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하차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

미국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하차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 ⓒ CBS


미국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의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이 출연료 차별 문제로 방송사와 갈등을 겪으며 하차했다.

AP,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두 한국계 배우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백인 배우들과 같은 수준의 출연료를 달라고 요청했다가 방송사가 이를 거절하자 하차를 선언했다.

미국 지상파 CBS 방송의 <하와이 파이브 오>가 2010년 시작했을 때부터 주연으로 활약해온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8번째 시즌 촬영을 앞두고 방송사와 새로운 출연료 협상을 진행했다.

방송사로부터 백인 동료 배우 스콧 칸과 앨릭스 오로플린보다 10~15% 적은 수준의 출연료를 제안받은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이들과 똑같은 수준의 출연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더 이상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대니얼 대 킴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CBS와 새로운 계약을 합의하지 못해 더 이상 <하와이 파이브 오>에 출연하지 않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변화를 겪은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의 실망스러운 순간을 넘어 더 큰 그림을 보기를 모두에게 독려하고 싶다"라며 "평등을 향한 길은 결코 쉽지 않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CBS도 성명을 통해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하와이 파이브 오>의 중요한 인물이었다"라며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았고, 상당한 출연료 인상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배우 차별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배우 차별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이를 보도한 CNN은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의 성별과 인종에 따른 출연료 차별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의 하차는 백인 혹은 남성 배우가 유색 혹은 여성 배우보다 높이 평가받는 할리우드 분위기를 반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배우와 방송사가 서로 제안했던 출연료의 차이는 매우 적은 액수였다"라며 "하지만 두 배우가 요구한 것은 돈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예술가에 대한 존중이었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백인 배우들로 후보 명단을 채운 것과 최근 영화들이 동양인이나 흑인 배우가 등장해야 할 캐릭터에도 백인 배우를 출연시키는 이른바 '화이트워싱'(Whitewashing)도 거론했다.

또한 <스타트렉>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존 조가 할리우드의 유색 인종 배우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백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러 영화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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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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