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지윤이 새 앨범을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가수 박지윤이 새 앨범을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1997년 12월 1일 리메이크 넘버 '하늘색 꿈'이 수록된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데뷔와 함께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여고생 가수 박지윤. 20년 차가 된 2017년 3월 2일 9번째 정규 앨범 <parkjiyoon9>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10대 아이돌 가수로 시작해서 어느새 30대 뮤지션의 삶을 사는 박지윤은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자신의 레이블을 8년째 이끄는 제작자가 되었다. 20대 초반까지 활동해 선보인 그의 노래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팬들도 많지만, 2009년 어쿠스틱 사운드를 담은 정규 7집 이후 박지윤의 음악적 변화에 열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자신의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발매하게 되면서 박지윤은 댄스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 노래들도 폭넓은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인으로 성장해 있음을 인터뷰 중 발견할 수 있었다.

팻 매스니(Pat Metheny)의 연주를 사랑하고, 아이슬란드 팝스타 시규어 로스(Sigur Ros)와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의 음악을 자주 듣는다는 박지윤. 그에게서는 이제 진한 아티스트의 향기가 나고 있다. 자신의 이번 앨범을 만날 팬들을 위해 가능한 많은 라이브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박지윤과 지난 10일 오후 2시 소니뮤직코리아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벌써 9번째, 점점 나아가는 그의 음악 세계

 가수 박지윤이 새 앨범을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벌써 9번째. 그녀는 더 깊고, 성숙해졌다.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회사 소개를 해 달라
"내가 추구하는 음악을 음원 또는 앨범으로 발매하기 위해 만들었던 1인 기획사고 2009년 7집 <꽃, 다시 첫 번째>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주위 많은 분이 함께 작업을 해주고 있다."

- 벌써 8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이미 2장의 앨범을 내서 예전에 겪었던 시행착오는 거의 없는 편이다. 오히려 안정적이고 유통사에서 많이 도와줘서 별 어려움이 없다. 물론 규모가 있는 기획사 소속 활동 시 장점도 많다. 회사 내 도와주는 스태프들이 여럿이어서 편한 부분도 있지만, 계약관계에 있으므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내가 원하고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달았기에 나만의 독립레이블을 계속하고 있다. (웃음)"

- 5년 만에 자신의 회사에서 9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헤아려보니 4년 가까이 준비를 해 온 작품이다. 작업을 계속하면서도 '앨범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고민도 했지만, 막상 세상에 빛을 보게 되어 너무 좋고 뿌듯하다. (웃음)" 

 가수 박지윤이 새 앨범을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가수 박지윤의 새 정규앨범 < parkjiyoon9 >의 재킷 이미지.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앨범이다.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 <parkjiyoon9>이란 앨범 제목, 특별한 의미가 있나?
"7집과 8집 <나무가 되는 꿈>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간 내 음악 세계를 전하는데 어울리는 제목이란 생각에 정했다. 당당해지고 더 많은 것을 남아낸 '박지윤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의미가 있다."

- 그래서인지 정성을 들인 면이 앨범에 고스란히 있는 듯하다
"전작들에서는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음악 작업을 해나갔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모든 점에서 디테일한 과정을 거쳐 가며 하나하나 완성을 해나갔다.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하면서 수록된 10곡 중 8곡의 작사 작곡을 직접 해서인지 의미도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남다르게 다가서는 작품이기에 음악과 사진이 어우러진 수필집 형식의 앨범으로 제작하게 됐다.

모든 곡마다 그려지는 장면이 있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그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해 봤다. 이 음반을 만날 분들에게 노래와 사진을 듣고 본 후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후 진한 여운을 전하고 싶었고, 내가 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오롯이 담아내려 했다."

- 이번 앨범 곡들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노랫말과 멜로디를 쓰게 된 후 나에게 강렬하게 남아 있는 삶 속의 장면들을 꺼내서 음악으로 만들어왔던 것 같다. 사는 것은 같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삶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른 면이 더 많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이번 앨범에서 같이 나누고 싶었다."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먼트 소속으로 활동했다
"2012년 초 8집 음반을 낸 후 앞으로 가야 할 음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래서 다른 음악인에게 프로듀싱을 의뢰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했고 윤종신 오빠의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였다. 그 회사와 계약을 맺어 함께 한다면 또 다른 색깔의 '박지윤 표 음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내 집을 떠나 3년간 했던 외출이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 어느 순간 창작에 대한 영감을 주로 얻나?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슬픈 감정이 내 마음속에 머무를 때 곡에 대한 영감이 강하게 떠오르는 편이다. 그리고 좋은 음악이나 영화를 봤을 때 뭔가 지속적인 갈증을 느껴 멜로디나 노랫말을 그려내기도 한다."

-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있게 마련인데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
"2003년 6집 앨범 활동을 마친 후 꽤 긴 공백기를 가졌다. 초등학교 때부터 활동을 끊임없이 해왔던 터라 진정한 휴식이 필요했다. 여행도 많이 다녔고 2004년에는 곡 창작과 사진 작업을 시작하면서 힐링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힘든 시기가 왔을 때 내 주위 사람이 주는 따뜻한 위로는 어느 무엇과 비교될 수 없을 듯하다."

혼자 해 온 음악, 협업작업을 통해 변화 및 성장하고 싶어

 가수 박지윤이 새 앨범을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이제는 아티스트라는 호칭이 별로 아깝지 않다. 자연스러워졌다. ⓒ 박지윤크리에이티브


- 박지윤의 20년 뮤직히스토리를 정리해 본다면?
"1기·2기·3기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감독과 배우의 관계로 설명한다면 감독의 지휘에 따라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충실했던 때가 1기인데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을 했던 때다. 지금은 3기가 진행 중인데 내가 감독과 배우 역할을 모두 도맡아 해온 시기로 2009년 7집 앨범을 내서부터다.

2기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던 20대 중후반 때였다. 어쨌든 내가 바라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음악을 통해 발견하고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재라고 정리해 본다."

- 20주년이 된 올해, 과거 히트곡들을 새롭게 재해석해서 발표할 계획은 없나?
"콘서트에서 그런 무대를 가끔 가져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고, 음악 작업으로 옮겨볼까 하는 생각도 하기는 했다. 20주년이란 점을 미처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인터뷰 중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니 심사숙고해 보겠다. (웃음)"

-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 작업이 있다면?
"협업작업을 할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 국내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뿐만 아니라 사라 맥라클런(Sarah McLachlan) 같은 팝 아티스트와 함께할 기회가 생긴다면 행복한 음악 작업이 될 거다. 좀 더 원대한 프로젝트라면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닌 경험을 토대로 음악과 여행이 공존하는 작업을 꿈꿔 본다."

- 이번 앨범의 주요 활동계획은?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콘서트를 자주 하고 싶다. 우선 17일과 18일 소극장 공연을 하는데 매진이 돼서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 가능한 관객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올 한해 많이 가질 계획이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박지윤 9집 싱어송라이터 사라 맥라클란 박지윤 크리에이티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