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학교' 꿈을 향해 출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입학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 이정민


가능성으로 가득한 예쁜 '여학생들'을 모아 현실에 없을 것 같은 기숙학교를 만들고 현실에 없는 '아이돌학 개론'이나 '칼군무의 이해' 같은 과목을 가르친다. 그리고 그렇게 가르친 41명의 학생을 '육성회원'(<아이돌학교> 관련 투표에 1회 이상 참여하는 시청자)들이 9명의 걸그룹으로 데뷔시킨다. 청소년들이 가장 되고 싶어 하는 직업 1위인 아이돌. 12일 오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이 학교의 세계는 그 환상을 총집합시킨 듯한 모양새였다.

"'청소년들의 판타지 속에 있는 전문 아이돌 학교를 현실로 가져와 그 판타지를 경험하게 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됐다." (신유선 피디)



'아이돌학교' 꿈을 향해 출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입학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입학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그런데 그 판타지가 다소 위험해 보인다. 선발 과정에서부터 '춤과 노래'로 선발하는 것이 아닌 '예쁨'을 보겠다는 공지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선공개 된 뮤직비디오에서 '세라복'(해군복에서 따온 일본식 교복)과 부르마(일본식 체육복)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에 '성 상품화' 논란까지 제기됐다. 방송 전부터 이미 화제성을 잡고 들어간 <아이돌학교>의 모습이 13일 첫 방송에 앞서 일부 공개됐다.

'성 상품화' 지적에 답하다

'아이돌학교' 김희철, 선생님 된 우주대스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담임교사 김희철이 슈퍼주니어 은혁이 오늘 제대했다며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담임교사 김희철이 슈퍼주니어 은혁이 오늘 제대했다며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성 상품화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불편할 수밖에 없다. 성 상품화라는 게 위험한 말이지 않나. 나를 제외하고 인성적으로 문제가 없었던 사람들이 하는 프로그램이다. 1회를 보면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고 만일 성 상품화적인 방송이었다면 회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취향의 차이로 본다. 요즘 가만히 보면 남성과 여성끼리 편을 가르고 싸우는 경우가 많은데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소속사가 없는 친구들을 데뷔시키는 RPG(롤플레잉게임) 예능 같은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성 상품화라는 건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김희철)

가수 김희철은 작심한 듯 쏟아냈다. 취재진 사이에서 '예쁨'으로 선발하는 '외모지상주의'와 '성 상품화' 논란 등이 연이어 질문으로 나온 다음이었다. 김씨는 이것이 '취향'의 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취향'을 예비 아이돌에게 적용하여 상품화한다면? 과연 <아이돌학교>는 단순히 하나의 '취향'으로만 존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일까. 김희철은 RPG라고 했지만, 오히려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판타지를 자극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아이돌학교' 꿈을 향해 출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입학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입학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예컨대 물에 젖은 채로 '부르마'와 비슷한 체육복을 입고 춤을 추는 아이돌은 과연 어떤 사람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일까. <아이돌학교>의 학생들이 입는 체육복이 일본식 체육복인 '부르마'와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경남 피디는 "비슷할 뿐이지 자세히 보면 좀 다르다"고 말했다. 일부 취재진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졌다. 이어 전 피디는 "예쁜 옷을 찾다 보니 일본에 있는 야하다는 체육복과 비슷하다는 오해가 많은데, 그렇게 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음악 선생님'이자 원조 아이돌 바다도 "아이들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한국형 성장 판타지

국내 최초 '아이돌학교' 개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전경남 PD와 신유선 PD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전경남 PD와 신유선 PD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실력이 완성되지 않은 미완성인 친구들이 학교를 통해 성장을 하고 이뤄내는 스토리가 녹아있는 것이 학교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전경남 피디)

'어리고 미숙한 소녀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더 나은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일. <슈퍼스타K>나 <프로듀스101> 같은 서바이벌이든 리얼리티를 표방한 <아이돌학교>든 한국 예능은 이 '성장 판타지'를 자주 활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담 속 주인공들이 스스로 커나가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손에 의해 키워지고 선택될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조차 '선생님'과 '육성회원'에 의해 기획되는 공간. 적어도 <아이돌학교>는 이 '학생들'을 그렇게 대우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41명의 소녀가 주체적으로 "예쁘게 크겠다"는 다짐을 하는 대신 "예쁘게 키워주세요"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이돌학교' 꿈을 향해 출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담임교사 김희철과 입학생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담임교사 김희철과 입학생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아이돌학교>의 교장으로 발탁된 배우 이순재의 시선도 우려스럽다. 배우 이순재는 아이돌학교의 "순결하고 아름다운" 소녀들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면서 교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그녀들은 어느 기간을 넘어서면 시집을 가서 아내가 되고 엄마가 돼야 한다"며 "은퇴 후에도 아내와 어머니로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자신감과 인성 훈련을 시키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순재의 관점에서도 이 예비 아이돌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아이돌학교>가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교장 이순재가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런 점에서 닮았다. 이는 사회가 여성 아이돌을 보는 시선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돌학교' 이순재, 야동순재에서 교장순재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어이돌학교'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전문 교육 기관을 콘셉트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성장해가는 11주의 과정을 통해 최종 성적 우수자 9명을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3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아이돌학교>를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이순재는 취재진이 제기하는 이 모든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이돌학교>는 사설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라 방송에서 하는 것이다. 방송은 모든 것이 공정해야 한다. 악습들을 일소하는 것이 방송의 의무다. '학교'라는 이름을 붙인 건 하나의 엔터테이너, 아이돌을 키워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 의무를 어떻게 실천할지, 여성 아이돌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프로그램의 고민이 최소한 이 날 현장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과연 <아이돌학교>는 이 모든 논란을 피해 "악습을 일소"할 수 있을까. 13일 목요일 첫 방송.


아이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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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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