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 또 'SBS'에서 '노무현 비하' 방송사고가 났다. 다만, 이번에는 SBS가 아닌 SBS플러스이긴 하다. SBS와 SBS플러스는 SBS미디어홀딩스의 계열사다.

17일 SBS플러스 <캐리돌 뉴스>가 이른바 '노무현 비하'의 내용이 담긴 일베 합성(추정) 이미지를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방송된 시사 풍자 프로그램 <캐리돌뉴스> 중 '밤참뉴스'는 미 타임지에 표지로 등장한 역대 대통령들을 소개했다.

 SBS플러스 <캐리돌뉴스>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타임지 표지 사진으로 일베 합성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SBS플러스 <캐리돌뉴스>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타임지 표지 사진으로 일베 합성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 SBS플러스


<캐리돌뉴스>는 이를 이미지로 정리했고, 그 중 정가운데 자리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표지에 악의적으로 합성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 이미지에는 원본의 'Hello Mr. Roh'라는 헤드라인 대신 '지옥에 가라 미스터 노'(Go TO Hell Mr. Roh)라고 바뀐 문구가 사용돼 있다. 또 부제에도 '새 대통령'(New President)대신 '새로운 시체'(New Corpse)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소셜미디어와 각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시청자 게시판에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캐리돌뉴스> 제작진은 18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남겼다. 제작진은 해당 영상 클립에 대해 서비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SBS플러스 캐리돌뉴스 제작진입니다.

어제 방송분 관련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회전반에 걸친 시사 풍자예능으로서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많이 기울여야함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여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클립은 서비스를 중지하며, 앞으로 내부 필터링을 더 강화하여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캐리돌뉴스를 향해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의도치 않게 염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 면밀하게 준비해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SBS 방송사고 이어 이번엔 SBS플러스까지... 왜 이러나

2013년 8월 29일 <8뉴스> '노무현 코알라 합성사진',
2013년 9월 27일 <스포츠뉴스> '연세대 변형 로고',
2014년 3월 2일 <런닝맨> '고려대 변형로고',
2014년 6월 2일 <SNS 원정대 일단 띄워> '노무현 코알라 합성사진',
2014년 8월 12일 SBS <매직아이> '노무현 실루엣 합성사진',
2014년 10월 16일 <세상에 이런 일이> '신윤복 그림 합성사진',
2015년 5월 24일 <8뉴스> 'MC무현',
2015년 7월 30일 <8뉴스> '헌법재판소 로고 합성사진',
2015년 9월 16일 <한밤의 TV연예> '<암살> 포스터 합성사진'.

지난 2013년 이후 SBS에서 '노무현 비하' 합성 이미지를 사용했던 방송사고 내용들이다. '일베'가 창궐한 2013년 이후 작년을 제외하고 매해 적게는 2건, 많게는 4건까지 방송사고가 났다. 뉴스부터 예능까지 장르 구별도 없었다. 워낙 사고가 잦다보니 'SBS 내부에 일베가 있다'거나 '데스크 차원에서 거르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때마다 사과는 나왔다. 지난 2013년 8월, SBS는 <8뉴스>를 통해 공식 사과방송까지 내보냈고, 진상 조사 후 책임자 문책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방송 사고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SBS플러스에서까지 노무현 비하 이미지를 사용해 문제가 커지는 모양새다.

왜 SBS 계열에서만 유독 이 문제가 잦은 걸까. 뉴스부터 예능, 시사풍자 프로그램까지 오로지 '노무현 비하' 이미지만을 반복적으로 "실수"한다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결국, 데스킹과 SBS 구성원들의 의지 문제다. 충분히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고, 반복적으로 사고가 지속됐으며, 그때마다 비난과 사과가 반복됐다. 아무리 방송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이 정도 "실수"가 반복됐다면 주의를 기울이는 게 마땅하다. SBS 전 계열사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 관련 이미지를 신중하게 걸러냈어야 맞다. 그랬다면, 이번 사고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실수 반복되면 더는 관용 없다

하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하루 전 벌어진 사고였다. 하필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 만이다. 더욱이 '일베'를 필두로 일부 극우주의 사이트나 극우인사들이 퍼트리는 5.18 관련 '가짜뉴스'들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 아닌가.

18일 오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것은 일베에서 창궐하는 5.18 관련 '가짜 뉴스'들에도 해당되는 신임 대통령의 바람이라 할 수 있고, 이날 5.18 기념식을 지켜 본 많은 국민들도 공감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 18일 오전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 역시 SBS플러스 방송 사고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며 "경과 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SBS와 SBS플러스 역시 더 이상 어이없는 방송사고로 인한 '논란'을 끝내 주길 바란다. 또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의 관용은 없을지도 모른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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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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