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지환(오른쪽)은 죽은 한성(왼쪽)의 환각에 시달린다.

<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지환(오른쪽)은 죽은 한성(왼쪽)의 환각에 시달린다. ⓒ 퍼니콘


새 작품을 구상하던 소설가 지환(장인섭 분)은 알 수 없는 환각에 시달린다. 같은 소설가이자 오랜 친구였던 한성(남연우 분)이 의문사 한 후 자꾸 그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 새 소설이 출판사의 호평을 받으면서 지환의 작업도 탄력을 받지만, 이와 함께 그의 환각 증상도 심해져만 간다. 견디다 못한 지환은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결국 깊숙이 숨겨둔 자신만의 비밀을 하나하나 털어놓는다.

영화 <프란시스의 밀실>은 예술가가 느끼는 창작의 고통과 질투심을 스릴러 장르의 문법 속에 담은 작품이다. 인정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한성에게 질투를 느껴온 지환이 그의 죽음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유추해 나가는 과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25일 오후 8시 30분 CGV 부천에서 <프란시스의 밀실> 상영 및 GV(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제5회 미국 메릴랜드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외국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2016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BIFAN2016)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부문에 선정되면서 국내 관객과 만나게 됐다. 이날 GV에서는 메가폰을 잡은 김결 감독과 한성 역의 배우 남연우가 무대에 올라 객석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작품의 이미지가 기묘하다.

<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작품의 이미지가 기묘하다. ⓒ 퍼니콘


이 작품으로 장편 신고식을 치른 김결 감독은 <프란시스의 밀실>의 모티브가 된 영화로 독일의 고전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19)을 꼽았다. 그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은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보니 그 시대 사람들의 혼란이 담겨 있다. 거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프란시스의 밀실>의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구상하게 된 데에는 감독 본인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그는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졸업 작품으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떨어진 기억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합격한 친구들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고 창작자로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영화를 잘 만들어도 대중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묻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생각을 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영화도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다. 그래서 저는 극중 지환과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우 남연우는 영화 속에서 이미 죽은 인물 한성을 연기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한성이) 지환의 환상 속에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 살아있는 인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분위기나 감정에 빠지지 않고 항상 이유를 찾아 행동하는 연기를 하려 했다"고 말했다.

 <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이 작품에는 감독의 개인사적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프란시스의 밀실> 속 한 장면. 이 작품에는 감독의 개인사적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 퍼니콘


지환과 한성 사이에 얽힌 비밀과 더불어, 영화 속 공간과 사운드 또한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효과적인 장치다. 지환의 작업실, 그가 정신과 상담을 받는 방 등 실내 공간과 바닷가, 계곡 등 야외 시퀀스를 수시로 교차하는 편집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음악과 효과음을 절제하고 인물들의 대사를 부각한 연출 방식, 라디오와 휴대폰, 책 등 소품들을 경제적으로 활용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러닝타임 84분,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미정.

BIFAN2016 부천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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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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