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언론인 노종면 전 YTN 기자(일파만파)가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직 언론인 노종면 전 YTN 기자(일파만파)의 모습. 지난 1월 3일 열린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시사회현장. ⓒ 유성호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가 3225일 간의 긴 해직을 마치고 YTN에 복직한다. 아직 이사회 의결 절차가 남긴 했지만 이달 안으로 복직 절차가 마무리 되고 3명의 YTN 구성원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YTN 노조 전·현직 집행부 6명이 해고된 뒤,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의 복직이 요원해보였다. 4일 오전 <오마이뉴스>는 노종면 기자에 전화를 걸어 복직 심정을 물었다. "물론 고마운 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노 기자는 "하지만 우리 복직이 다른 MBC 해직 언론인들하고 같이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는 언론계의 축제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먼저 복직을 하게 돼 개인적으로 무거운 마음이 있다"고 알렸다.

또 노 기자는 이번 복직 협상에 대해 "복직은 적어도 거래 대상이 아닌데 이 복직을 갖고 불순한 의도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며 "이번 협상이 타결된 것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밑바닥부터 변화와 혁신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YTN 구성원들의 역할이 재조정되는 게 필요하다"며 YTN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종면 YTN 해직 기자가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모습.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한 장면. ⓒ 인디플러그


다음은 노종면 기자와 나눈 일문 일답이다.

- 3225일만의 복직이다. 심정이 어떤가.
"협상 진행 상황을 알아왔던 터라 심정을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좋은 일이다.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고. 특별히 '협상'이라는 형식으로 노사가 쭉 논의를 벌여 왔지만 사실은 시민들의 요구를 YTN 노사가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 만들어준 시민들, 우리 YTN 내부 노조나 구성원들, 저희 복직시키려고 애써주신 분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 사측에 요구할 게 많을 것 같은데.
"그동안 복직 협상이 몇 차례 진행이 되다가 중단된 일이 있었다. 복직은 거래의 대상이 아닌데 복직을 불순한 의도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타결된 것이 마냥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림수가 있는지 없는지 경계를 안 할 수가 없다. 때마침 사장도 없는 상황 아닌가. 복직을 일단 시켜주고 사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행 체제를 이대로 끌고 가는 건 아닌지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사측이 그런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동료들하고 경계할 것이다."

- YTN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는데.
"이번 YTN 사장 공모는 사장을 뽑는다기 보다 나를 배제하는 쪽으로 '담합'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부당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무효라고 본다. 재공모를 할 때는 안전장치을 갖추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논란이나 의혹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한다. 그것이 언론사로서 YTN이 반드시 해야 하는 숙제라 본다. 현 경영진이 인사 등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 좋은 사장이 올 수 있도록 거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해직자들 또한 인사의 대상이 되는 '사원'이다. 내부에서 YTN이나 시청자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맡기는 것이 좋은지 논의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지금은 어떤 계획이든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경영진 체제가 불완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장 공모를 조속히 끝내야 한다. 그리고 밑바닥부터 변화와 혁신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YTN 구성원들의 역할이 재조정되는 게 필요하다. 복직하면 뭘 할지 생각하는 건 아직은 성급하다고 본다."

- YTN을 비롯해 공영방송 KBS와 MBC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 마디 해달라.
"우리 복직이 다른 MBC 해직 언론인들하고 같이 이뤄졌다면 더할 나위 없는 언론계의 축제가 될 수 있었는데 저희가 먼저 복직을 하게 돼 개인적으로 무거운 마음이 있다. 저희가 바라는 건 저희의 복직이 여전히 싸우고 있는 MBC 언론노동자들에게 힘이 좀 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복직한 이후에도 KBS와 MBC에 연대할 거다. 개인 해직자 3명의 복직이 문제가 아니다. 이번 복직은 언론계가 정상화되는 과정의 한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공영언론사가 정상화되는 게 '완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싸움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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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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