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포스터

다시 돌아온 브리짓 존스 ⓒ UPI 코리아


'르네 젤위거'가 12년 만에 그녀의 또 다른 이름 '브리짓 존스'로 돌아온다.

브리짓존스 시리즈의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1편의 감독 샤론 맥과이어가 메가폰을 잡았다. 휴 그랜트가 빠진 대신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로 유명한 패트릭 뎀시가 합류해 콜린 퍼스와 함께 르네 젤위거를 두고 사랑싸움을 펼친다.

2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3편은 이미 9월 16일 북미에서 개봉해 1000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뒀다.(개봉 첫주말 박스오피스 3위) 영국에서도 같은 날 개봉해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1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2위인 <블레어 위치>의 극장수입이 125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며 가히 압도적인 스코어다.

국내엔 28일 개봉 예정. 같은 날 개봉하는 <아수라>가 남성관객을,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가 여성들을 불러들이며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에서는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의 개봉을 앞두고 브리짓 존스 시리즈를 돌아보고자 한다.

영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탄생

영화 브리짓존스 시리즈 1편 <브리짓존스의 일기>는 헬렌 필딩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국 문학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눈치 챘겠지만, 헬렌 필딩이 만든 브리짓 존스 시리즈 속 마크 다시는 19세기에 유명세를 떨친 영국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나온 마크 다시를 모델로 만든 인물이다.

1995년에 방영된 BBC의 6부작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남자주인공 마크 다시역을 콜린 퍼스가 연기했는데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며 콜린 퍼스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당시 많은 영국여성들처럼 헬렌 필딩또한 <오만과 편견>에 빠져들어 결국 <오만과 편견>을  팬픽하여 1999년에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출간했고, 그녀는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이 이 소설을 가만히 둘리 없었고, 결국 헬렌 필딩의 절친이자 여러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여성 감독 샤론 맥과이어를 앞세워 영화화 하기에 이른다. 샤론 맥과이어가 감독이 된 이유는 놀랍게도 바로 소설 속 '브리짓 존스'의 실제 모델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캐스팅 과정에는 원작자 헬렌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모두들 브리짓 존스 역에 영국 여배우가 될 거로 예상했는데, 헬렌은 텍사스 출신의 유망 미국 여배우 르네 젤위거를 강력 추천했다.

그리고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마크 다시를 맡았던 콜린 퍼스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마크 다시를 맡았다. 이 역시 콜린 퍼스의 광팬이었던 헬렌이 다시 역할에 콜린 퍼스를 강력히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에 출연하며, 이미 영국 로코의 제왕으로 떠오른 휴 그랜트가 다니엘 클리버역으로 합류하며 3명의 주인공이 모두 캐스팅되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포스터

<브리짓 존스의 일기> 포스터 ⓒ UPI 코리아


브리짓 존스의 일기, 흥행 대박

시리즈의 1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2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2001년에 개봉, 전세계 2억8000만 달러($281,929,795)가 넘는 극장수입을 거두며 제작비의 11배가 넘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영화는 홀로 '오빠 만세'(사실은 셀린 디온의 'All by myself')를 외치며 외로운 밤을 달래는 노처녀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의 녹록지 않은 직장생활과 연애담을 펼친다. 브리짓 존스는 새해부터 남자복이 터졌는지, 잘생겼지만 바람기 다분한 직장상사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와 인권변호사지만 왠지 재수없는 마크 다시(콜린 퍼스)사이에서 이상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된다.

곳곳에 뿌려진 유머감각이 사랑스럽고,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음악들도 즐겁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싱글 여성들이 공감할 에피소드들 까지 챙기며 여성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는데 성공했다. 다만 당당한 독신녀의 이미지보다는 남자에게만 집착하는 브리짓에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 포스터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 포스터 ⓒ UPI 코리아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한국서도 흥행

1편의 흥행에 힘입어 로맨틱 코미디로선 보기 드물게 속편이 제작되었는데, 재미나게도 속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건, 여태것 단 한번도 속편에 출연한 적 없었던 '휴 그랜트'였다고 한다.

2편이 제작되면서 감독은 또 다른 여성 감독 '비번 키드론'으로 바뀌었고, 전작의 주연배우들이 모두 출연하였다. 르네 젤위거는 다시 47kg의 몸무게를 66kg까지 찌워야 했다고 한다.

2004년에 개봉한 2편은 오스트리아와 태국 로케이션이 더해지며 1편보다 많은 4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되었지만, 2억6000만 달러($262,520,724)의 극장수입을 기록하며 1편에 조금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2편 개봉 당시엔 르네 젤위거가 내한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전국 14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사랑스러운 푼수 브리짓 존스가 마크 다시와 연인으로 발전해 6주하고도 4일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된다(71번의 섹스와 함께 말이다). 멋진 인권 변호사 남친을 둔 브리짓 존스에게 싱글로서의 초조함은 사라졌다. 브리짓 존스는 돌아서면 보고 싶고, 보고있으면 눈을 뗄 수 없는, 아닌 말로 '환각상태'에 빠져 지낸다.

하지만 마크 다시의 롱다리 미녀 비서 레베카가 등장해 브리짓을 위협하고, 너무 다른 환경속에서 살아온 브리짓과 마크 다시는 문화적 차이로 오해에 빠진다. 이제 브리짓 존스의 일기장은 애인 사수를 위한 좌충우돌기로 뒤범벅되는데…. 거기에 브리짓의 마음을 뒤흔들려고 하는 옛 애인  다니엘까지 등장하며 흥미를 더해간다.

2편은 1편과 마찬가지로 사랑스러운 웃음과 영화에 딱 맞는 음악들로 무장하여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한 1편의 오프닝을 오마주하는 한편, 전편에서 보여줬던 휴 그랜트와 콜린 퍼스의 유치찬란한 리얼 격투기를 보여줘 시리즈를 공통점을 만들어내는 한편, 깜찍한 반전까지 장착하며 1편 못지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한다.

하지만 동양에 대한 서양인들의 오만함과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태국에서의 장면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해 영화의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됐다.

덧붙이는 글 제작비와 박스오피스 성적은 영화사이트 '모조'의 정보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기사는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히고 있습니다.
브리짓존스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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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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