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 데이> 포스터

<패트리어트 데이> 포스터 ⓒ (주)이수C&E


피터버그 감독과 마크 윌버그 조합이 내놓은 <패트리어트 데이>가 4월 6일 개봉했다. 피터 버그 감독은 <론 서바이버>와 <딥워터 호라이즌> 그리고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이번 영화까지 실화를 배경으로한 영화 3편을 연속으로 마크 윌버그와 함께했다. 제작비 4500만 달러가 투여됐으나 북미에선 2016년 12월 21일에 개봉해 3188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2013년 4월 15일, 미국 국경일인 '패트리어트 데이'를 기념하고자 세계 4대 마라톤 대회중 하나인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당일 베테랑 경찰관 토미(마크 윌버그)는 정직 복귀업무로 현장 질서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 결승선 근처에서 두 번의 폭발과 함께 26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사건 발생 2시간 후 특별 수사관 릭(케빈 베이컨)의 진두 지휘 하에 경찰과 FBI는 합동 수사본부를 세우고 시민들의 제보로 수집한 방대한 증거 자료를 분석하며 테러범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이 영화의 강점은 놀랄만큼 뛰어난 사건 재현에 있다. 영화에는 실제 사건의 사실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법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됐다. 연출된 장면들은 최대한 인위적인 느낌을 없앴으며 카메라는 약간의 흔들림 속에서 촬영했다. 여기에 CCTV영상 그리고 캠코더나 핸드폰으로 찍은 듯한 영상들을 교차 편집시키며 실제 그 상황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리고자했다. 또한 오바마의 실제 연설을 차용하고, 실제의 영상과 사진을 삽입했다. 기술적으로 놀라운 점은 극의 사실감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핸드헬드 기법이나 롱테이크를 별로 쓰지 않고도 극의 사실감을 잘 살린 부분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크 윌버그, 케빈 베이컨, 존 굿맨, 미셸 모나한, JK 시몬스 등 명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히어로 무비로 만들지 않은 스토리도 한몫 한다.

이런 영화 속 생동감과 사실감은 보스톤 마라톤 폭탄사건 당시 보여줬던 보스턴 시민들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시민의식과 당시 경찰과 구조대의 책임감을 부각시킨다. 폭발 당시 지체없이 사상자들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구조한 구조원들의 모습. 폭탄을 던지고 총을 쏘아대는 테러범을 상대로 싸우는 경찰에게 집에서 나와 해머라도 던져주며 저놈들을 무찔러달라는 한 시민의 행동은 조금은 황당하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진다.

영화의 카메라는 초반부터 사건 주요 피해자들의 행복한 일상과 생기 가득한  보스톤 마라톤 대회를 비추는 동시에 두 무슬림 형제가 폭탄 테러를 감행하러 가는 과정을 교차시키며 불안감 가득한 서스펜스를 이끌어낸다. 긴박감을 잘 살려낸 실감나는 수사 과정도 영화의 백미중 하나이다.

몇번이고 비디오를 돌려보며 작은 행동 하나의 차이를 발견하고 군중 속에서 용의자를 찾아내는 모니터 요원의 집념, 그리고 보스턴을 꿰차고 있는 지역 경관 토미가 경험을 토대로 범인의 경로를 역추적해내는 과정은 매우 현실감있는 수사물의 맛을 내고 있다.

그러나 사망자 및 피해자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시민들의 모습들을 담아낸 장면에 많은 시간이 할애돼 극 전개가 늘어진다. 또한 영화의 메시지를 본편에 잘 드러내지 못하고 후반부 실존인물들의 인터뷰에 의존해야 했던 부분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악은 경주를 망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승리할 수는 없다.(Evil may disrupt the race, but can never win it)" - Parker Cartoon

<패트리어트 데이>는 '플로리다 투데이'에 실렸던 만평의 이 글귀를 떠오르게 했던 작품이다.

 <패트리어트 데이>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마크 윌버그, 케빈 베이컨, 존굿맨

<패트리어트 데이>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마크 윌버그, 케빈 베이컨, 존굿맨 ⓒ (주)이수C&E


영화 비하인드

이 영화는 '보스턴 스트롱'이란 각본과 '패트리어트 데이'라는 2개의 각본을 통합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토미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당시 경찰들의 이야기들 종합해서 만든 가공의 인물이다. 토미 역의 마크 윌버그는 영화 제작에 반대해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생각을 바꿨다고. 사망자 3인의 이야기는 유족들이 원치 않아서 생략되었다.

<패트리어트 데이>는 다른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다룬 <Stronger>와 동시에 촬영되었다. <Stronger>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당시 다리를 잃은 제프 바우만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데이빗 고든 그린이 연출을 맡았고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으로 나오는 작품이다. 2017년 9월 개봉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패트리어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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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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