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는 김성수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정우성이 15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이다.

<아수라>는 김성수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정우성이 15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이다. ⓒ CJ엔터테인먼트


2013년 <감기>로 311만 관객을 동원하며 10년 만에 복귀했던 김성수 감독이 3년 만에 범죄액션 영화 <아수라>를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월 28일 개봉 예정으로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수라>가 주목 받는 건 단순히 호화 캐스팅 때문 만은 아니다. 바로 김성수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정우성이 15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함께 했던 작품들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하나] <비트>

 <비트>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트>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았다. ⓒ 우노필름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첫 만남은 1990년대 청춘느와르 영화의 레전드, 바로 <비트>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비트>는 정우성과 고소영이 구미호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췄으며, 유오성과 임창정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1997년 개봉 당시 서울 관객 34만9781명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특히 임창정은 조연으로 출연하여 "17:1" , "어디서 좀 놀았니? 이 XX놈아?" 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고,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로 시작하는 담담한 정우성의 나래이션이 상당히 인상 깊었으며, 정우성이 모터사이클을 최대속력으로 유지하고 타면서 눈을 감고 두 팔을 뻗는 장면이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명장면으로 회자되곤 했다. 재미난 건 <비트>가 두사람에게 모두 두 번째 작품이라는 공통점이다. 김성수 감독은 장편 데뷔작 <런 어웨이>로, 정우성은 데뷔작 <구미호>로 모두 쓴 맛을 봤다.

하지만 두 사람은 <비트>를 계기로 감독과 배우로 영화계에 자리를 잡게 된다. 두 사람 모두 필모그래피의 대표작은 모두 <비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 <태양은 없다>

 <태양은 없다>는 정우성과 이정재의 풋풋했던 모습을 담았다.

<태양은 없다>는 정우성과 이정재의 풋풋했던 모습을 담았다. ⓒ 우노필름


정우성과 이정재를 절친으로 만든 그 작품 바로 <태양은 없다>가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두 번째 영화다. <비트>가 10대 청춘의 방황을 그렸다면 <태양은 없다>는 되는 일 하나 없지만 끊임 없이 내일을 꿈꾸는 20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사채업계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흐르고 돈과 성공을 위해선 뭐든 하는 한 남자 홍기(이정재 분)와 돈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순박한 남자 도철(정우성 분)의 대립이 주요 내용이다.

영화에 'Love Potion No.9', 'Let's Twist Again' 등 복고 음악이 많이 쓰였는데, 이 노래들이 유행하면서 CF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체육관에서 신나는 댄스곡 'wooly bully'를 틀어놓고 한판 댄스배틀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김성수 감독은 이 장면을 패러디해서 CF감독으로도 데뷔했다. CF에선 영화 속 주인공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전지현과 고소영으로 바뀌었다. 또한 정우성이 입고 나온 하와이언 셔츠가 '대박'을 치기도 했다.

이 영화는 1999년 개봉 당시 서울관객 329,778명을 동원하며 역시나 흥행에 성공했다. 이정재에게 청룡영화상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미미 역으로 출연한 한은정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셋] <무사>

 <무사>에는 정우성, 장쯔이, 안성기, 주진모, 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무사>에는 정우성, 장쯔이, 안성기, 주진모, 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 CJ엔터테인먼트


김성수+정우성 조합의 세 번째 영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협 영화 <무사>다. 2001년 9월에 개봉한 <무사>는 명나라와 원나라 교체기에 사신으로 명나라에 갔던 9명의 고려 무사들이 원나라에 납치된 부용공주를 구해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5개월간 중국 올로케에션으로 촬영됐으며, 순제작비로만 52억 원, 총 제작비 60억 원이 투입됐다. 당시 역대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다. 하지만 아쉽게도 흥행에는 그리 성공적이질 못했다. 서울 관객 85만7148명을 동원했으며, 안성기가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사>에는 정우성, 장쯔이, 안성기, 주진모, 유해진 등이 출연했고 김성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음악은 에반게리온 등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많이 맡았던 사기스 시로가 작업했다. 개인적으로 사기스 시로의 음악도 좋았고, 정우성의 창술액션 연기가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SBS <금요일은 수다다>에서 견자단이 "<영웅>의 창술 연기 역시 <무사>의 영향 하에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의외로 프랑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데, 2002년 8월 <Musa, La Princesse Du Desert(사막의 공주)>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여 19만6805명(JP'S 박스오피스)의 관객을 동원했다. 재미난 건 프랑스판 포스터에는 정작 주인공인 정우성이 빠져 있다.

[넷] <아수라>

 <아수라>를 촬영 중인 배우 정우성(왼쪽)과 김성수 감독의 모습이다.

<아수라>를 촬영 중인 배우 정우성(왼쪽)과 김성수 감독의 모습이다. ⓒ CJ엔터테인먼트


오는 9월 28일 개봉을 앞둔 <아수라>가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네 번째 작품이다. 무사 이후 무려 15년 만에 의기투합하여 내놓은 작품으로, 정우성은 영화 시나리오를 읽지도 않고 바로 출연을 수락했다고 한다. <아수라>는 북미 최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참고로, 정우성과 김태희가 주연을 맡은 <중천>은 김성수 감독이 설립한 나무픽쳐스가 제작한 영화로, 이때 두 사람은 제작자와 배우로 만난 셈이다. 이 영화까지 포함하면 총 5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아수라 김성수감독 정우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