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KBO에서 시행한 제 7회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에 다녀왔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일반기록원 강습에도 다녀왔고 좀더 기록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전문기록원 앙성과정에 지원했으며 운 좋게(?)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일반기록원 강습은 광주와 서울에서 각각 진행됐다. 기자가 다녀온 서울에서는 건국대학교에서 지난 1월 20일 목요일에 시작하여 22일 토요일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하지만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되었고 2월 4일 토요일에 시작하여 4주 동안 진행되었다.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은 주말을 꼬박 할애해야 하는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매주 주말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이들도 많았고 제주도에서 온 참가자도 있을 정도였다. 이번 제 7회 전문기록원 양성과정 참석자들은 예전 기수들에 비해 한 달 동안의 긴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에도 결석 인원이 거의 없어 KBO 기록원들의 칭찬을 많이 받은 기수이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어느덧 약 10년이 흘러 국민스포츠로 우뚝 서게 된 야구. 제 36회 일반 기록원 강습회와 제7회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은 기자에게 야구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자 본인은 되도록 맨 앞 좌석에 앉으려고 일찍 강의장으로 왔다. 그런데 오후 1시에 강의가 시작하는데도 참석자들이 오전 11시 30분부터 맨 앞좌석에 앉기 위해 하나둘 등장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의 열기를 또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의 선발 방식

김제원 KBO 기록위원장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이 시작되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김 위원장은 이번 7기 양성과정 인원을 선별하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음을 이야기했다. 우선적으로 광주와 서울 일반기록원 강습회 성적 우수자에게 기회를 주고 그 뒤에 지역과 성비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여성 야구팬의 급증의 영향으로 여성의 지원율이 높아졌다며 이번 7기엔 남성 37명, 여성 22명이 선발되어 가장 많은 여성들이 참석한 기수라고 이야기했다.

김제원 KBO 기록위원장 참석자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김제원 KBO 기록위원장 참석자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양종훈


제7회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은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 일반 기록 강습회에서 1일차에서 진행했던 기초적 야구기록법은 스킵하고 진행되었다.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에 참여하려면 이 정도는 당연히 숙지를 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병웅 기록위원의 야구기록 강론 강의를 시작으로 1일차 수업은 막을 올렸다.

심도있는 야구 기록법

전문 기록원 양성과정에서는 일반 기록 강습회에서는 배우지 않았던 과목들이 여러 개 추가되었다. 야구의 역사 및 규칙 변천사라던가, 야구 경기의 방해 전반 관련 규칙, 통계, (타율, 출우율 등) 율의 결정, 연속 기록 등이 그것인데 수업 중에도 일반 강습회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던 무척 심도 있는 강의들이 진행되었다. 자책점 강의 시간에는 참석자들이 영상을 보고 직접 기록지에 작성하고 앞에 나와 화이트보드에 자신이 쓴 기록을 써넣으면서 참여도를 높이기도 하였다.

김태선 기록위원 김태선 기록위원이 열성적인 강의를 펼치고 있다.

▲ 김태선 기록위원 김태선 기록위원이 열성적인 강의를 펼치고 있다. ⓒ 양종훈


기록위원들은 이론에 실제 경기 영상들을 짜깁기해 PPT를 만들어 수업을 했고 자신이 기록을 하며 발생했던 경기 상황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어쩌면 딱딱할 수 있는 야구 규칙들을 전혀 딱딱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이번 지역 강습회와 양성과정을 준비하면서 기록위원들은 따로 스피치 교육까지 받으며 참석자들에게 질 높은 강의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고 쉬는 시간마다 참석자들의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쉬지도,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도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 하나하나에 성의껏 대답해주고 좋은 질문이 나오면 수업 시간에 들어와 소개를 해주면서 열성적인 강의를 펼쳤다.

깨알 같은 특강

일반 기록 강습회와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의 또 다른 차이점은 매주 한 시간씩 깨알 같은 특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첫 주차에는 한만정 해설위원이 '재미있는 야구, 즐거운 야구'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옛날 대우차에서 판매왕을 했던 이야기라든가 자신은 야구 선수로도 후보였고, 해설위원으로도 후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양성과정 참석자들은 주전 선수라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한만정 해설위원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한만정 해설위원

▲ 한만정 해설위원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한만정 해설위원 ⓒ 양종훈


2주차에는 이성훈 SBS 기자가 양성과정 현장에 와서 '야구를 말하는 또 다른 언어-세이버 메트릭스'라는 제목으로 세이버 메트릭스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의 파크팩터에 대한 이야기와 2017시즌 FA로 영입한 우규민과 이원석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지난 시즌 SK 와이번스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이자 통계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많은 참석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질문을 하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이성훈 SBS 기자 (세이버 메트릭스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는 이성훈 SBS기자.

▲ 이성훈 SBS 기자 (세이버 메트릭스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는 이성훈 SBS기자. ⓒ 양종훈


그 외에도 임충훈, 권순용 서울대 교수가 특강 강사로 참석해 교양강의를 하며 더 질 높은 양성과정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2월 26일로 제7회 KBO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은 막을 내렸다. 시험 당일에는 이전 기수에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에 참여했으나 등급을 획득하지 못해 재시험을 보러 온 많은 사람들도 있었다. 시험을 보는 강의장은 전문기록원 등급을 획득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숨소리나 책을 넘기는 소리 외에는 적막만이 흘렀다. 이번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을 준비한 KBO 기록위원들과 특강 강사들, 그리고 전 기수를 통틀어 가장 열정적이었던 참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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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 게재된 글입니다.
KBO 전문기록원양성과정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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