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MCU의 제3기를 여는 두 번째 영화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MCU의 제3기를 여는 두 번째 영화이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제작 히어로 영화도 어느덧 14번째다. <아이언맨>(2008)를 시작으로 이른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라는 일관되면서도 체계적인 계획에 맞춘 일련의 작품들은 전세게 극장가를 강타하는데 성공했고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등은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너무 많은 히어로 영화가 나오는게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오게 되었다. 마블코믹스의 판권을 사 가서 MCU와는 관계없는 영화를 만드는 20세기 폭스, 마블의 영원한 라이벌인 DC코믹스의 캐릭터를 영화화하는 워너브러더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화가 쏟아졌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 히어로

그래서일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이어 마블 제3기를 여는 두 번째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에 이른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 극 중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마법을 구사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 극 중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마법을 구사한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미 TV시리즈 <셜록>과 <이미테이션 게임>,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선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주인공으로 낙점한 데 이어 매즈 미켈슨, 틸다 스윈튼, 치웨텔 에지오포, 레이첼 맥아담스 등 쟁쟁한 배우들로 진용을 구성한 것부터 이전 마블 시리즈들의 첫 출발과는 나름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주: 마약 문제로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수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아이언맨>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캐스팅 당시엔 톱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던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크리스 프랫 등을 과감히 발탁해서 세계적인 유명 스타로 만들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마블 히어로들이 그동안 보여준 능력치를 뛰어넘는 '마법'을 앞세우면서 한단계 진일보한 CG 를 활용, 더욱 화려한 시각적 재미를 더하는 건 이전 작품들을 뛰어 넘는 <닥터 스트레인지>만의 매력으로 손꼽을 만하다. 

특히 3차원 일상 공간을 마치 "큐빅"처럼 자유자재로 비트는 모습은 혹자의 지적처럼 <매트릭스> + <인셉션> 등 기존작의 장점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듯한 모습이다.

매력적인 이야기와 캐릭터의 대향연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매력적인 이야기와 캐릭터의 대향연도 <닥터 스트레인지>의  볼거리 중 하나다.

잘 나가는 외과의사였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던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자신을 고쳐줄 사람을 찾기 위해 신비의 장소 카마르 타지를 찾는 과정은 마치 의학 드라마의 흥미로운 이야기 이상의 흥미를 돋운다. 

흥청망청 돈 쓸 줄 만 알던 자기중심적이던 의사가 수련 과정을 통해 최고의 마법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보여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 또한 새로운 인기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기에 부족함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극의 중간 중간 마다 툭 던지는 스트레인지의 "아재 개그"급 유머도 마블 영화답게 잔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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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동양인 영험한 능력의 지도자였던 에인션트 원에 백인 여성 틸다 스윈튼을 캐스팅 한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이른바 "인종 세탁") 일단 극 중에선 큰 무리수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또다른 수련자 모르도 역을 맡은 치웨텔 에지오포는 본작과 함께 향후 이어질 속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나름의 힌트를 제공한다.

반면 극중 악역인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 분)의 캐릭터는 살짝 아쉬움을 준다.  여타 영화에서 제자가 스승을 배반하고 적으로 돌변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방식으로 인물을 그린 데다 닥터 스트레인지와의 마지막 한판 승부도 다소 심심한 맛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동안 마블 영화가 쌓아왔던 명성에 걸맞는 위용을 115분 남짓한 상영시간 내내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향후 개봉될 <어벤져스> 시리즈 차기작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니 (이와 관련한 "떡밥" 하나를 극중 보여준다) 또 한번 보여줄 그의 마법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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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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