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국정감사에서 비위 혐의가 지적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은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 박환문 사무국장이 자신의 비위를 제보한 직원들을 색출해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영진위 비용을 멋대로 쓴 사실이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 의해 드러났다. 전 의원은 박 사무국장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총 4억 9200만 원을 지출증빙 없이 사용했다며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제보자 색출해 가만 두지 않겠다" 주장 vs. "그런 말 한 적 없다" 부인

 지난 3월 영진위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환문 사무국장

지난 3월 영진위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환문 사무국장 ⓒ 성하훈


전 의원이 밝힌 구체적 사례를 보면 업무추진비를 5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올리고, 통신비 지급규정이 없음에도 통신비를 지급받았고, 관사 규정 제정해 월세를 받아갔다는 점 등이다. 또 관사규정이 제정되기 전의 월세에 대한 소급규정이 없음에도 지난 월세를 소급적용해 수백만 원을 지급받은 것도 드러났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여비 1500만 원을 받아간 것 역시 '증빙자료 제출' 규정을 위반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도중 쉬는 시간에 박 사무국장이 '국무조정실 조사도 받은 적이 있다. 차라리 검찰에 고발을 했으면 고발자가 누군지 드러나는데, 그렇게 안 하더라. 누군지 색출해서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말이 거의 협박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잘못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환문 영진위 사무국장은 18일 영진위 홍보팀을 통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짤막한 입장을 전해왔다. <오마이스타>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반론 요청을 했으나 응답이 없다가 1주일 만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영진위 홍보팀은 사무국장이 직접적인 연락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사무국장님이 모르는 전화번호라 안 받은 것 같다"며 "그간 업무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분명히 그런 발언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문체부가 감사를 했다지만 감싸려는 인상이 보인다"면서 "규정상 잘못에 대한 징계가 턱없이 낮은 것 같다"며 솜방망이 징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쪽은 "국정감사때 지적이 있어 감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감사는 최근 마무리 됐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회에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선거 운동 도운 영화 무경력자 낙하산 논란

 부산 내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사무실 전경.

부산 내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사무실 전경.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계는 낙하산 인사의 병폐라며 문제 있는 인사들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0월말에는 보수원로영화인들이 중심이 된 정의구현영화인연대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낙하산 인사들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박환문 사무국장이 4억9000만 원을 관리비, 출장비 등으로 부정 유용했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국장은 임명 당시에도 영화와 관련 없는 일을 하다가 영진위 사무국장으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낙하산 논란이 컸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운동을 도운 경력으로 무자격자가 영진위 사무국장을 차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세훈 영진위원장과 박환문 사무국장은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위원장 김종인) '문화가 있는 삶 추진단'(단장 박명성)에 이름이 올라 있다.

이와 관련, 한국독립영화협회 한 관계자는 "누구의 추천으로 어떻게 공직을 맡게 되었는지는 그들이 제일 잘 알 것이고, 그들을 추천했던 사람들이 행했던 전횡과 사업난맥상은 이미 차고 넘친다"며 "부끄러움을 느껴서라도 직책을 내려놔야 할 것"이라 말했다. 독립영화인들은 21일 시국성명을 발표해 김세훈 영진위원장과 박환문 사무국장 등을 비롯한 최순실, 차은택 게이트 관련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부산영화제 때에는 "대기업 파티에서 만취한 상태로 물병을 집어 던지는 추태를 보였다"는 증언들이 영화인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진위 측은 "많이 취한 상태에서 밖으로 나가다가 몸의 중심을 잃고 옆에 있던 물병을 떨어뜨린 것이지 던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문체부 측은 "영진위 사무국장은 영진위원장이 호흡 맞출 수 있는 인물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영진위원장이 결정한 것이지 문체부가 관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