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이 끝나고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이원석을 4년 27억원에, 우규민을 4년 65억원에 영입했다. 꽤 오랫동안 외부 FA에 손대지 않던 삼성 라이온즈였기에 이번 두 명의 FA선수 영입은 무척 의외였다. 닥터K 차우찬을 엘지로 보냈고 최형우를 기아로 보내며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 라이온즈가 92억이라는 큰 돈을 들여 우규민과 이원석을 영입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성과 FA계약을 맺은 이원석과 우규민 上 이원석 下 우규민

▲ 삼성과 FA계약을 맺은 이원석과 우규민 上 이원석 下 우규민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는 2016시즌을 시작하면서 대구 시민구장에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홈을 옮겼다. 외야 라인이 각이 져 있기에 좌우중간 거리가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그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라이온즈 파크의 홈런 파크팩터는 1065(10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위로 올라갈수록 많은 홈런이 나옴을 의미)이다. 부동의 1, 2위인 인천 문학구장(1132)이나 사직구장(1115)만큼은 아니지만 2015시즌까지 썼던 대구 시민구장 때의 파크팩터(1069)와 큰 차이가 없다.

단타의 파크팩터(989)는 타구장 대비 매우 낮으면서도 장타의 파크팩터는 매우 높은 수준. 이렇게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에서는 뜬공을 잘 치는 타자와 땅볼형 투수가 필요한데 이원석과 우규민이 그에 부합한다.

타자가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 아닌 홈런을 때려내려면 타구가 외야로 향해야 하고 그러려면 뜬공을 때려내야 한다. 이원석은 전형적으로 뜬공을 치는 타자인데 비록 잠실이라는 넓은 홈구장을 사용했던 두산 베어스에 소속돼 있어 큰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잠실보다 작은 구장이면서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 파크라면 말이 다르다.

같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트윈스에서 SK 와이번스로 둥지를 옮긴 정의윤과 최승준의 경우도 그랬듯이 말이다. 2014년 이원석이 때려낸 타구는 42.8%가 내야, 57.2%가 외야로 향했다. 외야/내야 타구 비율이 1.427 정도 되는데 작은 구장을 쓴다면 그의 뜬공을 때려내는 타격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원석 이원석은 삼성에서 타격의 빛을 발할 수 있을까?

▲ 이원석 이원석은 삼성에서 타격의 빛을 발할 수 있을까? ⓒ 두산베어스


우규민은 탈삼진 능력도 있지만 땅볼 유도형 투수다. 지난 시즌 부진하기는 했지만 한창 좋았을 때인 2014년과 2015년에 우규민의 공을 때려낸 타구는 내야로 많이 향했다. 2014년에는 51.2%의 타구가 2015년에는 50.8%의 타구가 내야로 향했다.

게다가 14-15년에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FA 당해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삼성은 그의 땅볼 유도 능력을 고려해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이 엘지로 가고 우규민이 삼성으로 가는 트레이드 같은 형태의 이적이 진행되었는데, 차우찬은 뜬공이 많이 나오는 투수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윈윈인 이적이 된 셈이다.

우규민 삼성의 우규민은 어떤 투수일까?

▲ 우규민 삼성의 우규민은 어떤 투수일까? ⓒ 엘지트윈스


다음 시즌 삼성은 관중의 관람 편의를 위해 라이온즈 파크의 외야 펜스를 높이는 것을 철회했다. 72경기를 라이온즈 파크에서 진행해야 하는 삼성의 입장에서는 외야 펜스를 높이지 않는다면 결국 투수는 땅볼을 많이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하고, 타자는 뜬공을 쳐내서 장타를 생산하는 타격을 해야 한다.

지난 시즌 9위로 마감한 삼성이기에 여러가지를 고려해 이번 영입을 추진했을 것이고 그에 맞게 땅볼유도형 투수인 재크 패트릭을 외국인 투수로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은 2017시즌에 절치부심해 명가의 구겨진 자존심을 펼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 게재된 글입니다.
이원석 우규민 삼성라이온즈 두산베어스 엘지트윈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