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롯데 마무리 손승락

시즌 2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롯데 마무리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사직에서 벌어진 지난 23일 SK와의 경기에서 선발-계투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공식'을 하나하나 이어나갔다. 롯데 영건 김원중은 SK 거포 군단을 5.2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이어 나온 박시영과 장시환도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3-1로 리드한 9회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랐다. 올시즌 평균자책점 2.38, 7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단 1개의 블론 세이브만 기록했던 손승락이었지만 피안타율이 4할을 넘을 정도로 매경기 불안함을 노출했다.

그리고 불안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손승락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4개의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 시즌 두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23일 경기를 마친 손승락의 피안타율은 0.436, WHIP는 2.14다. 10개구단 마무리 투수 중 최악의 기록이고 1군 불펜 투수의 기록으로 보기엔 나쁜 수치다. 장시환 영입과 윤길현의 반등으로 불펜을 재편한 롯데지만 가장 중요한 마무리 자리에서 다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 손승락의 세부 지표 하락에 대한 고민은 오래된 일이다. 13시즌까지 2할 초중반대 피안타율을 유지하던 손승락은 2014년 피안타율이 0.284로 급상승했고 이후 매시즌 피안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로 이적한 첫해인 지난해에는 아예 3할대의 피안타율로 시즌을 끝마쳤다. 0.314의 피안타율과 피출루율 0.393-피장타율 0.433은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 타자의 기록에 필적한다.

# 2017시즌 손승락의 피안타율/피OPS
 손승락의 최근 6시즌간 세부 지표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손승락의 최근 6시즌간 세부 지표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구속 저하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세이브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2013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봐도 구속에 별 차이가 없고 올시즌에 도리어 속구 평균 구속(147km)이 더 빨라졌다.

그렇다면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들 수 있다. 손승락이 패스트볼과 커터의 조합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년간 이 조합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구위가 좋지 않거나 제구가 몰리는 날은 23일 경기처럼 난타당하기 십상이다.

손승락 앞서 등판하는 필승조 장시환과 윤길현이 손승락과 흡사한 유형이라는 점도 부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우완 정통파 파워피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롯데 불펜을 상대하는 팀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유형의 투수가 반복되어 나오기 때문에 마무리 손승락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사이드암 투수 배장호를 활용하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한 배장호는 최근 좋은 피칭으로 이기는 경기에도 등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손승락에 앞서 배장호를 짧게 활용한다면 우완 정통파 일색의 롯데 불펜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롯데 필승조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는 사이드암 배장호

롯데 필승조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는 사이드암 배장호 ⓒ 롯데 자이언츠


여러 시행착오 끝에 불펜의 틀을 잡아가고 있는 롯데는 마무리 교체를 섣불리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승락을 대체할 자원도 마땅치 않을 뿐더러 교체된 마무리마저 흔들려 버리면 시즌 전체 구상이 꼬이게 될 위험성도 있다.

결국 현재 난국은 손승락을 중심으로 이겨낼 수밖에 없다. 속구-커터 일변도에서 벗어나 제 3구종을 장착하거나 배장호를 포함 다른 유형의 투수를 활용하는 식으로 현 상황을 극복해야만 중위권 싸움을 버틸 수 있다.

통산 200세이브(현재 204개)를 넘어서며  KBO리그 마무리사에 족적을 남긴 손승락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넥센 시절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의 부활 여부에 롯데의 가을잔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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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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