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행운이 따른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수원은 지난 22일 오후 7시 일본 가와사키에 위치한 토도로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G조 1차전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은 전반전 행운의 동점골과 후반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일본 원정 4연승을 노렸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아쉽게도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2017년 첫 경기에 나선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최전방에는 조나탄이 위치했고, 염기훈과 산토스가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미드필드진에는 김민우와 이용래, 이종성, 장호익이 자리했고, 스리백 수비는 양상민과 이정수, 구자룡이 책임졌다. 골문은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신화용이 지켰다.

수원의 불안한 수비 조직력, 행운이 따른 동점골

수원은 원정이었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염기훈과 장호익이 위치한 측면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고, 조나탄과 산토스는 전방 압박과 저돌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득점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수원은 이른 시간 선취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전반 10분 가와사키의 기습적인 압박에 볼을 빼앗기며 역습을 허용했고, 이것이 고바야시 유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수원은 자신들의 진영에서 불안한 패스로 볼을 빼앗기며, 스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수원은 실점 이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 14분 미드필드진과 수비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며 아베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고, 선취골을 기록한 유의 날카로운 움직임에 수비진이 계속 흔들렸다.

하지만 수원은 행운이 따르며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전반 20분 김민우와 산토스, 염기훈으로 이어진 좋은 연계 플레이가 상대 페널티박스 좌측 부근에서 기회를 만들어냈고, 염기훈이 짧게 올린 크로스가 상대 중앙 수비수 다나구치 쇼고의 발에 맞으며 득점으로 이어졌다.

압도했던 후반, 아쉬운 무승부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가와사키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염기훈이 왼쪽 측면을 흔들어주면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고, 장호익은 산토스가 중앙으로 침투해 생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우측면을 뒤흔들었다.

후반 14분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산토스가 살짝 내준 볼을 달려 들어온 장호익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옆그물을 때렸고, 5분 뒤에는 염기훈이 산토스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전골을 노렸다.

가와사키는 수원의 공세에 막혀 후반 30분까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전에 보여준 압박은 자취를 감췄고, 패스 역시 부정확했다. 후반 30분에서야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기습적인 크로스를 유가 슈팅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발이 짧았다.

수원은 후반 32분 조나탄이 잡아낸 절호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가와사키 수비진의 불안한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던 조나탄에게 향했고, 정성룡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로 이어졌다. 하지만 조나탄의 슈팅은 빠른 판단과 반응 속도를 보인 정성룡에게 막히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수원 삼성, ACL 16강을 위해 필요한 것

수원은 일본 원정 4연승을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시도했지만, 패스와 마무리 능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무승부에 만족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가와사키가 수원과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원정에서의 승점 획득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수원은 이날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ACL 16강 진출은 불확실하다. 먼저 스리백 수비의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 가와사키도 마찬가지였지만, 수원 역시 자신들의 실수로 상대에 득점을 내줬다. 수원은 자신들의 수비 뒷공간으로 날아오는 패스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고, 침투해 들어오는 선수의 움직임도 완벽하게 놓쳤다.

전반 35분에는 자신들의 진영에서 불안한 볼 처리로 볼을 빼앗기며, 아베에게 신화용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허용했다. 아베의 아쉬운 마무리 능력 덕분에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수원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면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었다.

수비와 미드필드진의 적절한 간격 유지도 필요해 보인다. 이날 가와사키의 역습은 수원의 벌어진 간격 덕분에 더 위협적일 수 있었다. 전반 25분 수원의 공격이 막힌 뒤 이어진 가와사키의 역습과 페널티박스 바로 앞쪽 프리킥 기회는 벌어진 간격이 가져올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공격에서는 세밀함이 가장 부족해 보였다. 수원의 염기훈과 장호익이 좋은 컨디션과 적극적인 공격 시도를 보여줬지만, 이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패스가 매우 아쉬웠다. 이날 이들은 개인 드리블 돌파에 이어 크로스나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야 했다. 수원이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줄 수 있었다면, 이들의 능력을 활용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수원의 올 시즌 ACL 도전은 만만치가 않다. 수원은 아시아 최고의 전력을 갖춘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조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와사키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어야 한다. 최약체로 손꼽히는 이스턴 SC(홍콩)와 경기에서는 최대한 많은 득점 차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과연 수원이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면서, 2017 ACL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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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VS 가와사키 프론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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