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손흥민(왼쪽)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지난 20일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손흥민(왼쪽)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기나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온 손흥민(24)과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은 23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 시각) 2016·201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5차전 AS 모나코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이 지난 3일 레버쿠젠과 홈경기에서 0-1로 패배했기 때문에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지난달 2일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었다. 토트넘은 주포인 해리 케인(23, 잉글랜드)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24, 덴마크), 에릭 라멜라(24, 아르헨티나), 무사 시소코(27, 프랑스) 등 2선 자원들이 부진하면서 EPL과 챔피언스리그, EFL컵 등 무려 7경기 동안 승리를 따내지 못했었다.

다행히 토트넘은 지난 20일 웨스트햄과 EPL 경기에서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토트넘을 위기에서 구해낸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토트넘이 1-2로 뒤진 후반 27분 교체 투입돼서 후반 44분 동점골을 도왔고, 2분 뒤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팀에 극적인 역전승을 선물했다.

손흥민의 맹활약 덕분에 토트넘은 8경기(리그, 챔피언스리그, EFL컵) 만에 승리를 따내며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기뻐할 여유가 없다. 토트넘은 23일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행을 결정지을 AS 모나코 원정경기를 치르고, 27일에는 EPL 선두로 올라선 첼시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일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해리 케인(오른쪽)이 챔피언스리그 5차전 모나코 원정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지난 20일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해리 케인(오른쪽)이 챔피언스리그 5차전 모나코 원정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복수를 위해 나서는 손흥민과 해리 케인

토트넘은 지난 9월 15일 홈에서 열린 AS 모나코와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당시 토트넘은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9만에 가까운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AS 모나코의 짜임새 있는 수비와 역습에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에게도 그 경기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초반 득점 기회를 맞이하는 등 경기장을 열심히 누볐지만, 전반 종료와 함께 교체되는 굴욕을 맛봤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변했다. 손흥민은 이어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맹활약을 선보이며 EPL 9월의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고, 팀의 핵심 선수로 올라서며 자신의 주가를 드높였다. 손흥민이 10월 A매치 기간 이후 팀과 함께 부진의 늪에 빠지기는 했었지만, 지난 20일 웨스트햄과 EPL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이번 경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

케인이 돌아옴과 동시에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토트넘에는 호재다. 케인은 지난 6일 아스널과 EPL 경기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러 동점골을 뽑아냈고, 20일 웨스트햄과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케인 역시 AS 모나코와 1차전에서 상대 수비에 막혀 아무런 활약도 보여주지 못했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실패를 뒤로하고 최근 AS 모나코에서 부활에 성공한 팔카오는 토트넘의 경계 대상 1순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실패를 뒤로하고 최근 AS 모나코에서 부활에 성공한 팔카오는 토트넘의 경계 대상 1순위다. ⓒ AS 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만만찮은 AS 모나코

AS 모나코의 전력이 만만치는 않다. AS 모나코는 13라운드까지 진행된 2016·2017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9승 2무 2패를 거두며 2위에 올라있다.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4경기에서도 승점 8점을 따내며 단독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챔피언스리그 E조 4차전 CSKA 모스크바를 상대로 3-0 완승 이후 리그에서도 2연승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3경기에서 12골을 뽑아낸 AS 모나코의 공격진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부활을 알린 라다멜 팔카오(30, 콜롬비아)는 이번 시즌 9경기에 출전해(리그앙, 챔피언스리그) 7골을 뽑아내며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이고 있다.

중원을 책임지는 파비뉴(23, 브라질)의 득점력도 눈에 띈다. 파비뉴는 이번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추가골을 기록한 토마스 르마르(21, 프랑스)도 15경기 출전 6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당시 선제골과 함께 토트넘 수비진을 괴롭혔던 베르나르도 실바(22, 포르투갈) 역시 위협적이다.

토트넘은 AS 모나코와 1차전에서 라멜라의 결정적인 패스 실수가 실점의 원인이 됐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수비 집중력이 요구된다. 토트넘은 자신들의 진영에서 패스 실수를 최대한 줄이고, AS 모나코의 측면 자원이 주도하는 빠른 역습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AS 모나코에는 팔카오를 포함해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만큼 토트넘 미드필드진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필요한 상황이다.

AS 모나코가 최근 3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공격진의 집중력도 요구된다. 토트넘 2선 선수들이 개인 능력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만들기보다는 최근 득점 감각을 회복한 케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케인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활동량이 풍부한 만큼 2선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간 침투와 함께 팀을 위하는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다.

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한 토트넘이 조별리그에서 허무하게 도전을 마무리하지 않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9월 이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도 자신의 강점인 슈팅과 드리블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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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VS AS 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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