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

<언프리티 랩스타2>로 주목받은 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 ⓒ 로엔트리


'후회 없이 재밌게 놀자.'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나가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예지의 머릿속엔 이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온전히 자신을 내던진 예지는 첫 방송 당시 비호감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미친개'로 주목받으며 프로그램 종영 후에는 <언프리티 랩스타2>의 수혜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3시간가량 촬영한 분량이 단 5분 방송에 담기기도 했고, 40시간이나 촬영이 이어진 적도 있었다. 매니저도, 휴대전화도 없이 현장에 놓인 터라 평소 자신도 몰랐던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10일 <오마이스타>와 만난 예지는 "첫 방송을 보면서 내가 진짜 멍청해 보였다"면서 "(피에스타) 멤버들과 함께 봤는데 나 자신에게 익숙해지려고 3~4번 정도 연달아 봤다"고 털어놨다.

"인정이 빠른 편이다. 누군가가 '너희(피에스타)는 잘 안됐잖아'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고 수긍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욕을 하면 그냥 무시한다. 촬영 때는 누구도 나의 행동을 판단할 수 없어서 내 주관대로 움직였다. 스스로를 못 믿고 갈팡질팡 하면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욕을 먹어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꽤 담담했다."

방송에서는 래퍼들이 첫 만남부터 은근히 기 싸움을 하는 것처럼 비쳤지만, 사실은 무척 어색해했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자기소개를 하더니 다짜고짜 차를 타고 이동해서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해야 한다니. 자신의 몫을 빨리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누군가를 견제할 새도 없었다. 자는 것도 먹는 것도 포기하며 랩에 집중한 결과 예지는 살이 5kg이나 빠졌다.

"서바이벌 도중 성대결절...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

3년간 댄서로 활동했던 예지는 3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지난 2012년 그룹 피에스타의 멤버로 데뷔했다. 데뷔만 하면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 로엔트리


예지는 지난 2012년 그룹 피에스타로 데뷔했다. 3년간 댄서였다가 다시 연습생 3년을 거치고 가요계에 발을 들였지만, "데뷔하면 모든 게 안정적인 줄 알았던" 그의 생각과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예지는 "데뷔했을 때가 다시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많이 넘어졌고, 남 탓도 해봤고, 다른 데 신경을 쓰느라 평가를 망쳐봤던 경험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했다.

"지레 겁 먹어도 일어날 일은 다 일어나게 되어 있고, 내가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걱정한다고 억울해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더라. 그래서 평소에도 담담한 편이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내게 정신적으로 힘든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육체적으로는 좀 힘들었지만(웃음). 온전히 내 행동에, 내 무대에 책임을 지자는 생각뿐이었다."

혹독하게 자신을 내몰았다가 예지는 성대결절 초기 증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때가 수아와 'No Mercy(노 머시)'로 팀워크 배틀 미션을 소화하던 시기였다. "무대에 설 때 머리가 아니라 입이 기억하게끔 연습한다"고 밝힌 예지는 "평소 2만 번 정도 연습한다고 하면, 그때는 목소리가 안 나와서 2천 번밖에 (연습을) 못해서 많이 불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후회가 남지 않았으면 했다. 애매하게 할 바에는 다 하고 가자는 마음이었다. 너무 혹독하게 했는지 성대결절도 왔다. 난 무대 밑에서 미친 듯 연습하고 무대에서는 알아서 나오게끔 하는 스타일인데, 'No Mercy' 때는 연습을 많이 못 해서 불안했다. 수아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후회가 남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아에게 피해를 줘서 미안했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나와 잘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직설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미친개'는 예지의 경험담이다. 탈락 위기에 놓였던 예지는 자신을 가득 채운 분노를 '미친개'로 터뜨렸다. 괜히 지적하면서도 "다 너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라고 합리화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는 내용이었다. 예지는 "내 안에 뼈 있는 말들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면서 "내가 떨어질 줄 알았겠지만, '미친개'를 듣고 뜨끔한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22살의 예지를 가장 잘 담아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잘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날 선 모습이 많이 부각됐는데, 그 모습도 분명 나의 모습이다. 그 한 면은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 다만 강한 모습도 나이지만, 일부 아니겠나. 내년에 내는 솔로 앨범에서는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11일 래퍼 산이와 함께 한 '미친개'의 새 버전을 공개한 예지는 오는 2016년 1월 솔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예지는 현재 프로듀서인 라이머와 새 앨범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3~4곡 정도를 담을 예정"이라고 전한 그는 "어떤 한 정서에 끼워맞추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뻔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솔로 활동뿐만 아니라 그룹 피에스타의 컴백도 예정되어 있다. "솔로 예지도, 피에스타의 예지도 틀에 갇히지 않는 존재"라고 설명한 그는 "다가오는 23살의 삶을 흐르는 대로 맞으려고 한다"면서 "올해 충분히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에 내년은 차분하게, 천천히 맞으며 하나씩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도 예지가 '미친개'처럼 사나워 보이는가? 물지 않으니 지레 겁먹지는 말자. 그는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뿐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

예지는 오는 2016년 1월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프로듀싱은 라이머가 맡는다. ⓒ 로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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