 많은 곡 수다. 슈가볼은 풍성한 들을 거리를 담은 <예외>라는 정규앨범을 4년 만에 발표했다. '사랑 전공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달달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눌러 담았다. 기존에 싱글 형태로 발표한 6곡에 미발표곡 6곡으로 구성된 앨범은 한 마디로 '듣기에 편안한 앨범'이다.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슈가볼의 음악감상회 현장을 전한다.

편안하지만 완성도 높은 앨범

슈가볼 가수 슈가볼이 11일 정오 4년 만에 정규앨범 <예외>를 발표했다. 지난 2013년 6월에 발표한 <사심> 이후 선보이는 앨범으로, 그동안 디지털 싱글로 공개됐던 곡들을 포함하여 총 12곡을 담았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곡인 '예외'다.

가수 슈가볼이 11일 정오 4년 만에 정규앨범 <예외>를 발표했다. ⓒ 제이제이홀릭미디어


타이틀곡은 앨범 명과 같은 이름의 '예외'란 곡이다. 보사노바풍 노래로, 슈가볼은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 들으면 좋은 노래"라고 이 곡을 소개한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너의 앞에 서면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예외의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이 싫지 않고 너에게만은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내용의 곡이다.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중간중간 싱글 형태로 곡을 발표해온 슈가볼은 '정규발표 텀을 4년은 넘지 말자'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며 4년 만에 정규앨범 <예외>를 발표했다. 본인 돈을 투자해서 낸 앨범이며, 그는 "내가 이걸 통해 '뿌린 만큼 거둔다'는 생각은 접은 지 오래됐다"고 말한다.

"완성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솔직한 마음은, 싱글로 내면 더 많은 집중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들을 정규앨범 하나에 담아낸 점이 아쉬움은 든다. 하지만 정규앨범으로 모아서 들려드리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슈가볼은 이번 앨범에 대해 "기존보다 편안하지만 사운드 면에서는 더 완성도 높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오래 작업한 만큼 후련함과 아쉬움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든다고 말한다.

'사랑 전공자 슈가볼'이라는 말이 있더라는 MC의 말에 그는 소탈하게 답했다. "'이별 전공' 헤이즈는 저도 많이 들어봤는데 '사랑 전공' 슈가볼은 생긴 지 얼마 안 됐거나 급조된 것 같다. 하지만 이왕 생긴 거면 잘 가져가 보고 싶다"고 재치있게 말한 것. 그러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사랑 전공자로서 이별 전공자 헤이즈 씨와 협업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 박신혜에 대한 조심스러운 러브콜도 있었다. 그는 "옛날에 박신혜 씨가 저와 듀엣 해보고 싶다고 어딘가에서 말씀하셨고 그래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없으시다"며 웃어 보였다. 덧붙여 "배우로서도 좋아하지만, 박신혜 씨의 음색을 좋아한다"며 수줍은 목소리로 "(듀엣)곡을 써 놓긴 했는데..."라고 말했다.

나의 아이덴티티는 '가사'

슈가볼 가수 슈가볼이 11일 정오 4년 만에 정규앨범 <예외>를 발표했다. 지난 2013년 6월에 발표한 <사심> 이후 선보이는 앨범으로, 그동안 디지털 싱글로 공개됐던 곡들을 포함하여 총 12곡을 담았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곡인 '예외'다.

슈가볼은 그동안 디지털 싱글로 공개됐던 곡들을 포함하여 총 12곡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곡인 '예외'다. ⓒ 제이제이홀릭미디어


겨우 1시간 남짓한 음감회지만 그의 '섬세함'은 말투에서 고스란히 배어 나왔다. 그가 만드는 가사 역시 섬세함을 특징으로 한다.

"사랑 노래지만, 뻔하지 않게 쓰는 게 저의 최종적 목표다. 저의 아이덴티티는 '작사'에 있다고 믿는다. 사랑 노래가 심한 경우에는 '워워워 너를 사랑해 내게 돌아와 컴백투미'인데 그런 걸 지양하려고 한다. 가사를 글로 봤을 때도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졸업은 못했지만 동국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다닌 것도 그런 가사를 쓰기 위한 이유도 있다. 뻔하지 않은, 디테일이 있는 가사를 쓰고자 노력하는데 듣는 이들도 알아채 주시고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섬세하고 디테일한 가사가 살아있는 수록곡을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두려워 질만큼'을 꼽았다. 상대방이 너무 좋아져서 두려워 질만큼이 되었단 가사다. '우리는 유치해지고 대담해지고 웃음이 많아지고 마음을 빠르게 열고'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 친한 친구나 오랜 친구보다 더 깊은 대화와 진심을 나누는 이런 빠른 사랑이 두렵기도 하다는 내용이다.

슈가볼은 데뷔 12년 차 가수다. 이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가사는 기본이고, 사운드 면에서 높은 퀄리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답했다.

"제가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게 되면서 당연한 걸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속된 말로 '꼰대' 같은 시선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음악도 그렇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슈가볼 가수 슈가볼이 11일 정오 4년 만에 정규앨범 <예외>를 발표했다. 지난 2013년 6월에 발표한 <사심> 이후 선보이는 앨범으로, 그동안 디지털 싱글로 공개됐던 곡들을 포함하여 총 12곡을 담았다.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곡인 '예외'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가사가 장점인 슈가볼.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가사에 담았다. 그가 부르는 사랑 노래가 오래 귀에 남는 이유이다. ⓒ 제이제이홀릭미디어



슈가볼 예외 투정 고창인 음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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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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