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영화의 바다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영화제를 관람하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등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영화의 바다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영화제를 관람하고 있다. ⓒ 유성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인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이 영화제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인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이 영화제 시작을 알리고 있다. ⓒ 유성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9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제시하는 행사였다.' 10일간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하는 결산 기자 회견이 10일 오전 부산시 해운대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렸다. 이용관-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의 특징을 이렇게 꼽았다.

올해 역시 2014년에 이어 양적인 성장이 있었다. 10월 1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영화제를 찾은 총 관객 수는 22만 737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비바람 때문에 불안한 마음으로 개막식을 시작했는데 작년보다 관객 수가 늘었다"며 "관객과 영화 전문가들, 시민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조심스럽게 만족스럽다고 말하고 싶다"고 자평했다.

일각에선 이번 영화제 행사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는 평이 나오곤 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그것과 다르게 생각한다. 표를 구매하는 시스템이 일부 바뀌어서 분산됐기에 썰렁해진 풍경이 있었던 것"이라면서 "과거 영화를 돌아보는 '아시아영화100'이나 '내가 사랑한 프랑스' 등 지난 19년간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그램도 많았고, 그만큼 중장년 관객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집행위원장은 "동선의 문제도 있다.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야외 행사는 백사장에서 진행됐는데 (관객들 입장에선) 굉장히 불편한 면이 있었다"며 "서병수 부산시장이 제안한 '영화의 전당 앞 차도 지하화'가 답일 것 같다, 조직위원장으로서 좋은 선물을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간의 평에 비프메세나 상 심사위원으로 영화제에 참여한 독일의 도리스 헤그너 세계문화의 집 프로그래머도 답을 보탰다. 도리스 해그너는 "누군가 '올해는 조용한 부산영화제'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과연 문제인가 싶다"며 "영화의 힘은 사회를 바꾸는 것에 있는 만큼 (영화제가) 작품을 논의할 장이 되는 게 중요하지, 유명 스타가 오거나 스캔들이 터지는 게 우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폐막 예매 시스템 문제에서 마켓 문제까지

영화 <돌연변이> 주역, 부산 팬들과의 뜨거운 만남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돌연변이> 권오광 감독을 비롯한 배우 이광수, 박보영, 이천희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일약 스타 생선에서 순식간에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오는 10월 22일 개봉 예정이다.

▲ 영화 <돌연변이> 주역, 부산 팬들과의 뜨거운 만남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돌연변이> 권오광 감독을 비롯한 배우 이광수, 박보영, 이천희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일약 스타 생선에서 순식간에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오는 10월 22일 개봉 예정이다. ⓒ 유성호


주최 측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행사 기간 중 구체적인 문제 사례는 있었다. 우선 해마다 반복된 영화 예매 시스템 문제다. 온라인 예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특히 개막작과 폐막작 예매 당시 서버가 다운되는 고질적 문제는 올해도 반복됐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체 예산이 줄면서 서버 관련 예산을 좀 긴축시켰다"며 "그 문제를 다 개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실무진에서는 이 예산을 늘리자고 했지만 내가 보류하자고 했다"며 "앞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2006년에 시작해 10년 차를 맞은 아시아필름마켓(AFM)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해외 구매자와 국내 제작사 간 활발한 거래가 있어야 했는데 마켓 역사에 비해 성과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게 요지였다. 실제로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선 부산영화제의 마켓 운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전양준 AFM 위원장은 "여러 보도가 나왔지만 올해도 의심의 여지없이 세계적인 교류 관계를 만들었다"며 "성과가 좋은 곳은 웃고 아닌 곳은 표정관리하는 풍경은 다른 세계국제영화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특히 올해 처음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E-IP) 마켓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면서도 "좋은 영화와 뛰어난 작가를 발굴하는 영화제의 장점을 마켓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마켓 예산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역시 "마켓 운영은 결국 인력과 예산의 문제"라며 "지난해부터 서병수 시장에게 꾸준히 말하고 있다. 시에서도 충분히 마켓을 인정하고 있기에 이후 증액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돈도 있고 '가오'도 있는 영화제

궂은 날씨에도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수많은 시민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인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영화제를 관람하기 위해 개막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등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 궂은 날씨에도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수많은 시민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인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영화제를 관람하기 위해 개막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등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 유성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을 보기 위해 찾은 관객들을 위해 담요를 나눠주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을 보기 위해 찾은 관객들을 위해 담요를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올해 첫 집행위원장 직을 소화한 강수연의 소회도 주목 받았다. 폐막식만 남겨 놓은 상황에 강수연 위원장은 "영화제가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개막식 때 비와 강풍이 있어 아주 고생했는데 폐막 때도 비 예보가 있어 걱정"이라고 운을 뗐다.

부족한 예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강 집행위원장은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풍족한 예산으로 행사를 치르는 영화제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부산시를 비롯해 스폰서와도 논의를 해야겠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해 영화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건 안 된다, 합리적으로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말에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강 위원장이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 폼)가 없냐는 말을 자주 썼는데 이젠 다른 말을 써 달라"며 "돈도 있고 '가오'도 있는 영화제는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지난 5년간 영화제 예산이 동결됐기에 (긴축 재정엔) 훈련이 많이 돼서 운영이 어렵진 않았다"면서 "다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와 스태프에 대한 격려도 나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는 자원봉사자와 스태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이들을 두고 해외에선 영화제의 꽃이라고도 하는데 이들 없인 영화제 운영이 불가하다, 우리끼리 자체 평가해서 격려도 하고 부족했던 건 채워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은 10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다.

영화의 바다가 펼쳐질 부산국제영화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인근 수영2교에 영화제를 알리는 'BIFF'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세계 75개국 30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등 어느 해 보다 풍성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 영화의 바다가 펼쳐질 부산국제영화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인근 수영2교에 영화제를 알리는 'BIFF'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유성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통계

총 관객 수 : 22만 7377명 (역대 최다)
총 참석자 수(해외 게스트 포함) : 9685명(역대 최다)
상영작 : 75개국 302편
관객과의 대화(GV) : 353회(역대 최다)
기자회견 : 총 10회
아시아 필름마켓 : 총 208개사 참여

시상 부문

뉴 커런츠상 : 하디 모하게흐(이란) <아야즈의 통곡>,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카자흐스탄) <호두나무>
비프메세나상 : 강석필(한국) <소년, 달리다>, 예윈(중국) <마주 보다>.
                  (특별언급) 김영조(한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재상 : 이은정(한국) <치욕일기>, 라우 켁 홧(대만) <가정부 니아>
올해의 배우상 : 이주원(한국), 장선(한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 하디 모하게흐(이란) <아야즈의 통곡>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 이승원(한국) <소통과 거짓말>
대명컬쳐웨이브상 : 서은영(한국) <초인>
KNN 관객상 : 하리 비스와나스(인도) <라디오>
BNK 부산은행상 : 아론 레만(독일) <헬라스로 통하는 고속도로>
시민평론가상 : 박흥민(한국) <혼자>
부산시네필상 : 로베르토 미네르비니(이탈리아, 프랑스) <경계의 저편>
CGV 아트하우스상 : 오멸(한국) <눈꺼풀>
한국영화감독조합상 : 김진황(한국) <양치기들>, 오멸(한국) <눈꺼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 : 스튜디오 지브리(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한국영화공로상 : 빌란트 쉬펙(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집행위원장)



강수연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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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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