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
살아가는 게 힘들어도 그건 우리 잘못이 아냐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이 세상이 영원한 것도 아니야
우리가 각자의 삶 속으로 뿔뿔이 흩어진 것도 우리가 원한 것은 아니야
우린 함께 분노했고 거리에서 노래했고
나 자신보다 우리가 더욱 소중했지
그때 우린 아름다웠고 생각보다 우리가 강한 것을 알았고
서로의 눈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보았지
이젠 함께 숨쉬고 싶어 어깨 걸고 너와 노래 하고 싶어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네 맘 같은 우리가 있다고
너의 눈 속에서 우리의 희망을 보고 싶어."

지난 23일 그룹 우리나라의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된 신곡 '우리'(작사/작곡 이혜진)

홍대 앞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 모인 청중은 적막감 속으로 흘러드는, 다섯 가수들의 잔잔한 목소리에 스며들었습니다.

웃다가 울고, 웃고 그렇게 두 시간 반 넘게 진행된 노래패 우리나라의 콘서트에 한 여름 늦은 오후 폭염을 뚫고 200여 명의 관객들이 모였습니다. 예상을 넘어 만석을 넘긴 공연장, 통로 바닥에 앉기도 하고, 벽에 기대어 서서 콘서트를 보고 듣는 관객들이 많았지요. 입장을 못해 아쉽게 발길을 돌린 분들도 있었다는군요.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창단 때의 구성원을 유지한 채 17년을 거리에서 함께 노래해온 이 음악인들에게도 분명 우여곡절이 많았을 터이고, 생활인으로서 삶 또한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가수들이 잊혀지지 않고 그들 삶이 힘들어도 사람들 곁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여전히 상처투성이고 그래서 위로할 사람들과 불러야 할 노래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가 1999년 노래패를 만든 후 2003년 즈음 공연등으로 한참 바쁘던 그때, 일곱 살이었던 아이들이 이제 대학생이 되었더군요. 올해 일곱 살인 아이들이 스무 살 대학생이 될 때까지 노래패 우리나라가 계속 노래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멤버 백자)

즐거움을 주는 노래들이 많지요. 그러나 상처를 위로하고 힘겨운 삶을 노래하는 '민중가요'의 숨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고단한 삶이 더불어 강요되는 현실, 과연 공정한 것일까. 음악을 하는 이 가수의 말이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어릴 적 저 앞에 앞서가던 친구가 돌부리에 넘어져 많이 다쳤는데 뒤에 오던 다른 친구가 넘어지자 바로 두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었던 오랜 기억처럼. 마치 우리나라 가수 한선희가 이날 처음 부른 이 노래처럼.

"우리 모두 늙어 가겠지 단풍 들고 겨울 오겠지
언젠가는 사라지겠지 흔적조차 없을지 몰라
그래도 나 사랑을 만났고 햇살을 만났고 사랑을 하였네
그러니 나 이 땅에 묻혀서 한줌의 흙으로 바람으로 되리
산다는 게 허무하다가도 문득문득 흐뭇한 것은
내가 만난 그 사랑 때문 잊지 못할 그 추억들"
- '노을' (작사/작곡 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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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그룹 우리나라 콘서트 2016년 7월 23일 ⓒ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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