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업자의 임직원 이외의 자의 요청에 의하여 방송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려는 사람과 방송사업자 이외의 자 사이의 가처분 결정, 확정판결, 조정, 중재 등의 취지에 위반하여 방송프로그램 제작과 관계없는 사유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려는 사람을 출연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방송법상 금지행위로 새롭게 규정(방송법 제85조 제1항 제8호 신설), 만약 방송사가 이를 위반할 경우 방통위는 방송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 내용이다. 최민희 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된 이 법은 그간 그룹 JYJ가 이전 소속사 및 사업자단체의 활동 방해 행위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된 사례 등에서 드러난 대형연예기획사의 '갑질 횡포'를 막기 위한 취지로 일명 'JYJ법'으로 불렸다. 2009년 당시 동방신기 소속이었던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 세 사람이 노예계약을 문제 삼아 당시 소속사였던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지 6년 만에 연예인 권리를 내용으로 한 보편적 권익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법도 무색한 현실

 2015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상을 받은 jyj

2015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상을 받은 jyjⓒ 씨제스


국회에서 통과된 이 법을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 새해 벽두부터 있었다. 지난 14일 진행된 서울가요대상 무대에서 최다 득표로 인기상을 받고도 시상 무대에 김준수가 나오지 못한 것이다. 서울가요대상 측은 유료 투표인 인기상 수상 후보로 김준수를 올려놓고, 김준수 소속사와의 협의를 이유로 그의 시상식 참여를 배제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 측은 지난 14일 공식 SNS를 통해 "행사를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직위는 김준수씨 출연과 관련해 소속사와 협의 과정은 없었고, 본상 수상자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기에 인기상 수상자는 초대를 못 드린다고 소속사에 통보했다고 들었다"며 "JYJ법의 직접적 내용은 아니지만, 김준수씨가 부당하게 서울가요대상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이 역시 법 취지에 반하는 것이므로 그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마치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분명치 않은 격이다. 주최 측은 최민희 의원 측에 본상 시상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고 했지만, 정작 이날 시상식에선 인기상 김준수를 제외한 한류 및 해외 인기상의 수상자 전원이 참석해 상을 타갔다.

물론 시상식 참여 여부는 개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수상이 예정된 이에게 출연 여부조차 묻지 않는 건 유료 투표에 참여한 팬들 입장에선 횡포 아닐까 싶다. 이와 함께 시상식의 인기상이 장사를 위한 수단이 됐다는 측면 역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방송 출연이 암묵적으로 배제된 JYJ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햇수로 벌써 7년이다. 멤버들 일부가 군 입대를 앞둘 때까지 이들을 둘러싼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팬들이 아티스트를 무대에 한번 올리고자 자신들의 지갑을 47일 동안 여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일까.

방송계의 두 얼굴

 v앱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하는 김준수

v앱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하는 김준수ⓒ 씨제스


이런 비겁한 배제에 김준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마음이 아픕니다. 전 아무래도 괜찮지만,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면, 그 정성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밉습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또한 수상이 진행되던 그 즈음 소속사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못 다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준수는 자신을 무대에 한번 올리고자 애썼고, 그래서 다쳤을 팬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오랫동안 상처를 받아 이제는 군살이 생긴 아티스트가 팬들을 일으켜 세우는 '전우애'의 순간이다.

의연한 아티스트와 그 팬들과 달리,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최근 김준수의 연인으로 밝혀진 EXID의 하니를 출연시켜 언제나 그렇듯 연애를 희화화시켰다. 물론 누군가의 가십이 <라디오스타>를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떡밥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출연조차 할 수 없는 그 누군가를 밥상 위 반찬으로 삼는 것은 잔인한 처사였다. 잔인한 처사는 시상 당일에도 이어졌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전현무는 함께 진행을 보던 하니에게, "준수하니" 등의 농담을 던져 하니의 눈물을 자극했다.

SM 소속이란 이유로 <라디오스타>에서 김준수가 언급되는 내내 한 마디도 안했던 규현이나, 역시 SM C&C 소속으로 김준수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은 전현무의 태도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예능 소재는 가능하고, 시상식에는 세우지 않는 방송계의 야비한 얼굴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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