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영화제 폐막식 참석하는 김민희 배우 김민희가 18일 저녁(현지시간) 제 67회 베를린영화제 폐막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장편 공식경쟁 부문에 뽑혀 이 영화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베를린을 함께 찾았다. 두 사람은 작년 6월 불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 연합뉴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김민희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 영화제 역사상 한국 여배우가 본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저명 감독 폴 베호벤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18일 저녁(현지시간) 홍 감독의 19번째 장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주인공 '영희' 역할을 소화한 김민희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우주연상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다음 서열인 은곰상의 여러 분야 중 하나다.
김민희는 공식경쟁 부문에서 다른 17편과 경합한 이 영화에서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의 사랑에 빠졌던 여배우 '영희'를 열연했다. 극중 영희는 독일 함부르크와 강릉에서 지인들을 만나 사랑과 삶에 관해 질문하고 번민한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홍 감독과 김민희 씨의 현실과 오버랩되는 소재로 만들어진 데다가 영희와 유부남 영화감독과의 관계에 대한 세상의 시선에 강하게 반론하는 극중 인물들의 대사가 여러 군데 나와 관심을 끌었다.
특히, 두 사람은 작년 6월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지난 16일 처음으로 기자회견장 등 공식 석상에 함께 등장해서는 보란 듯이 친밀한 스킨십을 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 흥미를 유발했다.
▲ 베를린영화제 폐막... 홍상수-김민희 나란희 레드카펫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씨가 18일 저녁(현지시간) 제 67회 베를린영화제 폐막 행사 레드카펫을 밟았다. 홍 감독은 자신의 19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장편 공식경쟁 부문에 뽑혀 주연 배우인 김민희와 함께 베를린을 찾았다. 두 사람은 작년 6월 불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끌었다. ⓒ 연합뉴스
김민희는 수상 소감을 통해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영화제에서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다"며 울먹였다.
한국영화가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배출한 것은 2007년 칸영화제를 빛낸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이어 10년 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배우 전도연은 당시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왕'이라는 별칭도 따랐다.
홍 감독은 2008년 <밤과 낮>,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이어 3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의 작품과 관련해 어떤 상이든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진작에 나왔었다.
홍 감독이 3대 영화제에서 자신의 작품과 관련해 수상 영예를 안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0년 영화 <하하하>로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탔다.
한국영화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이 <마부>로 베를린영화제서 특별은곰상을 탄 것을 시작으로 3대 영화제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 기자회견 하는 홍상수와 김민희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김민희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베를린영화제에선 장선우 감독이 1994년 <화엄경>으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해마다 중요 영화인들에게 수여하는 명예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7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 바우어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가장 혁신적인 영화에 주는 상이다. 2011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동생 박찬경과 함께 만든 단편 <파란만장>이 단편 경쟁부문 황금곰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헝가리 출신 일리코 엔예디 감독의 <온 바디 앤드 소울>(On Body and Soul. 원제 Testrol es lelekrol>에 돌아갔다.
로맨틱 팬터지로 성격이 분류된 이 영화는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는 한 커플의 이야기를 다뤘다. 도살장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교감에 관한 질문이다.
또한, 독일과 노르웨이 합작으로 소개된 영화감독 토마스 아르슬란의 영화 <헬레 내히테>(독일어명 Helle Naechte. 영어명 Bright Nights)에서 열연한 게오르크 프리드리히가 남우주연상(은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그린 로드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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