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프랑스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프랑스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주)미디어로그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지답게 각국에서 내놓은 화제작의 시나리오 판권을 끊임없이 사들인다. 그러나 할리우드로 수입된 시나리오 숫자에 비교하면 실제 영화로 만든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리메이크되었던 영화 중에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예는 더욱 희귀하다. 우리나라의 <장화, 홍련>과 <올드보이>가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와 <올드보이>로 만들어졌던 예시만 떠올려도 리메이크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짐작할 수 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프랑스에서 2011년에 선보인 프레더릭 자뎅 감독의 연출작 <슬립리스 나이트>를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제한된 공간, 아들이 납치된 상황에 놓인 주인공, 소수의 등장인물 등을 내세운 <슬립리스 나이트>는 마치 <다이하드>와 <테이큰>이 만난 느낌이 강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원작의 서사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원작의 서사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주)미디어로그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원작이 지닌 서사의 뼈대는 그대로 살렸다. 네바다주 최고의 경찰인 빈센트(제이미 폭스 분)가 동료 경찰 션(티아이 분)과 범죄 밀매 조직의 마약을 훔쳤으나 마약을 되찾으려는 조직 보스에게 아들이 납치당하면서 궁지에 몰리고, 두 사람이 마약조직과 연관이 있단 사실을 눈치를 챈 내사과 수사관 제니퍼(미셸 모나한 분)이 빈센트의 숨통을 조인다는 전개는 원작과 다르지 않다.

2015년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각본가 앤드리아 버로프는 원작을 잘 살리되, 세밀함을 더했다. 범죄 조직의 보스에겐 악랄함을 가미되어 입체감이 커졌고, 경찰 내부의 적은 은밀하게 숨겨놓아 반전 효과를 높였다.

서사의 큰 변화는 아들에서 제니퍼로 방점이 옮겨진 점이다. 자연스레 '피로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지친 경찰'의 고군분투로 바뀌었다. 제이미 폭스는 "미셸이 연기하는 제니퍼는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반면 빈센트는 범죄 조직과 손을 잡은 것처럼 보인다. 신념과 타락이라는 캐릭터들의 대비는 두 인물의 케미를 극대화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빈센트는 비리 경찰인가, 아니면 범죄 조직에 잠입한 경찰인가? 영화는 쉽게 정답을 주지 않는다. 초반부에 얼굴에 입은 상처, 마지막에 당한 부상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재미있는 암시이니 상황과 대사를 유심히 보길 추천한다.

 영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의 액션은 원작보다 '버전업'됐다.

영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의 액션은 원작보다 '버전업'됐다.ⓒ (주)미디어로그


액션은 버전 상향이 가장 크게 이루어진 영역이다. <테이큰>의 성공 이후에 중년 남성의 액션물은 유행처럼 번졌다. 제이미 폭스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로 리암 니슨, 숀 펜, 키아누 리브스, 덴젤 워싱턴 등으로 이어지는 계보에 도전장을 던진다. 태권도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른 배우 팀 코놀리와 제이미 폭스가 펼치는 주방 액션 장면은 원작과 비교를 불허한다. 새롭게 추가한 제이미 폭스와 미셸 모나한이 호텔 방에서 벌이는 액션 장면도 박력이 넘친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스포츠카 카체이싱 장면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의 연출은 스위스 출신의 바란 보 오다르 감독이 맡았다. 그는 독일에서 작업한 <침묵>(2010)과 <후 엠 아이>(2014)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보통 아시아, 유럽, 남미의 재능 있는 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면 결과가 처참하곤 했다. 바란 보 오다르 감독은 리메이크란 난제까지 겹친 상황에서도 훌륭히 임무를 완수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원작보다 여러모로 나아졌다. 그러나 다른 액션 영화보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 A급 배우인 제이미 폭스와 미셸 모나한을 투입하여 어중간한 B급으로 마무리하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오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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