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새 외국인 선수... 듀크(GS칼텍스)와 캠벨(현대건설·오른쪽)

2017~2018시즌 새 외국인 선수... 듀크(GS칼텍스)와 캠벨(현대건설·오른쪽) ⓒ 박진철


올 시즌 V리그에서 활약할 여자부 외국인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

여자 프로배구 6개 구단은 지난 12일 그랜드앰배서더서울 호텔에서 실시된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외국인 선수를 최종 선발했다. 그 결과 V리그 유경험자들이 압도했다. 전체 6명 중 4명이 V리그 경험자들이다. 새로운 얼굴은 파토우 듀크(세네갈)와 다니엘라 엘리자베스 캠벨(미국) 2명 뿐이다.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은 리쉘(25세·184cm·IBK기업은행)과 알레나(28세·190cm·KGC인삼공사)는 재계약을 통해 올 시즌에도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두 선수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맨 마지막 6순위와 낙방까지 했지만, 마치 트라이아웃 순번을 비웃듯 배구 전문가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이바나 네소비치(30세·190cm)와 테일러 심슨(25세·190cm)도 V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다. 5년 만에 다시 한국도로공사에서 뛰게 된 이바나는 파워는 다소 떨어졌지만, 전체적인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 감독들로부터 일찌감치 1순위감으로 거론됐었다. 지난 시즌에는 인도네이시아 리그에서 활약했다.

테일러는 2015~2016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5라운 중반 발바닥 부상(족저근막염)으로 중도 하차했다. 갑작스론 외국인 선수 교체 여파로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에 완패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테일러의 재도전 의지를 믿고,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었다.

'여자배구판 최태웅' 꿈꾸는 차상현, 스피드 배구 선언

반면, 듀크(33세·180cm)와 캠벨(24세·186cm)은 V리그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게 됐다. 두 선수의 수준과 경기력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은 '큰 모험'을 선택했다. 특히, GS칼텍스의 선택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파격적이다. 팀의 배구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듀크는 높은 점프력과 빠르기를 갖춘 탄력성이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나이가 많고 외국인 선수 중 최단신이라는 점은 V리그에서 큰 핸디캡이다.

해외 리그 경력도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 2015~2016시즌에는 아제르바이잔 리그의 아제라일 바쿠 팀에서 리쉘과 함께 뛰었다. 그러나 리쉘은 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리그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한 반면, 듀크는 주로 교체 멤버로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태국 리그의 촌부리 팀에서 태국 국가대표 주 공격수인 아차라폰(23세), 윌라반(34세)과 삼각편대를 이루며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경력도 평가해줄 대목이 별로 없다. 세네갈 국가대표 주장으로 세계선수권 예선전 등에서 활약하기는 했지만, 세네갈이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큰 무대 경험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듀크·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 완성, 스피드 배구할 것"

그런데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다른 쟁쟁한 참가자들을 모두 외면하고, 듀크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차 감독은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GS칼텍스의 배구 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기 위해서 듀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듀크는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고 레프트와 라이트도 소화할 수 있다"며 "몸놀림이 빠르고 점프력과 탄력이 매우 좋기 때문에 스피드 배구에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했듯이, 여자배구에서도 스피드 배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올 시즌 구상도 이미 마쳤다. 그는 "토털 배구를 통한 스피드 배구를 구사하기 위해서 듀크, 이소영, 강소휘를 주 공격수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며 "3명 모두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고, 전위와 후위는 물론 레프트와 라이트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져 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터 이나연이 스피드 배구에 걸맞는 빠르고 다양한 토스를 얼마나 해줄 수 있느냐다.

차 감독은 "듀크를 선택한 순간 GS칼텍스는 스피드 배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여자배구에는 분명 큰 모험이다. 그러나 지금 팀 색깔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도희 선택 '모 아니면 도', 제2의 알레나 될까

현대건설에 지명된 캠벨도 의외의 선택이었다. 트라이아웃 기간 동안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몸놀림이 빠르고, 리시브가 가능해서 라이트와 레프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어려 아직 파워나 기술이 부족하지만, 팀의 훈련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과 활달한 인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캠벨도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라고 말하기 어렵다. 장점은 6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나이가 가장 젊다는 점과 탄탄한 체형이다. 다양한 포지션을 수행한 경험도 있다. 대학 1~2학년 때는 듀크 대학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고, 3~4학년 때는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레프트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 2015~2016시즌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프로 첫 데뷔 시즌을 치렀다. 지난 시즌에는 스위스 리그에서 팀 내 주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고 선택한 선수이기 때문에 성공하면 제2의 알레나가 될 수도 있고, 실패하면 이도 저도 아닌 선수로 끝날 수도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느 선수가 2017~2018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지난 시즌 리쉘과 알레나 사례에서 보듯, 트라이아웃 상위 순번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재계약한 선수가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보장도 없다.

선수와 구단이 모든 면에서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과감한 변화와 시즌 준비의 충실도에 따라 V리그의 결과는 얼마든지 달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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